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 샤론 | 인터뷰어: 정혜윤 | 사진: 백진선 | 영상: 이수현
샤론을 처음 알게 된 건 유튜브 알고리즘이 건넨 한 편의 믹스셋 때문이었다. “나는 풍악을 올릴터이니 너는 일을 하도록 하여라.” 제목을 보고 클릭했고, 음악이 좋아서 듣기 시작했는데 점차 헤드폰을 쓰고 디제잉 하는 그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다른 영상들도 찾아보다가 어느새 그의 인스타그램까지 찾아 들어갔고, 음악을 추천해 주는 릴스까지 모조리 찾아보고 있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파도는 한 번도 같은 모양으로 오지 않는다. 바람의 결, 바다의 숨, 그날의 마음이 뒤섞여 매 순간 새로운 장면을 만든다. 샤론의 삶도 그렇다. 일러스트레이터, 모델, 서퍼, 음악 프로듀싱, 영상까지. 여러 개의 장르를 가볍게 넘나드는 그는 어디에서나 자연스럽다. 샤론은 하나의 길만 선택하는 대신 “이 모든 길이 다 나의 일부일지도 모른다”는 태도로 움직여왔다. 그리고 그 시작은 언제나 단순했다. 재미있어서. 하고 싶은 게 많아 막막한 사람들에게 샤론은 말한다. “일단 시작해 보세요. 생각보다 인생은 더 많이 열려 있어요.”
융: 샤론을 소개할 때 붙일 수 있는 말이 너무 많아요. 일러스트레이터, 서퍼, DJ, 유튜버, 모델… 그중에서 ‘일’로 보았을 때 제일 먼저 시작한 건 뭐였어요?
샤론: 일러스트레이터요. 제일 먼저 “이걸 해보고 싶다” 했던 건 그림이었어요.
융: 그림을 그려야겠다고 생각한 이유가 있어요?
샤론: 고등학교 진학하기 전에, 진로를 정해야 할 시기가 있잖아요. 저는 그때 중학교 자퇴를 했거든요. 그래서 홈스쿨링을 하면서 이것저것 많이 해봤어요. 음악도 해보고, 그림도 그려보고. 그러다 “아, 나는 그림이 너무 재밌다”라는 쪽으로 마음이 쏠렸어요.
융: 자퇴 이야기가 나왔으니까… 물어봐도 될까요? 왜 중학교를 자퇴하게 됐어요?
샤론: 그때 당시 성적이 안 좋기도 했고요. (웃음) 저희 부모님이 “얘는 공부는 아니다”를 빨리 판단해 주셨어요.
융: 여기서부터 심상치 않아요. 부모님이 오히려 다른 길을 제안해 주셨던 거예요?
샤론: 맞아요. 그 영향을 저도 많이 받았어요. 부모님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학원을 하셨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공부가 전부가 아니다”라는 케이스를 너무 많이 보신 거죠. 학교도 재밌게 잘 다니다가 하루 아파서 못 나간 날이 있었는데, 그날 외식하러 가는 차 안에서 갑자기 그러셨어요.
“너 학교 안 다니고, 하고 싶은 거 해볼래?”
그래서 저도 그냥, “그럼... 뭐, 하지 뭐.” 하고. 그 뒤로 진짜 안 나갔어요. 너무 간단하게 그렇게 됐어요.
융: 진짜요? 그렇게 바로? 그럼 그 이후에는 어떻게 지냈어요?
샤론: 그다음엔 홈스쿨링을 했고, 검정고시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어요. 집이 학원이니까 공부도 자연스럽게 했고요. 나머지 시간엔 음악도 해보고, 그림도 그려보고, 완전히 다른 세계를 막 탐험하는 데 시간을 썼어요. 음악이 너무 재밌었는데… 그때 같이 음악하던 언니·오빠·친구들이 ‘넘사벽’이었어요. 지금 보면 최정상급 아이돌 된 분들도 있고, 전공으로 깊게 가신 분들도 있고요. 그걸 보면서 어린 마음에 “나는 음악은 아닌가 보다.”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림에 더 꽂혔고, 만화도 좋아했으니까 더 파기 시작했죠. 유튜브 보면서 따라 그리고, 아빠가 그림을 잘 그리셔서 배우기도 하고. 그렇게 1년 빨리 예고로 진학하게 됐어요.
