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부님의 콘텐츠를 보고 처음으로 가계부를 써볼 생각을 했다. 명품 언박싱이 아닌 가계부 언박싱을 하고, 자칫 어려울 수 있는 재테크 이야기도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풀어낸다. 사랑스럽고 재밌게 찰떡같이 설명하는 입담에 빠져들다가 공감을 부르는 콘텐츠에 어느덧 나도 해볼까? 생각해보게 된다.
돈 얘기 밝게 하는 사람. 짠부님을 너무나 잘 표현하는 문장이지만, 사이드에서는 돈을 넘어서 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다. 극강의 욜로족이었던 사람이 내 집 마련이라는 꿈을 꾸며 유튜버 김짠부로 거듭나기까지. 2~3년 사이에 급 성장을 이룬 짠부님의 여정에는 여러 가지 크고 작은 꿈들을 현실로 끌어당기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종잣돈 1억을 모으고, 내 집 마련을 하고, 퇴사 후 본격적으로 뛰어든 유튜브는 현재 구독자 수가 44만명을 넘었다. 여러 곳에서 강연을 하고, 미디어에 소개 되고, 매일 입고 나올 정도로 그렇게 좋아하는 널디 운동복 협찬도 받았다. 1인 기업가이자 크리에이터로 유튜브, 블로그, 카페, 팟빵을 운영하며, 2020년에 첫 책인 <살면서 한 번은 짠테크>를 내고 현재는 두 번째 책을 쓰고 있다. 여러 가지 꿈을 이룬 시점에 짠부님은 또 어떤 꿈을 꾸고 있는지 궁금했다.
융: 짠부님이랑은 꿈 얘기를 나누고 싶었어요. 짠부님은 욜로족 시절부터 현재까지. 2~3년 사이에 급격한 변화와 성장이 있었잖아요. 돌아보면 어떤 기분이에요?
짠부: 한 사람의 인생이 완전히 뒤집힐 수 있는 시대 같아요. 그렇게밖에 표현이 안 돼요. 저는 고졸에 방송국도 계약직이었잖아요. 저는 행복의 역치가 낮은 사람이라, 옛날부터 원하던 방송국에서 일하니까 그때도 행복했어요. 그런데 사람한테 자극이 올 때가 있잖아요. 누구는 이렇게 한다. 어디에서 일한다. 이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 완전히 아무렇지도 않았던 건 아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처음으로 하고 싶은 게 생겼고, 그게 유튜브였어요. 이걸로 돈을 벌겠다고 생각한 건 아니었는데, 그렇게 시작한 게 저의 인생을 완전히 뒤집은 거예요.
짠부님의 첫 영상을 보면 "유튜브 시작하기"를 검색하는 모습도 나온다
융: 첫 영상이 브이로그잖아요. 최근에 다시 본 적 있어요?
짠부: 최근에는 못 봤지만 가끔 봐요. 제가 더 자주 보는 영상이 있어요. 친구들이랑 제 생일에 모여서 수다 떨면서 우리 진짜 유튜브 하자, 이렇게 말하는 영상인데요. 30분 얘기한 걸 30초 정도로 편집한 영상인데 이렇게 해볼까? 이야기하는 그 날것의 영상을 보면 진짜 첫 시작점이 생각나요.
융: 그 과정이 다 기록되어 있는 게 너무 의미 있을 것 같아요. 짠부님은 1인 기업가이자 크리에이터로 블로그, 팟빵, 카페, 유튜브 등 다양한 채널을 운영하고. 책도 쓰고 있잖아요. 여러 일을 동시에 하고 있어서 일주일을 어떻게 보내는지 궁금했어요.
짠부: 저는 루틴 이런 거 없고, 막 살아요. 눈 떠질 때 일어나고 ‘나는 왜 이러지’ 한탄해요. (웃음) 촬영이 있으면 촬영하고, 편집을 해야 하면 편집하고. 이렇게 스케줄 따라서 움직이고 있어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저녁에는 팟빵을 해요. 제가 힘들었던 시기에 시작했는데, 힘든 걸 그냥 말하기만 해도 도움이 되는 게 있더라고요.
