언노운 북 페스티벌
글: 김해리
개인의 작고 사소한 취향이
하나의 축제가 되기까지
2025년, 이상하고 엉뚱한 책의 경험을 제안하는 언노운 북 페스티벌이 열렸다.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지도를 손에 들고 인천의 오랜 동네, 배다리 헌책방 거리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축제를 즐겼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엄청나게 느껴진다. (내가 도대체 이 축제를 어떻게 해낸걸까…) 하지만 ‘시작’의 순간은 생각보다 사소했다. 더군다나 나처럼 대책 없는 ‘P’라면 더더욱 그렇다. “도대체 이걸 왜 이렇게 열심히 해?” 싶은 작고 사소한 실험들이 쌓여 여기까지 왔다. 이 글은 언노운 북 페스티벌의 ‘시작’에 관한 이야기다.
About 언노운 북 페스티벌
Started 2023년
Base 인천의 오랜 동네, 배다리
Category 문화기획, 도시재생, 로컬, 독립출판
Concept 책의 경계를 허물고, 이상해도 괜찮은 질문과 실험이 모이는
창작 중심의 북 페스티벌
About 언노운 북 페스티벌
Started 2023년
Base 인천의 오랜 동네, 배다리
Category 문화기획, 도시재생, 로컬, 독립출판
Concept 책의 경계를 허물고, 이상해도 괜찮은 질문과 실험이
모이는 창작 중심의 북 페스티벌
Scene 01. The First Spark
처음 불이 켜진 순간
어렸을 때부터 오래된 것을 좋아했다.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낡은 공간, 뽀얗게 먼지 쌓인 상점의 선반을 뒤적일 때마다 심장이 쿵쿵 뛰었다. 얼마나 좋아하는지 꿈에서도 골동품점을 탐방할 정도였다. 그런 내가 인천의 오랜 동네, 배다리에 마음을 빼앗긴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헌책방 옆에 문구점, 문구점 옆에는 근대건축물이 있는 동네였기 때문이다. 높지 않은 옛 건물들이 줄지어 서 있어서 저절로 천천히 걷게 되는 느낌이 좋았다.
한때는 큰 시장이 서고 40여곳의 책방이 모여 있었다던 곳, 하지만 이제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멈춘 곳. 왠지 이곳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만 같았다. 2021년, 지금은 남편이 된 커피 로스터 성은과 함께 이곳에 ‘동양가배관’이라는 카페 겸 문화공간을 열었다. 성은이 카페를 맡아 운영하기로 하고, 문화기획자인 내가 사람들을 모으고 연결하는 콘텐츠를 담당하기로 했다. 그때는 서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던 시점이었기 때문에 ‘사이드 프로젝트’처럼 생각하고 시작한 일이었다. (그때는 우리가 결혼을 할지 안 할지도 몰랐고, 5년이 흐른 이 시점까지 공간을 운영하고 있을 줄도 몰랐으며, 이곳에서 기획사 ‘패치워크’까지 차리게 될 줄은 더더욱 몰랐다.)
아무튼 그렇게 공간을 만들고 나니 시간이 날 때마다 참새가 방앗간 들르듯 헌책방에 드나들게 되었다. 꾸준히 신간이 들어오고 베스트셀러를 볼 수 있는 대형서점, 운영자의 취향을 담아 고른 서가를 경험하는 독립서점과 헌책방은 또 다른 감각을 선사해주는 공간이었다. 일단 최신의 유행을 따르지 않는 공간이기에 받게 되는 새로운 영감이 있었다.
헌책방에서는 익숙한 알고리즘에서 벗어나 ‘이런 책이 있었어?’ 싶은 완전히 새로운 책을 발견할 수도 있고, 책을 고르다 보면 요즘 나의 고민이나 관심사를 알게 되기도 한다. 잔뜩 집어 들어도 만 원 안팎인 경우가 많아 부담 없이 책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도 좋다. 아름다운 레시피 카드가 들어 있는 책, 전화번호부가 들어 있는 책 등 책 만드는 사람들의 다양한 고민과 창조적 시도를 엿볼 수 있어 콘텐츠를 만드는 기획자에게는 끝없는 영감을 선물하는 보물창고 같은 곳이기도 하다.
