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DE X 모베러웍스 | DREAM
SIDE X 모베러웍스 | DREAM
DREAM
일이란 정답이 없는 모험
주체적으로 일하는 프리워커들의 놀이터, 모베러웍스

출발하는 시점부터 응원하며 지켜보던 브랜드가 있었다. 2019년의 여름, 유튜브에 출사표를 던졌던 1화부터 유튜브 채널 모티비에 올라오는 이야기에는 물음표가 가득했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 어떻게 살고 싶어? 우리 이제 뭐 먹고살지?


내 시간의 주인이 되어 주체적으로 하루하루를 만들어나가고 싶은 마음. 익숙했던 생활에서 벗어나 더 큰 자유를 향해 꿈틀대는 마음. 일도 잘하고 싶고, 재밌으면 좋겠고, 좋은 일도 많이 하고 싶고, 돈도 잘 벌고 싶은 욕심. 모티비의 영상에는 나에게도 익숙한 마음과 고민이 가득했다. 동지애를 느끼며 이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어느덧 나도 ‘모쨍이’가 되었다. *모쨍이 = 모베러웍스의 팬, 구독자를 일컫는 말.


모베러웍스는 시즌별로 메시지를 정하고, 그 메시지를 여러 상품과 경험으로 만들어 판매한다. 자유를 상징하는 마스코트 모조를 만들고, 메시지를 정하고, 제품을 만드는 모든 과정이 모티비에 기록되어 있다.

인스타그램, 오뚜기, 롯데월드 등 다양한 회사와 협업하며 때론 모쨍이 구독자들과 파트너들과 따로 또 같이 재밌는 일들을 만들어간다. 2020년 5월 1일, 첫 번째 501 노동절 잔치로 팝업 스토어를 열며 1,000명을 줄 세우고, 2021년 5월 1일에는 뉴발란스와 함께 두번째 501 노동절 잔치 ‘501 워크-숍'을 열고 있다. 모베러웍스의 이야기를 담은 <프리워커스>는 출간 1시간 만에 1쇄를 모두 소진하고 일간 베스트셀러 1위를 찍더니 경제/경영 1위에 종합 베스트셀러 2위까지 올랐다(5월 4일 오전 10시 기준). 


모베러웍스의 모험기에는 짜릿함과 통쾌함이 있다. 일의 방식은 하나가 아니라고, 정답은 정해져 있지 않다고 세상에 잽잽펀치를 날리는데 그 방식이 유쾌하고 사랑스럽다. 판매하는 메시지도, 이들이 하는 이야기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부 꿈 이야기로 읽힌다. 메시지를 만드는 모베러웍스도, 이 메시지를 소비하는 모쨍이도 꿈을 품고 사는 이상주의자다. 좋아하는 브랜드를 인터뷰하는 성덕의 꿈이 이루어지던 날, 모베러웍스의 사무실에서 모베러웍스를 만든 소호, 모춘, 대오와 과거의 꿈과 현재의 꿈을 이야기했다. 

꿈의 시작점과 
재미를 따라가며 생긴 모험기

융: 2019년 8월 유튜브에 첫 영상을 올리고 1년 반 정도가 지났어요. 지금까지의 과정을 돌이켜보면 어떤 생각이 들어요?

 

모춘: 꿈같아요. 생각보다 세상이 따뜻하다고 느꼈어요. 이렇게 응원을 해주시는 게 신기해요.

 

소호: 그래서 실감이 잘 안 나요. 책 나온 것도 믿기지가 않고요.

MoTV 모티비 EP1 고군분투 브랜드 제작기. 두서없는 유튜브 출사표.

융: 대오님은 모베러웍스에 합류해달라는 제안을 바로 수락하셨잖아요.

 

소호: 삼고초려가 아니라 3초고려였죠.(웃음)

 

대오: 저는 즉흥적인 타입이에요. 재미있을 것 같아서 크게 고민 안 했어요. 장기적인 꿈을 가지고 접근했다기보다는 단기적으로 재밌게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지금 일도 그렇게 하고 있어요. 당장 할 행사 재밌겠다! 짧은 생각으로 접근하는 편이에요.

 

융: 모베러웍스 이전의 세분의 모습도 궁금해요. 처음부터 디자이너나 기획자를 꿈꿨어요? 첫 번째 가졌던 강력한 꿈은 어떤 거예요?

 

대오: 저는 꿈이 명료했어요. 어릴 때는 만화가나 ‘카투니스트’가 되고 싶었어요. 카투니스트로 유명한 강일구 작가님을 찾아가서 배우고 그랬는데요, 생각보다 힘든 일이더라고요. 그때 잠깐 꿈을 잃고 있다가 디자인을 알게 됐어요. 디자인학과에 들어가서 첫 회사부터 지금까지 브랜딩을 접하며 쭉 오게 된 케이스예요. 디자인을 시작한 변곡점부터는 ‘이게 하고 싶다’는 단기적인 꿈을 따라 왔어요.

 

소호: 큰 꿈이 있었던 적은 없지만, 어릴 때부터 책을 정말 좋아했어요. 제가 고향이 부산이거든요. 어제 엄마랑 이야기하는데 제가 처음 서울로 올라올 때, 책을 만들겠다고 했대요. 저도 잊고 있었는데, “우리 딸 10년 만에 책을 냈구나” 말씀하시더라고요.


모베러웍스의 모험기이자 브랜드 가이드북 <프리워커스>

 


융: 지금 책이 나온 기분이 어떠세요? 책을 만들고 싶었는데 브랜드 기획자로 흘러가게 된 거예요?