융: 루틴이 없다고 하지만, 딱 정해진 계획이 아니더라도 아마 알게 모르게 있을 거예요. 매일 저녁에 팟빵을 하는 것도 짠부님의 루틴이라고 볼 수 있고요! 팟빵에 모여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달라요?
짠부: 제가 찐짠이들이라고 부르거든요. 퍼널이라고 표현 많이 하잖아요. 저는 찐짠이들이 가장 끝에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서 항상 감사해요.
썸네일 찍다가 들킨 짠부님
융: 저의 주변에도 찐짠이들이 많이 있더라고요. 욜로족이었다가 다르게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만든 계기가 있었어요?
짠부: 저는 저라는 사람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을 해보게 된 게 비교적 최근이에요. 예전에는 이런 생각을 잘 못했는데요, 저는 주변 영향을 엄청 받는 사람인 거예요. 욜로족이었을 때는 술로 친해진 사람들이랑 술을 많이 마셨어요. 그 커뮤니티 안에서는 외모, 몸매 평가가 많은 곳이라, “김지은"이라는 인간이 아니라 예쁜 여자에 저를 맞추고 살려고 했던 것 같아요. 미래 걱정 없이 한 2년을 놀다가 26살이 됐을 때 현타가 오더라고요.
다른 사람들은 일찍 온 거라고 하는데, 저는 스무 살 때부터 일을 해서 6년간 사회생활을 한 거잖아요. 그런데 아무것도 이룬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모아둔 돈도 없고. 이렇다 할 커리어가 있는 것도 아니고.
융: 어떤 사건이 있었다기보다는 자연스럽게 그런 생각이 든 거예요?
짠부: 기억나는 사건이 있어요. 제가 3일 동안 잠도 안 자고 술을 마신 적이 있어요. 제가 용인에 사니까 엄청 놀고, 새벽에 찜질방 가서 자고, 바로 출근하고. 이걸 3일 동안 반복한 적이 있어요. 며칠을 연달아 쪽잠을 자니까 아침에 버스를 탔는데 잠들어서 종점까지 가서, 버스가 모여있는 정류소에 도착해서 아저씨가 깨워서 일어난 적이 있거든요.
그때 제가 수련회에 가는 꿈을 꿨는데요, 일어났는데도 제가 수련회에 왔다고 착각을 한 거예요. 꿈속에서 302호가 제 방이었고, 현실과 구분이 안 되는 채로 오피스텔 들어가서 방문을 똑똑 두드렸는데, 안에서 어떤 여자분이 “누구세요?” 부를 때 정신이 돌아왔어요.
융: 와 엄청 신기한데요.
짠부: 뭔가 영화 같죠. 그때 정신이 깨고, 오피스텔 밖으로 나와서 저도 놀란 거죠.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때 당시에 부모님이랑 전원주택에 살았는데요, 내가 이런 곳을 내 능력으로 살 수 있는 날은 올까? 이런 생각도 하고. 시작은 되게 비관적이었어요.
융: 시작이 비관적이었지만, 여러 꿈이 이뤄질 수 있게 만들었던 힘은 뭐였을까요? 그렇게 각성하고 재테크를 시작한 거예요? 저는 짠부님 책 <살면서 한 번은 짠테크>에서 짠테크가 내가 나를 알아가는 방법이라고 표현한 게 인상적이었어요.
짠부: 짠테크는 수단이에요. 그 안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면 결국 계속 질문을 던지는 삶이 있어요. 저는 그전까지 한 번도 제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본 적이 없었어요. 어떻게 살고 싶어? 너는 누구야? 이 돈은 왜 쓴 거야? 이런 질문들이요. 그냥 남들이 사니까 나도 사고. 국민템이라니까 사고. 그러다가 “왜 샀어?”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돈을 아끼기 시작했어요.