헌책방만의 흥미로운 세계
헌책방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 보니 공간을 운영하면서 손님들에게 ‘헌책방에 가보라’고 추천해주곤 했는데 그러면서 알게 된 새로운 사실이 있었다. 모든 사람들이 오래된 것을 좋아하는 건 아니라는 것. 헌책방이라는 말만 들어도 설레고 당장 가보고 싶어지는 나와 달리 ‘태어나서 헌책방에 한 번도 안 가봤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고 ‘문 열고 들어가기 무섭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어서 무척이나 놀랐다. ‘오래된 걸 대체 왜 좋아하냐’고 묻는 사람도 있었다. 왜냐니, 그냥 좋은건데. 이걸 어떻게 설명하지?
‘다들 이런 걸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구나.’
어쩐지 아쉬웠다. 여기까지 와서 헌책방을 가보지 않다니. 얼마나 재미있는데. 사람들에게 헌책방에 발 들일 수 있게 하는 장치를 고민하다가 헌책방 거리의 역사와 책방마다의 이야기를 기록한 진(zine)을 만들기 시작했다. ‘헌책방 거리’라는 이름이 붙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를 전하는 콘텐츠가 없다는 것이 아쉬웠기 때문이다. 종이 위에 사진이나 그림을 오려 붙인 뒤, 손으로 글씨를 쓰고 직접 실로 꿰매어 가볍게 빠르게 초안을 만들었다. 그걸 들고 다니면서 책방지기들에게 사실 여부를 확인 받아 틀린 정보는 화이트로 칠하고 수정해서 최종본을 완성했다.
나이가 지긋한 책방지기들은 책방의 특징을 물으면 ‘우린 그런 거 없어’라며 손을 내저었지만 내가 보기에는 전혀 아니었다. 책방을 열게 된 사연도 저마다 달랐고, 각자의 개성이나 취향이 책방 곳곳에 알게 모르게 스며들어 있었다. 음악을 사랑하는 책방지기가 운영하는 ‘삼성서림’에는 직접 만든 스피커들이 여기저기 놓여 있었고, 배다리에서 나고 자란 책방지기의 ‘아벨서점’에는 인천의 역사를 기록한 책만 모아둔 서가가 따로 있었다. 책방지기를 알게 되니 이제서야 각 책방만의 특징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헌책방만의 고유한 운영방식도 흥미로웠다. 헌책방이 ‘고물업’으로 분류된다는 사실을 아시는가. 헌책을 구하는 방식 역시 서점마다의 영업비밀인데,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헌책방이 지역 사회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지역에서 살고 있는 가족과 친구들이 내어주는 오래된 책들이 헌책방을 시작하게 하는 최초의 자본이 되기도 하고, 어떤 헌책방은 단골 손님이었던 문인이 세상을 떠나면 그의 서가를 정리하는 일을 맡아 고인을 기리는 전시를 열기도 한다. 헌책방의 세계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 신비롭게 느껴졌다.
헌책방을 즐기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보고 싶어
헌책방들을 디깅하다보니 우리나라에서 헌책방이 만들어지게 된 건 역사와 깊은 연관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배다리 헌책방 거리뿐 아니라 부산 보수동, 서울 청계천 등 헌책방이 많이 모여 있는 동네는 모두 항만이나 철도와 가깝고 피난민들이 많이 몰렸던 곳이라는 특징이 있었다. 배다리 헌책방 거리 역시 전쟁이 끝난 후 버려진 헌책들을 손수레에 실어 판매하던 것이 시초였다고 한다.
미국이나 유럽, 일본의 고서점 시장과 우리나라의 헌책 시장에는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외국은 비교적 수집가적인 측면에서 희귀한 책들이 거래되는 시장이 100년 이상 형성되어왔고 특정한 분야의 고서를 다루는 전문서점도 있을 정도라면, 우리나라의 헌책 시장은 전후에 발생하며 생계형 노점으로 시작해 ‘싸게 구할 수 있는 공부용 책’을 중심으로 발전해왔다. 인근에 출판, 인쇄, 문구 산업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것 역시 한국의 독특한 특징 중 하나였다. 그러고 보니 배다리 헌책방 거리에도 문구점이나 각종 판촉물 가게가 여전히 많이 남아 있었다.
그렇지만 이를 고유한 문화로 바라보고 조명하기보다 빠르게 축소되고 있는 것 역시 현실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풍경이 곧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가슴이 아팠다.
한국만의 헌책방 문화를 만들 수 있을까?
헌책방을 우리는 어떻게 즐길 수 있을까?
‘문화기획자’라는 정체성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문화기획’이라는 일은 언제나 어렵고 묵직하게 다가온다. ‘문화’라는 건 절대로 혼자서 만들 수 없고, 오랜 시간이 쌓여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질문을 혼자만의 것으로 남겨두지 않고, 많은 사람들에게 공유해보기로 했다.