 

소호: 꿈꾸는 것 같아요.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작가가 되겠다는 것보다는 ‘책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어요. 책을 좋아하는 만큼 디자인 관련된 일이 하고 싶었어요. 브랜딩에 관심이 생기고, 대학원을 디자인 경영으로 진학하면서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브랜딩 일을 하게 됐는데 재밌고 잘 맞았어요. 브랜드 기획자로서 커리어를 이어오다가 모베러웍스를 만들고 책을 만들면서 옛날 꿈을 되새기게 됐어요. 

 

모춘: 저는 꿈이 많았어요. 펑크 음악을 좋아해서 펑크 밴드를 하고 싶었어요. 그 문화를 좋아했거든요. 밴드 멤버들이 직접 공연 만들고, 포스터 그리고 하잖아요. 좋아해서 흉내를 내보니까 음악보다 그림에 더 재주가 있었어요. 그렇게 흘러오게 됐어요. 어릴 때부터 그림을 잘 그렸어요.

 

융: 음악을 엄청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모베러웍스는 ‘그룹사운드'를 지향하고, 모티비(MoTV)도, 누브랜딩의 누(Nu)도 다 음악 관련된 거고. <프리워커스> 읽어보면 음악에 비유를 많이 하시더라고요. 브랜딩에도 다 녹아 있고요. 지금 말씀 주신 꿈에도 음악이 연관되어 있네요.

 

모춘: 뮤지션들 너무 멋있지 않아요? 저희는 시각 쪽으로 창작을 하지만, 뮤지션은 또 다른 방식으로 창작 활동을 하잖아요. 피카소의 청색지대처럼, 뮤지션들은 1집, 2집 기간을 두고 성장의 기록을 보여주는 게 멋진 형식이에요. 개인의 어떤 역사를 돌이켜봤을 때도 좋고요. 모베러웍스가 ‘시즌’ 개념을 선택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에요. 멤버들을 모집할 때도 ‘저 사람은 징을 잘 치겠다’ 이렇게 비유적으로 생각하게 돼요. 

 

융: 세분 다 꿈을 꽤 빠르게 생각하고 이룬 편인 것 같아요. 지금은 어떤 꿈을 꾸고 계세요?

 

모춘: 전 오히려 길었던 것 같은데요? 지금도 이뤘다고 할 수는 없고요. 지금은 건물주가 되고 싶어요.(웃음)

 

대오: 지금은 구체적인 꿈이 있지는 않아요. ‘To be’가 있는 게 아니고, ‘어떻게 느껴졌으면 좋겠다’만 있어요. 예를 들면, 사람들이 나의 작업물을 좋아했으면 좋겠다, 501 워크-숍 행사가 잘 됐으면 좋겠다, 이런 꿈들이 있어요.

 

모춘: 나는 되게 부자 되고 싶은데.(웃음) 그런데 저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로 부자가 되어보고 싶어요. 그래야 이런 실험이 성공이라고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요?

 

융: 그래서 더 응원하게 돼요. “이렇게 해도 성공할 수 있다!”를 보고 싶어요.

 

모춘: 맞아요. ‘이래도 먹고살 수 있어!’를 보여주고 싶어요. 쉽지는 않네요.

 

융: 계속해서 새로운 도전들을 하고 계시잖아요. 그 일을 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궁금해요.

 

모춘: 저희는 일이 너무 재밌어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일이 더 재밌을지 집중해서 생각해요. 

 

소호: 기간이 점점 짧아져요. ‘1년 뒤에 어떻게 하면 재밌지?’가 아니라 ‘오늘 하루 어떻게 재밌게 보내지?’가 질문이 되었어요. 하루 시작할 때 다 같이 체조하고 명상하거든요. “오늘을 행복한 하루로 만드세요” 이 말이 종일 맴돌아요. 이게 하루하루의 목표가 되는 것 같아요. 


융: 안 그래도 모베러웍스의 루틴을 궁금해하는 사이더들이 있었어요. 매일 같이 명상 하시는 거예요?

 

모춘: 네. 다 같이 모여서 10분 정도 진행해요. 이게 어떻게 보면 저희 업무 환경이잖아요. 여기에 좀 더 내추럴한 향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룸 스프레이를 만들었어요. 이런 식으로 업무가 연결돼요. 우리에게 필요한 걸 만드니까 오히려 잘 되더라고요.


Work in Peace Spray

 

융: 진짜 자연스럽네요. 아침에 이런 리추얼을 하는 시간을 갖는 게 일에도 도움이 되나요?

 

소호: 확실히 도움이 돼요. 의식을 치르는 것 같아요.

 

융: 모베러웍스는 워크숍도 의식처럼 치루잖아요.

 

모춘: 일주일의 끝에는 함께 메일로 ‘위클리 모빌스’라고 일주일의 소회를 남겨요. 평일에 일할 때는 업무 내용만 보고, 감정적인 부분은 잘 못 보잖아요. 위클리 모빌스를 통해 일하면서 멤버들이 이런 생각도 했구나 체크할 수 있어 좋아요. 워크숍은 큰 프로젝트 하나 끝날 때마다 가는데 제일 재밌어요. 일에 관한 서로의 철학을 나누는데, 서로 계속 얘기하려고 하고.(웃음) 연말에 2박 3일 갔는데도 부족하더라고요.