융: 이거 정말 공감해요. 내가 지키고 싶은 것들을 우선순위로 먼저 내 일정에 넣어놔야 오히려 더 자유롭더라고요.
교육에도 정답이 없다는 말은 흔하지만, 샤론의 이야기는 그 문장을 현실의 장면으로 끌어낸다. 남들과 같은 길을 걷지 않아도 괜찮다는 믿음, 해야 하는 일보다 하고 싶은 일을 먼저 허락받았던 경험. 그 기반에는 가족이 건넨 단단한 신뢰가 있었다. 자퇴라는 파도는 샤론에게 두려움이 아니라 세계가 열린다는 감각을 먼저 안겨줬다. 그 시간 속에서 “나는 이걸 좋아한다”는 마음이 스스로 모양을 갖기 시작했고, 지금의 샤론을 이루는 주체성도 그때 처음 싹이 텄다.
그림으로 시작해 음악, 영상, 서핑까지 확장된 지금의 그는 처음의 선택만큼이나 확장의 방식도 자유롭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새로운 세계 앞에 서면, 그는 어떻게 첫발을 내딛는가?
융: 최근에 OME이라는 음원도 내셨잖아요. 음악을 만든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요?
샤론: 네. 연주하고 디제잉하는 건 계속 해왔는데, 곡을 만든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같이 밴드를 했던 친구 중에 지금 아이돌이 된 오빠가 있거든요. 프로듀싱을 많이 하는 분인데, 제가 관심 있으니까 늘 물어봤어요. 그럴 때마다 “너 잘할 것 같은데?”라고 하는데… 제 눈에는 너무 어려워 보였어요. 왠지 전공해야만 할 수 있는 영역 같고.
그러다가 최근에 순이엔티(SOONent) 기획사에 들어갔는데 그 안에 음악 부서가 있어요. 거기서 음원 발매를 도와준다고 하셔서 바로 해본 거예요. 해보니까 너무 재밌는 거예요. 생각보다 그렇게 어렵진 않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 용기를 얻었어요.

OME - SHARON
융: 음악 작업할 때 어떤 게 제일 어려웠어요?
샤론: 다양한 악기를 조금씩 다룰 수 있어서 프로듀싱은 잘 풀렸는데요, 가사를 쓰는 게 제일 오래 걸리고 힘들었어요. 저는 부산 사람이라 그런지… 가사를 쓴다는 게 너무 낯간지러운 거예요. 내 생각을 말로 푼다는 게 쉽지 않고.
주제는 제가 직접 정했어요. 교회를 다니다 보니 찬송가 책을 보다가 ‘Open My Eyes’라는 구절이 눈에 들어왔어요. OME라는 제목은 거기서 나왔고, 나머지 가사는 챗GPT의 도움을 살짝 받았습니다. (웃음) 멜로디는 가사가 있으니까 금방 나왔어요.
융: AI를 잘 활용하는 것도 요즘 창작자의 능력이죠. 얘기 듣다 보니 더 궁금해져요. “이거 해보고 싶다”라는 마음이 들면 제일 먼저 어떻게 움직여요?
샤론: 일단 유튜브를 켭니다. 그리고 검색해요. 사람들이 어떻게 하는지 보고 배우는 것부터. 제 경우엔 ‘뭔가 하고 싶다’는 감정 자체가, 그 분야에서 이미 하고 있는 사람이 너무 멋있어서 생기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그 사람을 디깅해요. 시작은 어떻게 했는지, 어떤 장비를 쓰는지, 작업 방식은 어떤지. 인터뷰가 있으면 읽고, 영상이 있으면 찾아보고…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그 세계에 들어가 있어요.