직접 만든 진(zine)을 들고 헌책방을 탐방하는 ‘헌책방 산책 프로그램’ 각자 헌책방에서 눈에 들어오는 헌책을 고른 뒤 그 이유를 나누는 ‘헌책 큐레이션 프로젝트’, 헌책방에서 고른 재료를 활용해 나만의 이야기를 가볍고 자유롭게 표현하는 ‘진 메이킹 프로젝트’ 등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헌책방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실험적인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기 시작한 것이다.
프로그램을 운영하다 보니 ‘이상하고 엉뚱한 경험’을 하기 위해 먼 곳에서도 사람들이 찾아왔고 이 실험적인 프로젝트에 기꺼이 동참해 주었다 ‘한번도 해보지 않은 일을 함께 실험한다’는 느낌이 짜릿했다. 스스로에게도 막연하게만 느껴지던, ‘문화를 만든다’는 감각이 몸으로 느껴졌다.
Scene 02. Building a Universe
세계관을 설계하는 일
이상하고 엉뚱한 책의 경험을
제안하는 곳, 언노운 북 페스티벌
기획에 있어서 가장 어려우면서도 중요한 결정이 ‘무엇을 버릴 것인가’가 아닐까 싶다. 우리 역시 많은 것을 과감하게 포기했다. 일단 책이나 출판에 대한 전문성을 보여줘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을 버렸다. 많은 곳에서 이미 ‘책’에 대한 멋진 이야기들을 진지하게 건네고 있으니까, 우리만큼은 다른 이야기를 해도 될 것 같았다.
대신 이상하고 엉뚱한 상상력만큼은 유지했다.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기도 했다. 숨은 공간을 찾아다니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발굴하고, ‘이게 되겠어?’ 싶은 상상을 하고 그걸 어떻게든 구현하는 것! 실제로 우리가 한 이런 상상들이 언노운 북 페스티벌의 프로그램과 핵심 경험 요소가 되었다.
실험이 하나 둘씩 쌓여가면서 아쉬운 것이 생겼다. 프로그램 특성상 늘 10명 내외의 소수 인원을 모아 진행하게 되는데 그마저도 자주 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이 고민이 되었다. 그러던 차에 지역에서 ‘축제 공모 사업’이 떴다.
‘우리가 해왔던 프로그램들을 한데 모으면 축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기획안을 썼고, 제 1회 ‘언노운 북 페스티벌’은 그렇게 탄생하게 되었다. 축제라니… 축제라니! 도대체 이 어마어마한 일을 왜 한다고 한걸까. 하지만 정신 차려보니 이미 일은 진행되고 있었다.
그동안 배다리에서 함께 이런저런 실험들을 함께 해왔던 슈퍼소닉 스튜디오 영진과 주희가 축제 사무국의 초기 멤버로 합류해 주었다. 1회를 만들던 때에는 사무실도 없어서 동양가배관 한 켠 손님들 사이에서 기획 회의를 했고 그러다 쓰러져 잠들기도 했다. 나도 나지만 이 사람들은 이걸 왜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지? 우리 스스로가 너무 웃겼다.
축제를 만들면서 가장 많이 고민했던 건 바로 축제의 컨셉이었다. 세상에 흥미롭고 매력적인 북페어와 축제가 이렇게도 많은데 굳이 왜 또 하나의 축제를 만들어야 할까? 그것보다도 우리는 왜 ‘축제’라는 걸 하려고 할까? 우리가 왜 사람도 없는 동네에 모여서 이러고 있는지, 각자가 느낀 이 지역의 매력은 무엇인지, 이번 축제를 통해 무엇을 시도해보고 싶은지 서로 질문하며 워크숍을 진행했다.