 

대오: 제일 재밌어요 진짜. 저희가 기록을 중요시하는데, 워크숍처럼 정리하는 시간이 우리가 가진 기록을 탄탄하게 만들어줘요.

 

모춘: 저희가 미래를 계획하기보다는 즉흥적으로 움직이는 편이긴 하지만, 반기별, 분기별 워크숍에 가면 놓쳤던 이야기들을 나눠요. “우리 왜 이러고 있지?” 점검하는 시간을 가지게 돼요.

 

융: 처음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가 기록으로 남아있으니까 진짜 좋을 것 같아요. <프리워커스> 책 읽어보니까 사이드 프로젝트도 많이 진행하셨더라고요. 사이드 프로젝트를 했던 경험이 일할 때도 도움이 되나요?

 

소호: 소개해드릴 책이 하나 있어요. 

 

모춘: 이게 어떻게 보면 모베러웍스의 전신이죠. 2018년 하반기에 소호가 회사에서 좀 무기력했어요. 회사 초기에 같이 협업하면서 아찔할 정도로 일을 주도적으로 하는 걸 경험했는데, 소호에게 번아웃이 찾아온 상황에서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걸 해보자’고 해서 ‘소호사’라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만들었어요. 소호, 모춘 그때 만든 활동명이고요. 제가 일러스트를 그리고, 소호가 단편 소설 형태의 이야기를 썼어요.

 

'소호사' 단편소설 <THE POSTMAN> - 모베러웍스 세계관의 전신


융: 책 퀄리티가 왜 이렇게 좋아요? 미국 책 같아요!

 

모춘: 그렇죠. 아메리칸 빈티지 스타일이에요. 이런 형태로 도전했는데, 더 쉬워야겠다는 걸 배웠어요. 저희는 인생을 역전하기 위해서 준비했던 건데. 준비할 때 대오가 옆에서 응원을 많이 해줬어요. 50만 원 투자한다고 했는데 나온 거 한 번 읽어보고 투자 안 하고 잠수 타더라고요.(웃음) 저희의 능력을 과대평가했죠. 반응은 실패였어요. 책도 안 팔리고, 사람들이 무관심했어요. 그래도 그때 소호랑 같이 재밌는 일 했을 때 합이 잘 맞는다고 느꼈어요. 그리고 이때 이미 세계관이 세팅됐던 것 같아요. 

 

대오: 레지스탕스처럼 큰 시스템을 작은 것들이 모여서 깨는 이야기거든요.

 

소호: 뒤돌아보면 연결된다고 하잖아요. 이것도 할 때는 ‘왜 이렇게 인기가 없지’ 이랬던 건데. 지금 생각하니까 또 다 연결되더라고요. 자기 방식대로 일하고, 주체적으로 삶을 대하고. 모베러웍스 브랜드를 론칭한 이후에 소호사 때 생각한 주제라는 걸 알았어요.

 

융: 이 책 속의 이야기랑 모베러웍스가 세계관이 연결되어있는 게 신기해요.

 

대오: 저희가 다들 반항아 기질이 있는 것 같아요.

 

소호: 언더독(underdog)처럼요.

 

모춘: 그러면서도 잘되고 싶어 하죠(웃음).

 

융: 저도 그런 편이라서 공감해요. 누군가 ‘이건 이렇게 해야 해’라고 말하면 저는 반박하고 싶거든요.

 

소호: 아닐 수도 있으니까요.

 

모춘: 비주류의 방식으로 주류가 되자. 이 말을 자주 해왔어요. 

 

융: ‘소호사’ 말고도 인생에서 이게 도움이 될 줄은 몰랐는데 돌이켜보니까 도움이 됐다고 느끼는 게 있나요? 

 

모춘: 또 하나가 있죠.

 

대오: 언어 공부하는 걸 좋아해요. 회사 일이 바쁘지만 회사 끝나고 재밌는 걸 하고 싶은 거예요. 외국인들에게 콘텐츠로 한국어를 알려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서 회사에서 일하면서 ‘Brain Booster Korean’이라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했어요. 글로벌 유저를 대상으로 유튜브 채널에서 시작했는데요, 구독자 100여 명 중 대부분이 한국 사람이었어요.(웃음) 


Brain Booster Korean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디자인이 너무 귀엽다...퀄리티 무엇🤭)

 

모춘: 그런데 거기서 했던 유튜브의 운영 방식이나 편집이 모베러웍스에서 일할 때 녹아들었죠. 

 

대오: 그때 인스타그램에 자주 질문을 올리고 답변을 받았어요. 인스타그램에서도 팔로워는 500명이 안 되는데, 답변이 엄청 활발하게 달리는 거예요. 구독자들과 주고받는 게 재밌다는 걸 알았어요.

 

모춘: 실제로 대오가 만드는 모티비 <누브랜딩> 시리즈의 플로우 자체가 모쨍이들과 주고받으면서 만들어지거든요. 모없는 경험은 없는 것 같아요. 어떻게든 써먹게 돼요. 

 

융: 세 분은 ‘알을 깨고 나왔다!’고 느껴졌던 순간이 있어요?

 

소호: 저는 모베러웍스하면서요. 뭔가 탁 분출된 것 같은 느낌이에요. 작년에 두낫띵클럽이랑 시즌 진행하면서 특히요. 책에도 썼지만 규림님이 “소호님 야망에 놀랐다”라고 하는데, 저도 놀랐어요. 제가 그런 야망이 있는 줄 몰랐어요.(웃음) 그때 제 안에 있는 뭔가가 깨졌던 것 같아요.