융: 새로운 세계에 뛰어들 때 ‘모르면 부딪히고 배우면 된다’는 용기가 느껴져요. 시작이 두렵지는 않나요?
샤론: 무섭죠. 음악도 처음엔 너무 어렵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계속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봤던 거예요.
근데 결국 돌아보면… 재미있으니까 하게 돼요. 유튜브로 공부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고, 해보면 그렇게 대단한 장벽도 아니고요.

융: 프리랜서로 일하는 삶은 어떻게 시작됐어요?
샤론: 이상하게 제 주변 어른들이나 스승님들이 다 저한테 “너는 회사가 안 맞을 것 같다”, “프리랜서가 더 잘 맞을 거다” 이런 말을 많이 했어요. 저도 제 위에 누군가 있는 걸 별로 안 좋아하고 제 방식대로 흐름을 타면서 일하는 게 맞는 성격이거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프리랜서가 됐어요.
그러면 첫 프리랜서 일은 어떻게 구한 거예요?
샤론: 일단 메일을 많이 보냈어요. 출판사, 앨범 커버 만드는 아티스트들, 브랜드… 제가 할 수 있는 그림 작업이 필요한 곳이면 다 찾아서 보냈죠. 지인 일은 가능하면 피했어요. 서로 어색해질 수 있으니까요. 그때 인스타그램에도 그림만 올리면서 포트폴리오처럼 사용했어요. 그렇게 홍보를 하다 보니까 서서히 일이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초반엔 정말 그렇게 야금야금 쌓아 올렸어요.
융: 유튜브도 보면 7년 전 강아지 영상부터 프리랜서 브이로그까지 꾸준히 올려오셨더라고요. 조회수가 지금처럼 나오지 않아도 계속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뭐였나요?
샤론: 혼자였으면 절대 못 했을 거예요. 가족들이 정말 열심히 응원해 줬어요. 잔소리도 많이 하고, 피드백도 해주고, 영상도 찍어주고. “안 나와도 해야 한다”, “꾸준해야 한다” 이런 말을 옆에서 계속해 줬어요.
저는 좀 잘 질리고 실망도 빨리 하는 편이라서… 혼자라면 포기했을 것 같아요. 그래서 다른 분들도 꾸준히 하고 싶으면 스터디 그룹이라든지, 같이 만들어가는 사람이 꼭 있으면 좋아요. 서로 채찍질도 되고요.
샤론의 ‘시작의 기술’은 화려하지 않다. 오히려 아주 단순한 네 가지 단계로 요약된다.
i) 검색한다.
ii) 해본다.
iii) 재미있으면 계속한다.
iv) 꾸준함은 혼자 버티지 않는다.
너무 단순해서 누구나 따라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우리는 종종 이 단순함 앞에서 망설인다. 두려움과 비교해 버리기 때문이다. 샤론은 말 그대로 움직였다. “멋있어서”, “재미있어서”, “배우고 싶어서.”
어렵게 느껴졌던 일들도 막상 해보니 됐다. 안 되는 이유를 길게 세우는 대신, 그냥 검색부터 했다. 그렇게 시작된 한 걸음들이 쌓여 지금의 샤론을 만들었다. 다능인의 커리어는 선형(linear)이 아니라 원형(radial)에 가깝다. 여러 방향으로 뻗어 나간 호기심들이 하나의 중심으로 돌아와 연결된다. 샤론은 중심 잡기를 하며 자신만의 세계를 넓혀왔다.
융: 그림, 서핑, 음악, 영상… 여러 세계 안에서 탐험하며 살고 있는 것 같아요. 이 활동들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게 있나요?