워크숍에서 나온 키워드들을 모아보니 우리 모두 자기만의 것을 만들며 이야기를 표현하고 싶은 사람들이라는 공통점이 보였고, 그런 우리에게 배다리는 자기만의 기준을 지키는 단단한 사람들이 많아 영감이 되는 동네이자 흥미로운 이야기와 재료들이 많아 창조성을 자극하는 동네라는 점을 포착할 수 있었다. ‘오래된 동네의 매력에 이끌려 이상하고 엉뚱한 실험을 펼치고 있는 크리에이터들.’ 어쩌면 이 사실 자체가 축제의 컨셉이 될 수 있겠다 싶었다.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며 경험하는 축제
언노운 북 페스티벌의 프로그램은 대부분 ‘이미 존재하는 것을 다르게 보여주는’ 방식으로 기획했다. 없던 것을 새롭게 만들거나 보여주기 위한 화려한 것을 하기보다는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온 사람과 공간의 매력을 드러나게 하고 싶었다. 지역의 자산을 구경거리 삼지 않으려고 애썼고, 이들이 만들어온 시간을 존중하는 마음을 담고자 노력했다. 우리가 지역에서 ‘책’을 주제로 축제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이곳에서 오래도록 책방을 운영해온 분들이 있기 때문에, 일상을 지키고 있는 분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축제를 위한 무대를 새롭게 세우는 것이 아닌, 마을의 책방과 일상적인 공간들이 축제의 일부가 되는 방식을 선택했다. 마을의 다양한 공간들은 창작자가 머무는 레지던시 공간으로, 공연이 열리는 무대로, 다채로운 창작자들의 콘텐츠가 펼쳐지는 마켓으로 모습을 바꾸었고 방문객들은 지도를 손에 쥐고 이곳저곳을 부지런히 움직이며 마을을 경험했다.
‘이게 될까?’ 싶은
실험을 함께 만들어가는 축제
솔직히 이야기하면 마케팅도 자신 없었다. 예산이 한정되어 있기에 많은 걸 할 수 없기도 했다. 그래서 ‘우리 같은 사람들을 (최대한 많이) 초대하자.’는 것이 우리의 유일한 전략이라면 전략이었다. 사실 우리가 삶에서 가장 바라는 부분이기도 했다. 자신만의 무언가를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필연적으로 외로움을 느낄 수밖에 없고, 비슷한 사람들과 연결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좋아하는 것, 궁금한 것, 실험해보고 싶은 것을 비슷한 사람들을 모아 함께 해본다.’ 이것이 언노운 북 페스티벌의 가장 핵심이 되는 개념이 아닐까 싶다. 올해 언노운 북 페스티벌은 그것을 최대로 해본 축제였다. 언노운 북 페스티벌의 ‘스피릿’에 공감할 수 있는 전국 곳곳의 창작자와 브랜드들에게 ‘함께 축제를 만들어보자’는 제안을 건넸고 처음으로 크루도 모집했다. 우리에게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소중했기에 정말 정성들여 초대하려고 노력했다. 그 결과 놀랍게도 정말로 전국 곳곳에서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제주에서 비행기를 타고 날아온 팀도 있었고 창원, 진주, 통영에서도 축제에 참여하기 위해 짐을 싸들고 올라왔다.
그런데 기묘하게도 우리의 축제는 많은 것이 비어 있었다. 완벽하지 않았고, 처음 시도해보는 것도 많았다. 그렇게 듬성듬성 비어 있었기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자신의 자리를 찾고 만들 수 있는 축제였다고 생각한다. 완성된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이 아닌 스스로 움직여 만드는 축제. 물성으로서의 책을 넘어 창작자의 세계를 경험하는 축제. ‘이런 것도 책이 될 수 있을까?’ 엉뚱한 상상을 함께 실천하는 축제.
Scene 02. Building a Universe
세계관을 설계하는 일
실험이 하나 둘씩 쌓여가면서 아쉬운 것이 생겼다. 프로그램 특성상 늘 10명 내외의 소수 인원을 모아 진행하게 되는데 그마저도 자주 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이 고민이 되었다. 그러던 차에 지역에서 ‘축제 공모 사업’이 떴다.
‘우리가 해왔던 프로그램들을 한데 모으면 축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기획안을 썼고, 제 1회 ‘언노운 북 페스티벌’은 그렇게 탄생하게 되었다. 축제라니… 축제라니! 도대체 이 어마어마한 일을 왜 한다고 한걸까. 하지만 정신 차려보니 이미 일은 진행되고 있었다.
그동안 배다리에서 함께 이런저런 실험들을 함께 해왔던 슈퍼소닉 스튜디오 영진과 주희가 축제 사무국의 초기 멤버로 합류해 주었다. 1회를 만들던 때에는 사무실도 없어서 동양가배관 한 켠 손님들 사이에서 기획 회의를 했고 그러다 쓰러져 잠들기도 했다. 나도 나지만 이 사람들은 이걸 왜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지? 우리 스스로가 너무 웃겼다.
축제를 만들면서 가장 많이 고민했던 건 바로 축제의 컨셉이었다. 세상에 흥미롭고 매력적인 북페어와 축제가 이렇게도 많은데 굳이 왜 또 하나의 축제를 만들어야 할까? 그것보다도 우리는 왜 ‘축제’라는 걸 하려고 할까? 우리가 왜 사람도 없는 동네에 모여서 이러고 있는지, 각자가 느낀 이 지역의 매력은 무엇인지, 이번 축제를 통해 무엇을 시도해보고 싶은지 서로 질문하며 워크숍을 진행했다.