두낫띵클럽과 협업하며 1,000명을 줄 세웠던 모베러웍스의 첫 번째 501 노동절 잔치

 

대오: 저는 최근이요. 모베러웍스한지 1년 되니까 조금 알게 된 것 같아요. 어떻게 살면 되겠다는 걸 약간 깨달았어요. 아주 깬 건 아니고 금이 살짝 간 정도?(웃음) 말로 설명하긴 힘든데 어떤 게 필요하다는 걸 조금씩 깨닫고 있어요. 디자인을 오래 하면서 디자인 사용에 대해서는 많이 익혔지만, 실제로 어떻게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지는 못 느끼면서 살아왔거든요. 모베러웍스는 사람들 반응이 즉각적으로 와요. 모쨍이들과의 관계가 구축되는 과정을 느끼고 나니까 ‘내 능력을 이렇게도 쓸 수 있구나’ 구체화되면서 느끼는 것들이 있어요.

 

모춘: 저는 전 직장에서 회사 다닌 지 3~4년 됐을 때 진행했던 프로젝트가 변곡점이었어요. 프리랜서이자 자영업으로 바닥에서 살고 있다가 라인 프렌즈라는 큰 회사를 들어가서 무의식적으로 주눅 들어 있었어요. 퍼포먼스가 안 나니까 좋은 일이 잘 안 들어왔어요. 그때 팀원들도 다 하기 싫어하는 프로젝트가 온 적이 있어요. 근데 그러니까 부담이 없더라고요. 그때 완전히 하고 싶은 대로 해보게 됐어요. 제 역량에 비해서 하고 싶은 건 강해서 대오를 영입했어요. 그게 변곡점이 됐어요.

 

대오: 그때 완전히 몰입해서 일했어요. 

 

모춘: 전문성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게 된 프로젝트예요. 외국 프로젝트였고, 일정이 촉박했고, 처음 해보는 일이 많았어요. ‘잘해야지’ 마음먹고 인터넷 검색하면 취합할 수 있는 정보가 너무 많아요. ‘어디까지 도달할 것인가’가 선택의 문제라는 걸 스스로 생각해보게 되더라고요.

 

대오: 이 정도까지 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딥다이빙해서 몰입했는데요. 저도 보면서 많이 배웠어요. 

 

소호: 신기한 게 그때 이후로 회사에서의 입지도 달라졌어요. 윗선에서의 인정이라던가.

 

융: 저는 지금 얘기 들으면서도 좀 인상적인 게, 알을 깨고 나온 순간도 세 분 다 일 관련된 거네요. 

 

소호: 일 밖에 모르는 바보…

 

대오: 일하는 시간을 좋아하니까 알을 깨고 나온 순간도 그중에 있는 것 같아요.

개개인의 꿈이 모여 더 큰 꿈으로 이루어지다
모베러웍스 멤버들이 함께 꾸는 꿈

융: 세 분이 생각하는 모빌스 그룹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특징이 있어요?

 

대오: 구성원 구조를 보면 저희가 14년 차예요. 4년 차인 멤버도 있고, 이제 막 일을 시작하는 멤버도 있어요. 일이 바쁘다 보니 일을 알려주면서 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닌데 멤버들이 주체적으로 여러 방법을 디깅하고 마련하더라고요. 자가발전하면서 더 좋은 길을 마련하는 걸 보고 나서는 꼭 지도 편달하는 방식이 옳지는 않겠구나 느껴요. 구성원들 모두 주체적으로 움직여요. 돌이켜보니 다들 많은 성장을 이루었더라고요.

 

모춘: 욕망의 화신들? (웃음) 자기 작업이 자기 기준으로 스스로 판단했을 때 창피한가 아닌가를 중요시해요. 이게 복이라고 생각해요. 

 

소호: 일에 대한 욕심이 많죠. 향상심이 있어요. 그리고 대체로 이상주의자예요. 관성에 젖거나 틀에 갇혀서 생각하지 않고 ‘이런 걸 해볼 수 있지 않을까?’ 꿈꾸는 편이에요. 다들 솔직하려고 많이 노력하고요.


 멤버들이 직접 만드는 모티비 시리즈


융: 모베러웍스는 그룹사운드를 지향하잖아요. 밴드의 각 멤버들처럼 개개인의 캐릭터가 돋보여요. 모베러웍스에서 일하면 퍼스널 브랜딩도 자연스럽게 되는 것 같아요. 

 

소호: 이전에 일할 때, 언제 신나게 일을 했나’라고 스스로한테 질문을 하면 내가 더 돋보일 수 있는 일을 할 때 신나잖아요. 그게 결국 회사에도 좋고요. 충분히 윈윈 할 수 있는 구조예요.

 

모춘: 저희는 작업 실명제라고 해서, 칭찬도, 공도 과도 작업자가 가져가요. 저희 팀이 소규모고 아직 월급을 많이 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닌데, 일하는 멤버들을 많이 알려주는 구조는 저희가 더 줄 수 있는 부분이에요.

 

융: 너무 공감해요. 이 방식이 영상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보이고, ‘프리워커’의 정의와도 잘 맞아서 사람들이 더 좋아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혜린님이 모베러웍스에 처음 합류하는 영상에서, 대오님이 “이 친구의 좋은 첫출발이었으면 좋겠다”라고 한 말이 감동적이었어요. ‘좋은 첫출발’이라는 문구에 많은 게 담겨있잖아요. 출발은 여기서 함께하지만, 미래는 대신 정의하지 않는 게 너무 좋았어요. 모베러웍스에서는 개인이 가진 꿈과 함께 꾸는 꿈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고 있어요?