이걸 왜 샀는지 끝까지 파고들어 보면, 생각보다 별 이유가 없는 거예요. 이 옷을 왜 샀어?라고 했을 때, 남들에게 잘 보이고 싶다는 마음이 있는데. 정작 남들은 제가 어제 뭘 입었는지 기억을 못 하더라고요.(웃음) 26년만에 처음으로 제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기 시작하고, 돈을 아끼자에서 돈을 모으자, 어떤 일을 해보자로 생각이 넘어가게 됐어요.
융: 많은 사람들이 짠부님에게 공감하는 이유가 그 시작점에서 현재로 오기까지의 과정을 솔직하게 모두 보여줬기 때문인 것 같아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게 중요하다는 말 너무 공감 가요. 그 과정을 공유하면서 짠테크가 짠부님의 분야가 된 거잖아요.
짠부: 저는 재테크도 자기 계발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재테크가 인생의 전부가 되는 게 아니라, 자기 계발의 한 종류라고 생각해요. 실제로 저는 짠테크를 시작하고 내가 나에 대해서 더 잘 이해하게 되었으니까요.
짠부님의 "김짠부 재테크" 채널에 짠부님의 여정이 기록되어 있다
융: 저는 그 말에 설득이 돼서, 제가 가계부 쓰고 이런 걸 정말 못하는데, 짠부님 보면서 거의 처음으로 나도 해볼까? 이런 생각들이 들었어요. 짠부님은 알을 깨고 나왔다고 느낀 순간이 있어요?
짠부: 저는 나를 알고 나답게 변화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는요. 제가 사람을 좋아하는 걸 단점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어요.
융: 왜요?
짠부: 너무 공감 능력이 커서 감정에 깊이 빠지는 편이에요. 남의 퇴근길까지 상상하거든요. 얼마나 힘들까, 이런 생각에도 잘 빠지고요. 그런데 단점인 줄 알았던 걸 강점으로 승화시킬 수 있더라고요. 저는 메타몽처럼 흡수하는 사람이란 걸 깨달았어요. 예전에는 주변 사람들에게 휘말려서 매일 술을 마셨다면, 지금은 주변 좋은 사람들로부터 건강한 자극을 받아요. 공감능력이 좋은 게 유튜브를 할 때 도움이 많이 돼요. 제 또래의 하루를 상상하면 유튜브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너무 잘 보여요.
융: 저는 그걸 단점으로 생각했다는 게 신기해요! 공감 능력이 짠부님의 가장 큰 능력이라고 생각해서 이걸 활용해서 하고 싶은 일이 있는지 물어보고 싶었거든요.
짠부: 한 편으로는 공감능력이 커서 감정 소모가 클 때도 있으니까 단점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제가 이걸 장점으로 승화했고, 단점인 줄 알았던 게 사실은 내 강점이라고 인정하고 받아들인 순간이 저에겐 알을 깬 순간이었어요.
융: 저는 공감 능력이 엄청난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짠부님 영상은 어려운 주제도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게끔 쉽게 풀어주잖아요. 갤럽 강점 결과도 1위가 공감이라고 하지 않았어요?
짠부: 맞아요. 1위가 공감이에요. 전략, 배움 이런 게 나오면 좀 멋있어보이잖아요.(웃음) 제 강점은 ‘그냥 사람 좋다는 건가' 생각했는데요, 스톤에 박상훈 대표님이 한 마디를 해주셨어요. "공감은 주변 사람이 너무 중요하다. 다 흡수한다." 이 한 마디로 제가 어떻게 가야 할지 길이 보이더라고요. 내가 부러워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을 다 만나고 다니자. 이렇게 인정하니까 술술 풀렸어요. 약점을 보완하는 것보다 강점을 강화시키는 게 낫다는 말이 그때 와닿았어요.