워크숍에서 나온 키워드들을 모아보니 우리 모두 자기만의 것을 만들며 이야기를 표현하고 싶은 사람들이라는 공통점이 보였고, 그런 우리에게 배다리는 자기만의 기준을 지키는 단단한 사람들이 많아 영감이 되는 동네이자 흥미로운 이야기와 재료들이 많아 창조성을 자극하는 동네라는 점을 포착할 수 있었다. ‘오래된 동네의 매력에 이끌려 이상하고 엉뚱한 실험을 펼치고 있는 크리에이터들.’ 어쩌면 이 사실 자체가 축제의 컨셉이 될 수 있겠다 싶었다.
이상하고 엉뚱한 책의 경험을
제안하는 곳, 언노운 북 페스티벌
기획에 있어서 가장 어려우면서도 중요한 결정이 ‘무엇을 버릴 것인가’가 아닐까 싶다. 우리 역시 많은 것을 과감하게 포기했다. 일단 책이나 출판에 대한 전문성을 보여줘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을 버렸다. 많은 곳에서 이미 ‘책’에 대한 멋진 이야기들을 진지하게 건네고 있으니까, 우리만큼은 다른 이야기를 해도 될 것 같았다.
대신 이상하고 엉뚱한 상상력만큼은 유지했다.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기도 했다. 숨은 공간을 찾아다니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발굴하고, ‘이게 되겠어?’ 싶은 상상을 하고 그걸 어떻게든 구현하는 것! 실제로 우리가 한 이런 상상들이 언노운 북 페스티벌의 프로그램과 핵심 경험 요소가 되었다.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며 경험하는 축제
언노운 북 페스티벌의 프로그램은 대부분 ‘이미 존재하는 것을 다르게 보여주는’ 방식으로 기획했다. 없던 것을 새롭게 만들거나 보여주기 위한 화려한 것을 하기보다는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온 사람과 공간의 매력을 드러나게 하고 싶었다. 지역의 자산을 구경거리 삼지 않으려고 애썼고, 이들이 만들어온 시간을 존중하는 마음을 담고자 노력했다. 우리가 지역에서 ‘책’을 주제로 축제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이곳에서 오래도록 책방을 운영해온 분들이 있기 때문에, 일상을 지키고 있는 분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축제를 위한 무대를 새롭게 세우는 것이 아닌, 마을의 책방과 일상적인 공간들이 축제의 일부가 되는 방식을 선택했다. 마을의 다양한 공간들은 창작자가 머무는 레지던시 공간으로, 공연이 열리는 무대로, 다채로운 창작자들의 콘텐츠가 펼쳐지는 마켓으로 모습을 바꾸었고 방문객들은 지도를 손에 쥐고 이곳저곳을 부지런히 움직이며 마을을 경험했다.
‘이게 될까?’ 싶은
실험을 함께 만들어가는 축제
솔직히 이야기하면 마케팅도 자신 없었다. 예산이 한정되어 있기에 많은 걸 할 수 없기도 했다. 그래서 ‘우리 같은 사람들을 (최대한 많이) 초대하자.’는 것이 우리의 유일한 전략이라면 전략이었다. 사실 우리가 삶에서 가장 바라는 부분이기도 했다. 자신만의 무언가를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필연적으로 외로움을 느낄 수밖에 없고, 비슷한 사람들과 연결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좋아하는 것, 궁금한 것, 실험해보고 싶은 것을 비슷한 사람들을 모아 함께 해본다.’ 이것이 언노운 북 페스티벌의 가장 핵심이 되는 개념이 아닐까 싶다. 올해 언노운 북 페스티벌은 그것을 최대로 해본 축제였다. 언노운 북 페스티벌의 ‘스피릿’에 공감할 수 있는 전국 곳곳의 창작자와 브랜드들에게 ‘함께 축제를 만들어보자’는 제안을 건넸고 처음으로 크루도 모집했다. 우리에게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소중했기에 정말 정성들여 초대하려고 노력했다. 그 결과 놀랍게도 정말로 전국 곳곳에서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제주에서 비행기를 타고 날아온 팀도 있었고 창원, 진주, 통영에서도 축제에 참여하기 위해 짐을 싸들고 올라왔다.