 

대오: 작년에 두낫띵클럽과의 프로젝트를 마치고 두 번째 워크숍을 갔어요. 당시 신입으로 합류했던 훈택 포함해서요. 그때 앞날에 대해서도 적고, 개인의 욕망에 대해서도 적었는데, 개인의 욕망 중 대부분이 그룹 안에서의 욕망과 겹쳤어요. 현재는 아직 이야기 나눌 시간이 없었지만, 그때랑 비슷할 것 같아요. 중요한 부분들이 공유되고 있는 것 같아요. 

 

소호: 개인의 욕망과 팀의 욕망이 완전히 일치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개인의 욕망과 팀 전체의 욕망에 교집합이 많아서 시너지가 나요. 각자가 팀 전체 관점에서 뭐가 제일 중요한 일인지, 그 맥락도 잘 알고 있고요.

 

모춘: 조직이 커지면 정보가 차단 되잖아요. 중요한 정보가 공유되지 않아서 맥락을 알 수가 없을 때, 어떻게 유연하게 이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일할 수 있을지 대응하기가 너무 어려운 거예요. 조금 더 알려주면 오히려 더 잘할 수 있는데! 그래서 작년 연말에 워크숍 갔을 때, 처음으로 매출액을 전체 공개했어요. 고민하고 주저하기도 했지만,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야 각자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소호: 회사 다닐 때 내가 일하고서 결과와 매출이 얼마가 났는지 공유를 못 받았을 때 서러운 감정을 느꼈거든요. 

 

대오: 열심히는 하는데 확인할 수는 없는 게 괴롭죠. 결국 자본주의 시장 안에서 결과치를 보려면 매출액도 중요한 지표잖아요. 이 친구들도 함께할 수 있는 여력을 만들려면 최대한 공개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어요. 

 

융: 정보를 공유하는 정도에서 신뢰가 느껴져요. <도쿄 R부동산 이렇게 일합니다> 책에 나오는 문장이 떠올라요.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방식은 개인의 자아실현과 팀의 승리를 동시에 추구함으로써 성립된다.” 모티비를 보면 그냥 기록을 통해서 이 문장이 실제로 느껴지는 것 같아요.

 

모춘: 그게 이야기의 장점 같아요. 교조적이지 않게 생각을 전할 수 있어요. 



융: 모베러웍스 구성원 분들은 직종도 직접 정하잖아요. 그 이유가 있어요? 

 

소호: 스스로 직종부터 정리를 해보자는 것도 저희가 생각하는 프리워커스의 가치관이에요. 저는 계속 브랜드 기획자였는데 모베러웍스 하면서 프로듀서라는 직종을 스스로 만든 거예요. 모춘이 유튜버를 만든 것처럼. 사소한 거지만 거기서부터 주체적인 사고가 출발한다고 생각해요.

 

모춘: 실제로 호칭도 연차랑 관계없이 이름만 불러요. 님도 날리고요. 훈택이가 저한테 “모춘, 이거 별로예요”라고 말하는 건 자연스러운데 “모춘 실장님, 이거 별로예요”는 말부터가 잘 안 나가잖아요. ‘구린 걸 구리다고 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에요.

 

소호: 형식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워크숍을 가는 것도 형식을 치르는 거고 직종을 굳이 스스로 정하는 거나 님을 굳이 빼는 것도 저희의 문화를 만드는 형식이라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대오: 되게 의식적인 것 같아요. 김춘수의 꽃이라는 유명한 시도 있잖아요. 이름을 붙이는 순간 의미가 생긴다고요. 어떻게 불려지는 순간, 그렇게 살고 싶어 지는 것 같아요. 최근에 일의 경계가 너무 세분화되어 있잖아요. 의식적으로 내가 하는 일을 바라보고, 생각하게 돼요. 직종을 정한 것도 자연스러운 일 같아요. 소호도 글도 쓰고, 편집도 하고, 기획도 하는데 한 문장으로 종합하기 어렵거든요. 그런 맥락에서 프로듀서라고 직종을 정한 거고요.

 

모춘: 융님도 실제로 N 잡러 아니에요? 비슷한 결 같아요.

 

소호: 다능인 프리워커죠.

 

융: 아이고, 그래서 더욱 팬입니다. 저는 직종을 직접 정하는 것도 개개인의 꿈이랑도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했어요. ‘내가 되고 싶은 내 모습’을 반영하게 되니까요. 모베러웍스 구성원들은 영상 편집할 줄 아는 분들도 많잖아요. 원래 할 줄 알았던 거예요?

 

대오: 다들 와서 그냥 하는 것 같아요. 

 

소호: 다 처음 해봐요. 그냥 해보는 사람이 있고, 못한다고 안 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은데요, 저희는 성향이 일단 해보자 주의예요.

 

모춘: 전 회사에서 배운 큰 복이에요. 하다 보면 되지 않을까? 인터넷이 정보의 바다잖아요. 그냥 하고자 하면 방법은 많아요. 유튜브 보면 다 나오고요.

 

융: 훈택님, 지우님도 다 여기 와서 편집 처음 한 거예요?

 

모춘: 그런데 친구들은 이미 조금씩 다룰 줄 알더라고요. 관심 있어서 찾아보고 했던 것 같아요.

 

융: 궁금한 일은 일단 시작해보고 도전해보는 것도 구성원들의 또 다른 특징이네요.