융: 저는 공감이 인간이 가진 가장 대단한 능력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내가 아닌 누군가의 입장에 그대로 들어가 공감할 수 있으면 세상의 많은 일이 해결될 것 같거든요. ‘공감’은 제가 평생 지키고 싶은 가치 세 가지 중에 하나예요. 그래서 또 연결되는 질문인데요, 짠부님에게는 삶에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있어요? 많은 것이 변해도 내가 지키고 싶은 가치요.
짠부: 저는 “같이" 가는 거요. 혼자 하는 것보다 같이 하는 게 좋아요. 에펠탑도 누가 옆에서 ‘예쁘지’ 이래야 더 와닿는 사람이에요. 혼자서만 잘 먹고 잘 사는 건 제가 원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제가 팟빵을 시작한 이유도 제 구독자들에게 제 하루가 어땠는지를 알려주고 싶어서 였거든요. 나 진짜 별 거 없는데, 그렇게 대단하게 안 봤으면 좋겠어. 너희랑 똑같아. 할 수 있어. 이런 걸 알려주고 싶어서 팟빵을 시작했어요.
융: 그래도 짠부님은 대단해요. 혼자서도 독립적으로 설 수 있게 되면, 다시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나 혼자 뿐만 아니라 같이 가고 싶다는 마음이요.
짠부: 실제로 그런 댓글이 많았어요. 회사원 김지은을 좋아했던 건데, 퇴사하고 너무 커졌다. 이제는 몇백억 자산가들 만나서 인터뷰하니까 멀게 느껴진다. 그 마음도 이해하지만, 여전히 저는 모르는 게 많아요. 그래서 같이 가자는 이야기를 계속하고 싶어요.
융: 저는 그걸 결과에 집중하는 사람과 과정에 집중하는 사람이라고 표현해요. 결과를 보는 사람들은 부러워만하다가 끝날 수도 있는데, 과정을 보는 사람들은 그 사람의 노력을 보고, 배울 점들은 배워서 함께 성장하는 것 같아요. 그건 누가 해줄 수 있는 게 아니라 개인의 선택이고 역량이에요.
짠부님은 좋아하는 일로 돈도 잘 벌게 되었잖아요. 예전에 저축할 때랑 지금이랑 마음가짐에 변화가 있어요?
짠부: 최근에 청년 희망적금을 들었어요. 그런데 돈을 아끼는 건 시드머니 모을 때까지가 맞는 것 같아요. 목표한 금액 5천이면 5천, 1억이면 1억. 거기까지 시드를 모으고 이후는 투자로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꼭 주식, 부동산 투자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투자하는 걸로 넘어가야 해요. 짠테크의 단점이 계속 의심하는 데 있어요. 이 돈을 이만큼 쓰는 게 정말 가치가 있을지 너무 오래 고민하는 거예요. 저랑 반대로 사는 분들이 몇 명이 있어요. 드로우앤드류님, 숭님. 그런데 그분들은 소비가 투자로 이어지잖아요. 고민하는 것도 시간을 쓰는 거니까 저도 투자의 단계로 넘어가려고 노력해서 넘어왔어요.
융: 짠부님을 이렇게 열심히 일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뭐예요?
짠부: 가족이랑 구독자 분들, 그리고 팟빵에 찐짠이들이요. 저는 사람 없이는 살 수 없는 것 같아요.
융: 이것도 "같이"로 귀결되네요. 저는 이 메시지가 좋아요. 요즘에 “이기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말도 많이 나오잖아요. 남의 눈치 보느라 내 인생을 넘겨주지 말자는 뜻인데, 이기적으로 나 혼자만 잘 먹고 잘 살자, 다른 사람은 신경 쓰지 말자는 뜻은 아닌 것 같거든요. 내가 어느 정도 채워지고 나면 ‘내가 어떤 걸 나눌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되는 것 같아요. 짠부님의 콘텐츠를 보면 가족이랑 서로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이 유난히 더 느껴졌어요.