그런데 기묘하게도 우리의 축제는 많은 것이 비어 있었다. 완벽하지 않았고, 처음 시도해보는 것도 많았다. 그렇게 듬성듬성 비어 있었기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자신의 자리를 찾고 만들 수 있는 축제였다고 생각한다. 완성된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이 아닌 스스로 움직여 만드는 축제. 물성으로서의 책을 넘어 창작자의 세계를 경험하는 축제. ‘이런 것도 책이 될 수 있을까?’ 엉뚱한 상상을 함께 실천하는 축제.
Scene 03. Portfolio Closeup
작업물 클로즈업
제 2회 언노운 북 페스티벌의 포스터.
전형적인 책의 형태를 벗어나, 다양한 모양과 질감의 종이들이 엮여 있는 모습을 통해 언노운 북 페스티벌의 실험적인 정신을 보여주고자 했다. 디자인 스튜디오 그리드페이퍼에서 함께 작업했다.
언노운 북 페스티벌의 현수막이 걸린 패치워크의 공간.
축제 기간 동안 패치워크의 공간은 웰컴센터이자 베이스캠프가 되어 주었다.
이상하고 엉뚱한 창작자들의 세계관과 실험적인 책들을
만나보는 경험형 북마켓 <언노운 북 마켓> (2025)
언노운 북 페스티벌의 스피릿을 담은 마인드셋과 룰을 문장으로 만들고 티셔츠와 리플렛 등 곳곳에 삽입해 공유했다.
언노운 북 페스티벌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이 있다면 누구나 창작자가 되어 자신의 이야기를 표현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8곳의 지역 책방과 8명의 예술가를 연결해 책방에서 머물며 기록한 일지를 전시한 <책방일지展>
헌책방에서 발견한 재료들로 아트워크를 만들고 전시했던 <THE PRE-LOVED展>.
이후로도 지역의 오랜 자산을 예술가의 시선으로 재해석하는 프로젝트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Scene 04. Ways of Working
일의 리듬을 만드는 법
언노운 북 페스티벌은 정말 다양한 사람들과의 협업으로 만들어졌다. 축제 사무국은 자신만의 영역에서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들로 구성되었다. 우리는 일주일에 한 번 만나서 일하는 방식으로 이 축제를 만들었다. 이게 어떻게 가능했는지, 스스로도 신기하고 놀랍다.
내가 가장 잘하는 건 함께 일하는 사람의 세계관을 섬세하게 읽고 이해하며 그 사람의 미래를 함께 상상하고 그리는 일이다. 각자가 자신의 일에 몰입할 수 있도록 구조를 짜고 방향성을 제시하며 모호한 요소를 제거해 나가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나는 일이라는 것을 일종의 합주처럼 생각한다. 각자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역할로서 빛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자부심을 느끼는 사람들이 최선을 다해 일하며 합을 맞추는 과정 자체를 사랑한다.
우리끼리 농담처럼 한 말이 있다. 우리들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친절한 미친놈’ 같다고. 어딘가에 미쳐 있고 자신만의 기준과 동력으로 일하지만 타인의 기준 또한 존중할 줄 아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과 우리 스스로 만족할만한 멋진 것을 만들어내면서 신나게 웃는 삶. 그게 내가 만들고 싶은 일의 리듬인 것 같다.
제 2회 언노운 북 페스티벌을 함께 만든 크리에이터들
비주얼 디자인 | 이지현 (그리드페이퍼)
경험 프로그램 기획 | 김영진, 맹주희 (슈퍼소닉 스튜디오)
공공예술 프로젝트 디자인 | 장비치 (프리블릭아트)
스토리텔링 | 김우정 (히티티피)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툴
POST-IT 포스트잇 없으면 일을 할 수가 없다. 머릿속의 생각을 꺼내어 공유하거나 1차적으로 아이디어를 분류할 때 포스트잇을 사용한다. 아날로그 최고.
POWERPOINT 가장 익숙하고 능숙하게 활용하는 건 파워포인트다. 주로 외부에 프레젠테이션할 때, 설득이 필요할 때, 제안서를 보내야 할 때 쓴다. 짧은 분량으로 만들 때는 피그마 슬라이드로 대체하기도 한다.
NOTION 회의록을 작성하거나 기획안을 빠르게 공유하고 싶을 때 노션을 주로 쓴다.
FIGMA 글이 아닌 이미지를 중심으로 아이디어를 펼쳐 나가거나 디자이너와 협업할 때는 피그마를 사용하고 있다.
피그마를 알기 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
돈 버는 방식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돈을 벌고 있지만 몇 가지 적어보자면 다음과 같다. 요즘에는 내가 하는 일이 ‘세계관’과 ‘라이프스타일’을 파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자체적인 브랜드 및 콘텐츠로 버는 돈과 협력 기획 프로젝트로 나뉘어져 있다.