모쨍이들과 함께 꾸는 꿈

융: 여러 가지 과정에 팬들을 참여시키잖아요. 그렇게 하는 이유가 있어요?

 

소호: 같이 놀면 재밌으니까요. 사람들이 박수 쳐주면 신나고, 응원을 받으면 힘이 나요.

 

융: TMI 시즌 때, 모쨍이들의 의견을 받아서 그림으로 그려줬는데, 이것도 사람들의 꿈을 받아서 기록하신 거잖아요.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리소스가 엄청나게 많이 들어갈 것 같은데. 그것 때문에 팬들은 로열티가 더 강해졌을 것 같아요.

 

모춘: 그러게요. 그것도 꿈이네요? 할 게 태산인데 그림을 그려야 했죠.(웃음) 한 장을 그려주면 모베러웍스와 모쨍이간의 체인이 1:1로 걸린다고 생각했어요. ‘쟤네는 왜 저렇게 뚱딴지같은 일을 하지?’ 그런 감각이 남은 것도 자산이에요. 의미가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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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 같이 일하는 파트너분들도 특징이 있을 것 같아요.

 

대오: 제일 큰 특징은 담당자들이 모쨍이예요. 이상주의자고요. 모베러웍스에 관한 이해도가 있는 상태에서 우리를 만나서 일하기가 좋아요.

 

모춘: 저희가 큰 회사 분들이랑 일을 하고 있잖아요. 페이스북, 오뚜기, 뉴발란스 등. 저희에게 연락을 주고, 협업하는 담당자분들이야말로 프리워커예요. 그 수직 구조 안에서 일을 만들어내는 거잖아요. 저희도 회사 다녀서 알지만, 그 일을 실제로 메이킹시키는 게 쉽지는 않잖아요. 새로운 일이고요. 그런데도 시도해보고 만들어내는 이상주의자들이에요. 

 

소호: 주체적으로 재밌게 일하고 싶은 사람들이죠. 

 

융: 이 말을 들으니까 큰 회사에서 일하는 분들도 프리워커로 정의하는 게 갑자기 확 와 닿아요. 프로젝트를 만들어내는 게 담당자가 해낸 거잖아요. 

 

모춘: 결국 다 개인이, 사람이 하는 일이에요.

 

융: 파트너 회사의 담당자분들도 영상에 나오는 게 보기 좋더라고요. 인스타그램 아이디도 다 남겨주시잖아요. 

 

모춘: 저희가 줄 수 있는 거니까요. 칭찬을 받으면 퍼포먼스도 좋아져요. 

 

융: 칭찬이 능력이란 걸 날이 갈수록 깨닫고 있어요. 이런 느슨한 연대로 계속 일할 생각이세요? 

 

모춘: 네. 운영 관점에서도 모베러웍스는 아직 마이크로 브랜드이기 때문에 협력하지 않으면 재밌는 일을 꾸미기가 어려워요. 두낫띵클럽 친구들이 가진 캐릭터가 저희와 섞였을 때의 그림과 다른 누군가 왔을 때의 그림도 다르고요. ‘이번엔 누구랑 놀까' 이런 것들이 고정되지 않았어요. 

 

융: 모티비에서 모든 과정을 가리지 않고 전부 솔직하게 다 보여주는 이유가 있어요?

 

소호: 그래야 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연인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지만, 멋진 모습만 보여줄 수는 없어요. 부족한 모습을 알아야 더 깊어져요. 그게 우리가 생각하는 관계에 대한 가치관이라 함께 일하는 친구들이랑도 생활이 막 엮여 있어요. 그런 과정에서 전우애가 생겨요.

 

모춘: 저희 성향이 좀 촌스러워요.(웃음) 업무 역량이 10이라고 하면 실수해도 이해해줄 수 있는 관계의 사람들하고 협업했을 때는 15, 20이 나오거든요. 현시점의 브랜드들과 사용자 간의 관계도 그런 게 작용한다고 생각해서 솔직하게 저희를 드러내고 있어요.

 

소호: 모쨍이들이 저희를 좋아해 주는 포인트도 친근하고, 너무 완벽해 보이지 않고 되게 빈틈 있어 보여서 그런 것 같아요.

 

모춘: 그렇게 빈틈 있어 보이나?

 

소호, 대오: 응(웃음). 


모쨍이들이 인스타그램에 직접 올린 501 노동절 잔치

 

융: 모쨍이들은 곳곳에 포진해 있죠. 사실 이번에 인터뷰를 제안해주신 RHK 출판사 담당자분도 저에게 자신이 모쨍이라면서 책의 후기를 전해줬거든요. 감동적이었어요. 메일 보고 담당자가 좋아하는 마음이 느껴져서 아침부터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모베러웍스에게 모쨍이란?

 

소호: 감동이다.

 

대오: 완전 동료죠. 너무 도움이 돼요.

 

모춘: 일하면서 정말 도움을 많이 받아요. 그냥 모베러웍스 직원 같아요. 파트너들이랑 비즈니스 할 때도 그걸 팔아요. 저희는 팀원 수가 이 정도지만 아이디어는 3만 명이 같이 할 수 있다고요. 실제로 일이 그렇게 돌아가고요. 저희가 재밌는 어젠다를 가져오면 실시간으로 100개, 200개 댓글이 달리면서 아이디어가 쏟아지거든요.

 

대오: 책에도 기브 앤 테이크가 나오지만 저희가 받는 게 더 많은 것 같아요.