짠부: 저는 외동딸인데 가끔 의아했어요. 이렇게 부모님 사랑을 받고 자랐는데 왜 이렇게 자존감이 낮지? 왜 이렇게 눈치를 보지? 제가 15살 때부터 19살까지 필리핀에서 가족들하고 떨어져서 살았거든요. 한국인 30 명하고 같이 지냈는데 제가 막내였고, 성격은 거기서 형성이 됐던 것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일을 해봤어요. 알바도 하고, 3개월 동안 미용실 실장도 해보고, 중소기업도 다녀보고. 그런데 제가 뭘 하든 저희 부모님은 가족이랑 함께 있는 시간만 있으면 된다고 하고, 항상 긍정의 말을 하셨어요.
융: 지금 짠부님 보면 뭐라고 하세요?
짠부 : 엄청 좋아하세요. 엄마가 늘 학력이 다가 아니다, 자식에게 좋은 말을 해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저를 키우셨는데 요즘의 저를 보면서 ‘역시 내가 맞았어!’하며 좋아하시죠. (웃음)
융: 진짜 자랑스러워하실 것 같아요. 전원주택에서 살았던 게 짠부님에게 영향이 있었어요?
짠부: 한때는 전원주택을 미워한 적이 있었어요. 집 값이 오르고 그런 곳은 아니니까요. 그런데 다시 본질로 돌아와서, 인간은 자연과 가까이 살아야 한다는 걸 느꼈어요. 문을 열자마자 마당이 있고, 나무가 바람에 산들 거리고, 산이 보이고. 이런 곳에서 살아본 경험에 감사해요.
융: 짠부님 책에서 돈을 모으다보니 가지고 있는 것들에 감사하게 됐다는 말이 생각나네요.
짠부: 제가 가진 것들도 당연한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 화목에 대해서도 누군가에게는 상처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런 얘기도 잘 안 하게 됐어요. 물질적인 도움이 없었어도, 사랑을 받으며 자랐다는 게 엄청난 걸 받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융: 제일 큰 축복인 것 같아요. 시간이 흐를수록 세상에 당연한 건 없다는 생각을 좀 하게 되는 것 같고요. 지금은 짠부님의 세계를 확장하는 시기 같은데 어떠세요?
짠부: 사실 3일 전까지만 해도 안개가 가득한 것 같았어요. 다시 회사를 들어갈까 고민도 되고. 어떻게 이게 40만 유튜버일까 싶을 정도로 저는 체계가 없거든요. 금요일에 영상 올라가야 하는데 목요일 전까지 작업하고.
융: 벼락치기에 강한 ENFP들…
짠부: 그런데 며칠 전에 안개가 걷히는 느낌을 받았어요. 사무실도 새로 구하고, 올해가 다시 기대되기 시작했어요.
보기만해도 기분 좋아지는 크리에이터 모임 #류리르짠 💗 (드로우앤드류, 일헥타르, 허대리, 김짠부)
융: 어떻게 안개를 걷어냈어요?
짠부: 어제 허대리님을 만났거든요. 허대리님을 만나면 마음이 씻기는 느낌이 들어요. 제가 생각이 많아서 여러 가지를 꼬아놓는 스타일인데요, 솔루션은 심플하더라고요. 김지은이 김짠부에게 잡아먹히지 말 것. 저는 제가 재테크에 인생을 걸어야 할 것만 같은 위치인 거예요. 100억 목표. 그런데 이게 뭔가 제 목표가 아닌 것 같은 거예요.
허대리님이랑 대화를 나누고 알았어요. 김짠부는 김지은의 포트폴리오 중에 하나예요. 재테크는 풍요로운 인생을 위한 한 가지의 버튼일 뿐이지, 여기에 인생 전체를 걸 필요는 없다는 메시지를 더 전하고 싶어요. 그래서 올해는 무조건 더 빨리 가자! 이게 아니라, 압축해서 단단하게 천천히 가고 싶어요.