샤론: 그림이랑 음악은 같은 예술이라 자연스럽게 연결돼요. 서핑은 처음엔 좀 다를 줄 알았어요. 스포츠잖아요. ‘이게 과연 다른 작업들이랑 융화가 될까?’라는 걱정도 했고요. 그런데 서핑이 가지고 있는 바이브가 있더라고요. 서핑에서 탄생한 브랜드도 많고, 스케이트보드 문화랑도 이어지고, 자연이랑 붙어 있는 문화라 그런지 음악이나 영상이랑도 되게 잘 섞여요. 그냥 운동이라기보다는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같아요.
융: 여러 페르소나 중에서, 조금 더 마음이 가는 정체성이 있나요?
샤론: 거의 동일한 비율로 좋긴 한데요. 요즘은 그림은 거의 안 그리고 있어서… ‘그림 페르소나’는 조금 죽지 않았나 싶고요. (웃음) 요즘은 음악 쪽에 마음이 더 가요. 그리고 영상. 연출도 해보고 싶어요.
융: 방향이 여러 개 열려 있을 때, 오히려 혼란스러울 때도 있을 것 같아요. “여기도 갈 수 있고, 저기도 갈 수 있고.” 그럴 때는 어떻게 중심을 잡아요?
샤론: 일단 서핑하러 가요. 고민이 많거나 걱정이 많을 때는 무조건 그냥 바다에 들어가요. 그러면 그 순간에는 진짜 “지금 이 상황에서 살아남는다”라는 생각밖에 안 들거든요.
그래서 서핑을 하고 나면 뭐가 딱히 해결된 건 아닌데도 “뭐, 잘 살아 있으면 됐지.” 이렇게 넘기게 되는 것 같아요.
융: 서핑은 대자연 앞에 서는 운동이기도 하고, 핸드폰을 볼 수 없는 환경이기도 하잖아요. 그 단절 자체가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샤론: 맞아요. 애초에 서핑이라는 것 자체가 어떤 종교적인 행위였다고 하더라고요. 바다가 잔잔할 때는 그냥 잔잔하게 있을 수 있는데, 파도가 언제 어떻게 올지는 모르잖아요. 같은 파도라도 매번 다 다르고요.
그걸 계속 뚫고 나가면서 몸으로 고생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생각이 그냥 없어져 버려요. 머리로 뭘 정리하려고 하지 않아도, 그냥 지금 여기에 집중하게 되는 거죠. 그래서 서핑이 몸을 쓰는 운동이긴 한데, 유난히 철학적인 운동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융: 제가 샤론 님을 더 좋아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디지털이랑 기술도 정말 잘 활용하시는데 한편으로는 서핑 덕분인지 자연에서 오는 아날로그적인 감각이 느껴진다는 점이었어요. 이런 감각은 쉽게 변하지 않잖아요.
샤론: 맞아요. 아무리 AI가 발전해도 바다까지는… 그렇게까지는 못 갈 것 같아요. 서퍼들이 갖고 있는 매력이 따로 있는 것 같거든요. 자연스럽고, 자연을—일단 지구를 좋아하는 마음 같은 게 대체로 다 느껴져요. 건강하고요. 그런 게 제 안에서 잘 균형 잡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자연 앞에 서면,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것들이 훨씬 많다는 걸 인정하게 된다. 샤론은 바다에서 ‘통제하지 않는 법’을 배웠고, 그 태도는 창작의 방식으로 이어졌다. 기술을 쓰되 휘둘리지 않고, 자연을 사랑하되 도피하지 않는 삶. 그 사이 어딘가에서 그는 자신만의 균형점을 찾아가고 있었다.
융: “나 이렇게까지 해봤다” 싶은 선택이나, 남들이 보기엔 조금 무모해 보였던 시도도 있을까요?