 

융: 그런 게 생겼어요. 모베러웍스 티셔츠를 입고 있는 사람을 보면, ‘저 사람도 이런 방식으로 일하는 거에 관심 있겠다'하고 생각하게 되는 거예요. 그래서 모베러웍스가 메시지를 파는 브랜드구나 싶었어요. 

 

소호: 이상한 소속감을 서로 갖게 되는 것 같아요. 동지애.

 

융: 지금 제가 만들고 있는 온라인 강연에서도 브랜딩을 하려고 하지 말고, 커뮤니티를 만들라고 하거든요. 과정을 보여주면 팬이 생기고, 팬들과의 관계를 만들면 브랜딩은 따라온다고요. 모베러웍스는 그걸 가장 잘하고 있는 브랜드 같아요. 

출발선에 있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과
앞으로의 꿈

융: 내가 만드는 콘텐츠가 내 기준에 못 미칠 때 많잖아요. 예를 들면 처음 영상 편집할 때 너무 서투른데 내가 보기에도 마음에 안 드는 거죠.

 

소호: 그 부끄러움을 이겨내야 하는 것 같아요. 시작 못하는 이유가 완벽을 추구해서가 많으니까요. 자신감이 중요해요. 지금은 부족해 보여도 나중에 나아질 거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필요해요.

 

모춘: 또 음악에 비유하게 되는데요. 앨범으로 보면 스킷(Skit)으로 들어가는 곡도 있잖아요. 한 편을 완성도로 보면 부족할 수 있지만, 1년의 프로젝트로 보면 그 한 편이 또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요. 저희 누나도 유튜브 첫 영상 보고 괜찮은 커피숍 많이 가던데 왜 그런 동네 커피숍에서 찍었냐고 물어보더라고요.

 

소호: 전혀 개의치 않았던 게, 우리는 이미 좋은 카페도 많이 알고 있고. 원한다면 나중에 또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 영상이 첫 번째 편집이었어요.

 

모춘: 그 영상을 보면서 느낀 게 있어요. 예전에 같이 근무했을 때 소호가 기획 자료 만들 때의 흐름이 보이더라고요. 

 

대오: 장표를 잘 만드는 걸로 유명했어요. 

 

모춘: 이건 그냥 계속하면 되겠구나. 지금 어설퍼도 뭐 나아지겠지, 하고 스스로를 믿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융: 두렵지는 않았어요? 두려움을 어떻게 극복했어요?


모춘: 처음 모티비 시작할 때 이런 얘길 많이 들었어요. “흑역사 만들지 말고 포트폴리오 정리나 해. 그거 망하면 쪽팔려서 어떡해.” 저희는 그때 생각이 심플했어요. 망한다는 게 뭐지? 아무도 안 보는 거잖아요. 그럼 쪽팔릴 일도 없는 거잖아요. 어떻게 보면 그게 ‘유쾌함'의 장점 같아요. 그렇게 좀 가볍게 접근하는 거예요. 머리 긁적긁적하면서 될 줄 알았는데 안되네? 하는 거죠. (웃음) 

 

소호: 이상한 논리가 있어요. 저희는 말도 잘 바꾸거든요. 처음에는 오피스 워커, 프리워커라고 얘기하다가 오피스에 있어도 주체적으로 일하면 ‘프리워커’라는 결론을 내리고 프리워커를 통칭하는 것으로 바꿨어요. ‘바뀔 수도 있다’라는 걸 언제나 전제하고 가요. 고정된 게 없어요. 

 

융: 그럼 혹시 지금 시점에서 이제 막 모베러웍스 시작하던 때의 나에게 알려주고 싶은 게 있어요? 

 

소호: 알려준다고 해도 똑같이 할 것 같기는 해요.

 

대오: 별로 해줄 얘기가 없어요. 그때 마음과 지금 마음이 거의 비슷해요. 경험만 좀 더 쌓였어요.

 

모춘: 저는 절대로 건강을 챙기라고 하고 싶어요. 개인으로서 두 가지 꿈이 있어요. 건강한 생활인으로서가 있고, 재밌게 일하면서 돈도 잘 벌고 싶다는 게 있어요. 한쪽은 차곡차곡 가는데, 한쪽은 제자리인 것 같아요. 밸런스를 어떻게 잡아야 할지 아직 모르겠어요. 한 시간 더 야근하면 더 유명해질 수 있을 것 같은데.(웃음) 일이 너무 재밌으니까 계속하게 돼요.

 

소호: 그 욕심과 생활의 균형을 잡는 게 저희 숙제예요.

 

융: 모베러웍스에서 앞으로 더 하고 싶은 것도 많이 있을 것 같아요.

 

대오: 정말 많은데 아직 구체화되진 않았어요. 책으로 ‘우리는 지금까지 이렇게 살아왔다’ 하고 설명은 된 것 같아요. 그런데 아직 함축적인 결과물이 있지는 않아요. 저희를 대표하는 서비스든, 제품이든. 모베러웍스를 대표할 수 있는 무언가를 꼭 만들어야겠다는 목표는 있어요.

 

모춘: 저희가 제일 고민하는 포인트인데요. “모티비 너무 잘 보고 있어요. 근데 뭐 하는 팀이에요?” 질문을 받으면 설명하기가 어려워요. 정리되지 않은 생각들은 있어요. 제도권 시스템 안에서 완전히 자립하고 싶은. 저희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부자가 되고 싶은 거랑 좀 비슷해요. 저희가 인원도 적고 하니까 공간이든 서비스나 제품이든 한 번에 하기는 어렵겠죠?