✔ 일을 실험하는 과정을 기록한 책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될 수 있을까>
<우리는 왜 예술을 할까>
<나와의 워크숍>
<우리의 일과 삶에는 더 많은 상상과 실험이 필요하다> 등 (많이 사주세요.)
✔ 깊은 몰입과 작업을 위한 섬세한 커피, 동양가배관
고요한 동네의 로컬 로스터리로 출발해 국내외 페어에 초청 받으며 활동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자신만의 세계에 몰입하는 순간을 위해, 정교하게 로스팅한 커피와 공예적 미감을 전하는 브랜드다. 섬세한 디자인의 패키지로, 선물용으로 많이 판매된다. (많이 사주세요 222)
✔ 예술 프로젝트
실험적인 예술 프로젝트의 프로듀서로 일한다. 시도되지 않은 일, 사례가 없는 일을 함께 만들어가는 것을 좋아한다.
✔ 조직문화 프로젝트
최근에는 일하는 방식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조직 또한 조직문화에 대한 고민이 커지는 것 같다. ‘일’에 대한 고민과 시도를 다양하게 해온 덕분인지 다양한 조직문화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 브랜드 컨셉 개발 및 경험 기획 프로젝트
가장 오랫동안 해온 일이기도, 잘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최근까지 문화역서울284 RTO의 기획감독으로 일했다. 다양한 브랜드 및 문화예술공간과 협력해서 일하는 편이다.
✔ 도시 실험 프로젝트 디자인
패치워크에서 해왔던 실험적인 도시 프로젝트에서 연결되어, 다양한 사람들이 도시, 지역, 공간에 주체적으로 개입하며 함께 작은 변화를 시도하는 참여적 프로젝트를 디자인하는 일을 설계하기도 한다.
헌책방에서 발견한 재료들로 아트워크를 만들고 전시했던
<THE PRE-LOVED展> (2023)
이후로도 지역의 오랜 자산을 예술가의 시선으로 재해석하는 프로젝트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8곳의 지역 책방과 8명의 예술가를 연결해
책방에서 머물며 기록한 일지를 전시한 <책방일지展> (2025)
Scene 04. Ways of Working
일의 리듬을 만드는 법
제 2회 언노운 북 페스티벌을 함께 만든 크리에이터들
• 비주얼 디자인 | 이지현 그리드페이퍼
• 경험 프로그램 기획 | 김영진, 맹주희 슈퍼소닉 스튜디오
• 공공예술 프로젝트 디자인 | 장비치 프리블릭아트
• 스토리텔링 | 김우정 히티티피
돈 버는 방식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돈을 벌고 있지만 몇 가지 적어보자면 다음과 같다. 요즘에는 내가 하는 일이 ‘세계관’과 ‘라이프스타일’을 파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자체적인 브랜드 및 콘텐츠로 버는 돈과 협력 기획 프로젝트로 나뉘어져 있다.
일을 실험하는 과정을 기록한 책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될 수 있을까>
<우리는 왜 예술을 할까>
<나와의 워크숍>
<우리의 일과 삶에는 더 많은 상상과 실험이 필요하다> 등 많이 사주세요.
예술 프로젝트
실험적인 예술 프로젝트의 프로듀서로 일한다. 시도되지 않은 일, 사례가 없는 일을 함께 만들어가는 것을 좋아한다.
브랜드 컨셉 개발 및 경험 기획 프로젝트
가장 오랫동안 해온 일이기도, 잘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최근까지 문화역서울284 RTO의 기획감독으로 일했다. 다양한 브랜드 및 문화예술공간과 협력해서 일하는 편이다.
언노운 북 페스티벌은 정말 다양한 사람들과의 협업으로 만들어졌다. 축제 사무국은 자신만의 영역에서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들로 구성되었다. 우리는 일주일에 한 번 만나서 일하는 방식으로 이 축제를 만들었다. 이게 어떻게 가능했는지, 스스로도 신기하고 놀랍다.
내가 가장 잘하는 건 함께 일하는 사람의 세계관을 섬세하게 읽고 이해하며 그 사람의 미래를 함께 상상하고 그리는 일이다. 각자가 자신의 일에 몰입할 수 있도록 구조를 짜고 방향성을 제시하며 모호한 요소를 제거해 나가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나는 일이라는 것을 일종의 합주처럼 생각한다. 각자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역할로서 빛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자부심을 느끼는 사람들이 최선을 다해 일하며 합을 맞추는 과정 자체를 사랑한다.