샤론: 인생에서는… 대학을 안 간 거요. 그때는 그냥 친구들이랑 노는 게 너무 재밌었어요. 그래서 “난 대학 안 갈 거야”라고 말했죠. 근데 또 한편으로는 궁금하긴 해서 입시 미술 학원을 몇 달 다닌 적도 있어요.
선생님께 처음부터 말씀드렸어요. “저는 대학 안 갈 거예요.” 그랬더니 저를 약간 실험체처럼 쓰시더라고요. “어차피 부담 없잖아. 어디 가서 분위기나 보고 와.”
그래서 진짜로, 어차피 떨어질 거라고 생각하고 서울대도 지원해 봤어요. 시험장 분위기만 보고 오라는 거였죠. 그때 되게 불안하기도 했고, 동시에 큰 결심이었던 것 같아요. ‘아, 나는 진짜 이 길로 안 가는구나.’ 하고요.
융: 그런 결정을 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어떻게 확신을 가질 수 있었어요?
샤론: 자퇴했던 기억이 좋았어서 그런 것 같아요. ‘해봐도 괜찮더라’는 감각이 이미 있었거든요. 그리고 저는… 사는 데 별생각이 없어요. (웃음) 그냥 “좋다” 싶으면 해요.
“어찌 되든 되겠지, 나중에 나한테 맡기자.”
융: 미래의 나를 믿는 스타일이네요.(웃음)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고민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여전히 “하나에 집중해야 한다”는 사회적인 압박도 존재하는데, 다능함의 장점은 뭐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샤론: 지금 당장 인생에 전혀 쓸모없어 보이는 거라도, 흥미가 가고 재밌으면 무조건 해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이게 나중에 어디서 어떻게 맞물릴지 진짜 모르거든요. 몇 년 지나서 갑자기 쓰일 수도 있고요.
그렇게 자기 능력치가 올라가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또 하나의 장점은, 한 길이 막혔을 때 다른 길로 풀 수 있다는 거예요. 일러스트 일이 안 풀릴 때 음악으로, 그게 또 안 되면 영상으로. 그렇게 숨통이 트여요.
융: 여러 활동을 동시에 하면서, 전환점처럼 느껴진 순간도 있었나요?
샤론: 그림만 그릴 때는 그냥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였어요. 근데 서핑이라는 세계가 제 삶에 들어오면서, 모델 일이나 아웃도어 브랜드 작업처럼 전혀 다른 종류의 일들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음악까지 더해지면서, 앞으로 열릴 수 있는 방향이 훨씬 많아졌다는 기분이 들어요.
올해 들어서야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아, 이제 그냥 크리에이터라고 말해도 되겠다.” 그전까지는 이것도 저것도 다 조금씩 하는 느낌이었거든요. 근데 올해는 확실히 달랐어요. 다양한 크리에이터분들도 만나고, 새로운 환경도 생기고요.
최근에 “갑자기 인생 시즌 7이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어요. 농담처럼 올린 건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시더라고요. 저도 딱 그 느낌이었어요. 갑자기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하고, 새로운 기회들이 열리고.
“아, 진짜 다음 챕터로 넘어왔구나.”
융: 유튜브 채널도 결이 점점 또렷해지고 있어요. 특히 플레이리스트 콘텐츠는 해외 팬도 많이 늘었고요.
샤론: 맞아요. 음악은 언어가 필요 없잖아요. 그래서 자막을 안 달아도 되고, 그게 오히려 편해요. 댓글 보면 외국 분들도 되게 많고요.
저는 서핑이랑 음악이 되게 잘 어울린다고 느껴요. 둘 다 리듬이 있고, 감각적인 세계고. 그래서 유튜브로 저를 먼저 알고, 그다음에 인스타그램이나 다른 활동을 알게 됐다는 분들도 많아요.
융: 올해부터는 서퍼 인터뷰 시리즈 〈Manners Make Surfer〉도 시작하셨잖아요. 이건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거예요?