 

대오: 아직 다 생각이잖아요. 우리의 사상을 어떤 특정한 그릇에 담아야 하는 숙제가 남았는데, 생각보다는 어려워요.

 

소호: 노동절에 하는 행사도 작년에 이어 두 번째인데요. 일하는 사람들이 놀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요. 예를 들면 언리미티드 에디션처럼. 모베러웍스라는 브랜드가 만드는 놀이터요. 지금은 그 과정의 중간에 있는 것 같아요. 하나의 세계관을 만드는 게 재밌는 작업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저희 생각에 공감하는 사람들을 계속 끌어모으고 그 사람들이 어떤 생태계를 만드는 그림을 그리는데 아직 구체적으로는 모르겠어요. 


2021년 5월 1일(토) 노동절부터 5월 9일(일)까지 이어지는 501 워크-숍



융: 모베러웍스의 다음 편이 궁금해지네요. 마지막으로 사이더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요? 사이더들은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고민인 분들과 내가 어떤 걸 좋아하는지 고민하는 분들이 많아요.  

 

모춘: 공통적으로 할 말 있어요. 진짜로 솔직하게 자기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는 거예요. 여러 질문에 솔직의 정도를 극한으로 끌어올려 답해보세요. 누브랜딩 킷을 통해서 해도 좋고요. 인터넷에서 백문백답을 써봐도 좋아요. 남에게 보여주지 않아도, 진짜 솔직하게 쓰면 부끄러워요. 바닥의 욕망이 뭔지 파고들어야 자기를 알 수 있는 것 같아요. 그 대답은 한 달 후에 또 바뀔 수 있고요.

 

소호: 나를 안다는 건 평생의 일이에요. 지금 저희는 저희를 잘 표현하고 산다고 생각하지만 이게 진짜 내가 아닐 수도 있고요. 이게 호흡이 인생 자체인 거예요. 그러니까 별로 조급해할 필요도 없고, 그냥 하던 대로 하면서 조금씩 찾아가면 돼요. 요즘 퍼스널 브랜딩도 키워드이고, 나를 표현해야 한다는 압박을 많이 가지는 분들이 있는 것 같은데요, 평생에 걸쳐서 해도 되는 일이란 걸 제 스스로에게도, 사이더들에게도 말씀드리고 싶어요. 

 

대오: 저희가 교조적인 걸 좋아하지 않아서 '이런 게 저런 게 좋습니다' 얘기를 드리고 싶지는 않아요. 하지만 확실히 변화가 고정값인 것 같아요. 뭐가 됐든 너무 많이 변하고 있어요. 가까이 있는 경우만 예로 들어도, 저희 어머니가 한자를 엄청 사랑하셨거든요. 마니아였는데 지금은 거들떠도 안 봐요. 지금 좋아하는 걸 나중엔 안 좋아하게 될 수도 있고. 지금 안 좋은 게 나중에 좋아하는 일이 될 수도 있어요. 그러니까 그냥 순간순간의 즐거움에 집중하면서 좋아하는 것들을 탐닉하면 좋겠어요.



Drawing for SIDERS (사이더들에게 직접 받은 질문들!)


인터뷰하는 내내 내가 느낀 것은 이들이 브랜드로서 전하는 메시지의 일관성이었다. 이런 꿈을 꾸는 사람들이라서 이런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던 거구나. 그 방식을 이렇게 일로서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구나.


천천히 해도 된다는 시즌 1의 메시지인 ASAP - As Slow As Possible. 시즌 2는 퇴사 후 뭘 하려고 하는 압박에서 벗어나자며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두낫띵클럽(Do Nothing Club)’ 숭, 규림과의 콜라보. 시즌 3은 모쨍이들과 함께 “어느 날 부자가 된다면? 일하는 사람에게 돈이란 뭘까?”등의 질문을 던지며 만들어간 Money Talk - Small Work Big Money, TMI(Too Much Income).


모베러웍스의 행보는 끝을 정해두지 않고 나의 ‘마음’과 ‘재미’를 따라갔을 때 어떤 일들이 펼쳐질 수 있는지 함께 보는 느낌이 든다. 그들이 꾸는 꿈에 함께 초대되어 회사 밖의 동료로서 여정을 함께하는 것만 같다. 비슷한 가치를 품고 계속해서 꿈을 꾸는 사람으로서, 주체적인 선택으로 나의 일을 만들어나가는 프리워커로서 모베러웍스의 행보에 동질감을 느낀다. 

 

이들이 꿈꾸는대로 자유와 모험, 재미를 좇는 어린아이의 동심을 닮은 마음들을 지켜나가면서 돈도 왕창 벌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일해도 된다’고 미워할 수 없는 귀여움과 위트로 무장한 채 세상에 던지는 잽잽펀치가 지속되었으면 좋겠다. 이게 고작 1년 반 동안 생긴 모험기다. 앞으로 또 얼마나 엉뚱하고 재밌고 멋진 일들을 만들어나갈까. 이 시리즈가 앞으로 계속될 거란 사실이 든든하고 행복하다. 501 워크-숍도, 앞으로의 모베러웍스도 모르는 사람 없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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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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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보고 싶은 거 다 하고 살아요!


SIDE에선 의심 대신 응원을,
현실적인 이유로 반대하기 전에
함께 이룰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합니다.

다양한 색깔을 지닌 여러분의 스펙트럼이 펼쳐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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