융: 제가 아는 급성장을 이룬 사람들은 다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요. 영향력을 가지게 된 만큼 책임감도 느껴지고요. 여러 상황이 있겠지만 짠부님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는 걸 꼭 기억하시면 좋겠어요. 일도 확장하고 있지만, 작년에 결혼도 하시고! 삶에 있어서도 확장하는 시기란 생각을 했어요.
짠부: 저는 프리랜서라서 그런지 결혼하고 나니까 너무 좋아요. 저는 원래도 감정적인 사람인데, 기분이 엄청 좋았다가도 악플 보면 바로 힘들어지기도 하거든요. 그럴 때마다 옆에서 잡아주는 사람이 있어서 감사하고 좋아요. 진짜 내 편이 있다는데서 오는 안정감이 커요.
융: 너무 좋네요. 저축하기, 내 집 마련하기, 결혼, 작업실 구하기 등. 여러 가지 꿈이 하나씩 현실이 되고 있잖아요. 그런 걸 보면 어때요?
짠부: 가끔은 안 믿겨요. 지금 구독자가 44만 명인데, 누가 구독 버튼을 눌렀으니까 된 거잖아요. 감사하면서 한 편으로는 무섭기도 해요. 내 레벨을 더 채워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심리적으로 책임감이 엄청나게 들어요.
융: 그럴 것 같아요. 영향력을 가지게 된 거잖아요. 그 영향력이 생겨서 지금 꾸는 꿈이 달라진 게 있어요?
짠부: 예전에는 잘 먹고 잘 살자. 이 생각을 많이 했는데요, 요즘에는 내가 진짜 어른으로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게 돼요. 돈이라는 주제에 있어 뭔가를 말할 수 있는 위치가 되었는데, 그냥 돈 모으자, 돈 벌자. 이걸 넘어서 어떻게 더 좋은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지가 고민이에요.
융: 이 인터뷰를 보는 분들이 짠부님이 이런 부분까지 고민하고 있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어요! 책임감과 선한 마음이 느껴져요. 최근에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예요?
짠부: 최근에 <돈의 심리학>이란 책의 추천 영상을 올렸어요. 댓글 이벤트를 했는데요, 저는 300명 정도를 예상했는데 거의 1,300명이 댓글을 달아주신 거예요. (지금은 댓글 2,700개가 넘었다.) 샤이 구독자들도 많이 나타나서 댓글을 달았어요. 언제부터 김짠부를 구독했고, 이제야 써본다면서요. 가만히 있던 분들도 댓글을 달아주셨는데요. 내 영상을 보고 누군가가 변화를 하긴 했구나, 이게 실감이 나서 기분이 좋았어요.
융: 짠부님은 자랑스러워해도 되죠! 짠부님에게 선한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 수십만 명이잖아요. 혹시 꿈꿨던 것들 중에서 아직 이루지 못한 게 있어요?
짠부: 꿈을 잘 안 꾸게 된 것도 있어요. 제가 생각하지도 못했던 일도 이뤄지기도 해서요. 그런데 그건 있어요. 사무실 구했으니까 찐짠이들 초대해서 팟빵을 같이 해보고 싶어요.
융: 뭔가 짠부님스러운 꿈이라서 좋아요. 지금 시점에서 과거의 김지은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줄 수 있으면 언제로 돌아가서 어떤 말을 해주고 싶어요?
짠부: 제가 작년 초에 결혼을 미루려고 했을 때가 있거든요. 그때의 저에게 너 별거 아니다. 제일 소중한 사람을 잊지 마라. 이렇게 말해주고 싶어요.(웃음)
융: 오늘 인터뷰만 봐도 짠부님이 얼마나 사람들을 좋아하고 사랑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가 느껴져요. 마지막으로 사이더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요?