우리끼리 농담처럼 한 말이 있다. 우리들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친절한 미친놈’ 같다고. 어딘가에 미쳐 있고 자신만의 기준과 동력으로 일하지만 타인의 기준 또한 존중할 줄 아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과 우리 스스로 만족할만한 멋진 것을 만들어내면서 신나게 웃는 삶. 그게 내가 만들고 싶은 일의 리듬인 것 같다.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툴
POST-IT
포스트잇 없으면 일을 할 수가 없다. 머릿속의 생각을 꺼내어 공유하거나 1차적으로 아이디어를 분류할 때 포스트잇을 사용한다. 아날로그 최고.
POWERPOINT
가장 익숙하고 능숙하게 활용하는 건 파워포인트다. 주로 외부에 프레젠테이션할 때, 설득이 필요할 때, 제안서를 보내야 할 때 쓴다. 짧은 분량으로 만들 때는 피그마 슬라이드로 대체하기도 한다.
NOTION
회의록을 작성하거나 기획안을 빠르게 공유하고 싶을 때 노션을 주로 쓴다.
FIGMA
글이 아닌 이미지를 중심으로 아이디어를 펼쳐 나가거나 디자이너와 협업할 때는 피그마를 사용하고 있다. 피그마를 알기 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
깊은 몰입과 작업을 위한 섬세한 커피, 동양가배관
고요한 동네의 로컬 로스터리로 출발해 국내외 페어에 초청 받으며 활동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자신만의 세계에 몰입하는 순간을 위해, 정교하게 로스팅한 커피와 공예적 미감을 전하는 브랜드다. 섬세한 디자인의 패키지로, 선물용으로 많이 판매된다. 많이 사주세요 222
조직문화 프로젝트
최근에는 일하는 방식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조직 또한 조직문화에 대한 고민이 커지는 것 같다. ‘일’에 대한 고민과 시도를 다양하게 해온 덕분인지 다양한 조직문화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도시 실험 프로젝트 디자인
패치워크에서 해왔던 실험적인 도시 프로젝트에서 연결되어, 다양한 사람들이 도시, 지역, 공간에 주체적으로 개입하며 함께 작은 변화를 시도하는 참여적 프로젝트를 디자인하는 일을 설계하기도 한다.
두 번의 축제를 만들고 나니 자연스레 ‘다음’을 생각하게 된다. 과연 제 3회 언노운 북 페스티벌은 열릴 수 있을까? 제 1회 언노운 북 페스티벌이 ‘시작’이었다면 제 2회 언노운 북 페스티벌은 우리가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본 ‘확장’이었던 것 같다. 만약 다음이 있다면… 극단적으로 ‘축소’를 해보는 건 어떨까? 도 상상하고 있다.
축제라는 건 돈이 되는 일이 아니다. (진짜다.) 두 번의 축제는 운이 좋게도 예산을 확보해서 만들었지만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만약 우리에게 예산이 한 푼도 없다면, 우리는 어떤 축제를 만들 수 있을까? 아니, 만들고 싶을까? 돈이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지원금에 의존하지 않고도 축제를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뺄 수 있는만큼 다 뺀다면 무엇을 남겨야 할까? 이 축제에서 가장 중요한 건 뭐였을까? 이런 질문들을 해보고 있다.
내가 배다리라는 낯선 지역에서 공간을 운영하고 축제를 만들게 될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던 것처럼, 앞으로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내가 스스로 만든 편견에 갇히지 않고, 내 마음이 들려주는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들으며 나만의 방식으로 일과 삶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 이 글을 읽는 사이더들 역시 마음이 가는 방향으로 움직여 보기를 바란다. 조금 이상해 보여도, 나에게 ‘진짜’인 것이라면 분명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언노운 북 페스티벌 인스타그램
언노운 북 페스티벌 웹사이트
Writer. 김해리 @walkandclip
경계를 넘나들며 예술적 경험을 만드는 문화기획자. 예술경영을 공부한 후, 다양한 영역에 문화예술을 연결하는 일을 해오고 있다. 2021년, 인천의 오랜 동네 배다리를 거점 삼아 문화예술로 도시를 되살리는 실험적인 프로젝트를 전개해왔다.
해보고 싶은 거 다 하고 살아요!
SIDE에선 의심 대신 응원을,
현실적인 이유로 반대하기 전에
함께 이룰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합니다.
다양한 색깔을 지닌 여러분의 스펙트럼이 펼쳐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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