샤론: 서핑은 정말 좋은 스포츠인데, 시작하기가 쉽지 않아요. 혼자 하는 스포츠이기도 하고, 바다라는 환경 자체가 주는 압박도 있고요. 초보일수록 눈치도 많이 보게 되고, 가끔은 텃세 같은 걸 겪기도 해요.
게다가 요즘엔 서핑 이미지가 왜곡되게 소비되는 경우도 많아서, 그게 너무 싫었어요. 서핑은 자유롭고, 건강하고, 일상적인 스포츠거든요. 그래서 “이런 사람들도 서핑합니다”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각자의 삶을 살면서 파도를 타는 사람들. 기획부터 섭외, 촬영, 편집, 로고까지 전부 혼자 했어요. 아무도 시킨 건 없고요. 그냥… 좋아서 했어요.
융: 앞으로 더 해보고 싶은 일도 궁금해요.
샤론: 요즘은 영상이요. 연출도 해보고 싶고요. 그리고 음악이랑 영화가 너무 좋아서, 꼭 주연이 아니어도 괜찮고 그 세계의 한 파트가 되고 싶어요. 지나가는 사람 역할이어도 좋아요. 제가<미스터 노바디> 라는 영화를 좋아하는데, 그게 엄청 화면이 예뻐요. 좀 클리셰 같긴 한데 <시네마 천국>도 엄청 좋아하고요.
언젠가 저만의 시선으로 화면이 예쁜 영화를 찍어보고 싶어요.
융: 마지막으로, 시작을 망설이고 있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해준다면요?
샤론: 너무 단순하긴 한데요. 일단은 시작해 보세요. 너무 계획부터 세우지 말고, 자기 자신한테 보상을 해준다는 느낌으로요. 좋아하고 궁금한 걸 꼭 ‘일’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시작이 더 어려워지기도 하거든요. 돈을 벌어와야 한다는 부담을 줄 필요도 없고요.
그래서 저는 취미로 먼저 해보는 것도 되게 좋다고 생각해요. 막상 해보면 “어? 생각보다 재미없네?” 싶을 수도 있고요. 그러면 그때 그만두면 돼요.
그러니까, 잘할 수 있을지 고민하지 말고, 일단 해보고 결정해도 늦지 않아요.
샤론의 선택은 쉽지만은 않았다. 자퇴와 비진학, 하나의 길 대신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는 삶. 그는 남들이 정답이라 부르는 코스에서 여러 번 비껴섰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통과해왔다. 그럼에도 샤론은 통제할 수 없는 것 앞에서 오래 고민하기보다, 지금 할 수 있는 움직임을 먼저 택했다. 삶이라는 바다 위에서 그는 생각보다 ‘움직임이 먼저’인 삶의 방식을 배웠다.
다능인의 삶이란 하나의 답으로 수렴하는 여정이 아니라, 여러 가능성을 끝내 지우지 않는 태도에 가깝다. 한 길이 막히면 다른 길이 숨을 틔워주고, 그 이동은 커리어를 흩어놓는 대신 세계관을 넓힌다.
샤론의 다음 장면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앞으로 그의 세계가 어떤 장르와 리듬으로 더 확장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건, 그는 다음에도 또 한 번 재미있는 쪽으로 몸을 던질 거라는 사실이다. 여전히 소녀처럼 웃으면서, 인생을 실험하고, 즐기면서. 그래서 우리는 조금 느긋하게, 그러나 분명한 응원을 담아 샤론의 다음 움직임을 지켜보게 된다.
돌아오는 길, 내 안에도 여전히 살아 있는 아이가 세상을 향한 호기심으로 얼굴을 들고 있는 게 느껴졌다. 다양한 결로 이어진 샤론의 움직임은 알려주고 있다. 우리 역시, 아직 선택하지 않은 세계들을 조금은 덜 두려워해도 괜찮다는 것을.
해보고 싶은 거 다 하고 살아요!
SIDE에선 의심 대신 응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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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이룰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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