짠부: 절대 조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제가 최근까지도 너무 조급했던 것 같거든요. 최근에 읽은 게리 비의 <부와 성공을 부르는 12가지 원칙>에서도 이야기해요. 우리 이제 100세가 아니라 120세까지 살 것 같다고요. 정말 천천히 가도 괜찮아요. 방향을 잘 잡는 게 더 중요해요. 지금 걸어가는 길을 가면서 옆에도 둘러보면 좋겠어요. 나를 성장시키는 비교는 괜찮은데, 나를 깎아내리는 비교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짠부님이 누군가와의 비교를 막기 위해 그렸던 그림
제가 그린 그림이 있거든요. 같은 길을 모두가 달리고 있어서 내가 뒤쳐지는 게 아니라, 동그라미에서 출발해서 각자의 출발점에서 각자의 길을 가는 거예요. 세상에는 78억의 인구만큼 78억 개의 이야기가 있어요. 서로 다른 이야기라는 게 얼마나 좋아요. 그러니까 나다움에 집중해서 나만의 이야기를 그려나가면 좋겠어요. 사이더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마지막으로 최근 짠부님이 올렸던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나누고 싶다.
내가 요즘 자주 하는 생각
- 진짜 내가 왜 40만이지. 겸손 아니고 진짜 의아하고 신기함.
- 왜냐면...2030 재테크 유튜버들 중에 내가 재테크 제일 모르는 것 같아서...🌝 ㅎ
- 그래서 몇몇 재테크 유튜버분들이 "진짜 김짠부가 왜 40만이냐 어이없음" 할 거 같다는 상상을 함. 1000% 이해됨.
- 그나마 내가 유일하게 자랑할 수 있는 건 '모르는 걸 모른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인 거 같음. 그거 말곤 없음 정말루...
- 무튼, 그래서 자꾸 누군가에게 용기를 주고 싶음. 나는 내 몸뚱이랑 평생을 살아서 나라는 사람을 너무 잘 아니까. 내가 이런 응원을 받을 인간이 아니라는 걸🥺
- 정말 아싸도 인싸도 아닌 그럴싸의 삶. 이름부터 생긴 것까지 모든 게 평범 그자체.
- 근데 나만 가진 평범함이 곧 특별함인 거 같음. 너무 감사하게도 그런 판이 펼쳐져 있는 세상이고!
- '난 글렀어'라고 생각하는 그 마음이 뭔지 아는데 진짜 약간의 희망이라도 가져봤으면 좋겠다...!!!
- 그래도 여전히 내가 왜 40만인지 모르겠음. 매일 겸손과 쭈굴 그 중간 어디쯤을 떠도는 중...
모르는 걸 모른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 타인의 입장으로 들어가 내 일처럼 느끼는 공감 능력. 혼자가 아니라 "같이" 가고 싶다는 마음. 짠부님이 여러 꿈을 이루게 된 시작점에는 자칫 평범해보여서, 말랑말랑해보여서 지나칠 수도 있었던 작고 소박한 마음들이 있었다. 시작이 비관적이었어도, 사랑과 나눔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드럽고 선한 마음이 얼마나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 짠부님의 여정을 보면 알 수 있다. 왜 구독자 40만인지 본인은 의아하다고 하지만 짠부님이 직접 표현했듯이 그만이 가진 평범함은 특별함이 되었다.
재테크도 자기 계발의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 돈을 주제로 하지만, 숫자에만 집중하는 성공보다 의미있는 성장을 지향하는 사람. 앞으로 짠부님이 또 스스로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고, 어떤 답을 찾아나갈지 있는 힘껏 응원하고 싶다. 조용하게 응원하던 사람들이 판을 깔아주니 어느 순간 등장했듯이, 누군가 생각 없이 던진 한 마디에 마음이 동요할 때면, 짠부님이 가진 이 선한 마음들을 알아보고 아끼는 사람들이 수십배로 훨씬 더 많다는 걸 꼭 기억해주길!
해보고 싶은 거 다 하고 살아요!
SIDE에선 의심 대신 응원을,
현실적인 이유로 반대하기 전에
함께 이룰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합니다.
다양한 색깔을 지닌 여러분의 스펙트럼이 펼쳐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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