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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시작할 
용기를 얻고 차근히 
움직입니다

아침을 좋아하는 브랜드 마케터 윤진

매거진 아침. 독립출판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한 번쯤은 만져보고, 접해보고, 들어봤을 이름. 아침에 읽기 좋은 글에 뒤집으면 포스터로도 손색없는 사진과 디자인, ‘아침다운' 또렷한 색깔로 확실한 팬덤을 보유한 아침을 6년째 만들어오고 있는 윤진을 만났다. 사이드에서 인터뷰를 해야겠다고 결심한 이유는 그가 사실은 IT/스타트업 기반으로 오래전부터 일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에 다니면서 아침 만드는 일을 병행했다. 아침은 사이드 프로젝트처럼 취미로 가볍게 시작했지만 이미 하나의 브랜드가 되었다. 새롭게 일을 시작하고 꾸준히 키워나가는 비결을 물었다.

SIDE X 윤진 | ST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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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매거진의 시작
내게 중요한 가치와 소재를 모으다

융: 진을 ‘아침 매거진'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을 것 같은데, 알고 보면 스타일쉐어 출신에 현재는 소셜 독서 플랫폼 텍스처에서 브랜드 마케터로 일하고 있잖아요. 손으로 만지는 독립출판물을 꾸준하게 만들면서도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대비가 재밌어요. 사이더들도 아침 매거진을 만드는 사람이 이런 일을 하고 있구나! 하고 놀랄 것 같아요. 한편으로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이렇게까지 할 수 있구나' 생각이 드는 부분도 있고요.

 

우선은 아침 매거진에 대한 얘기를 먼저 해볼까요? 어떻게 만들게 된 거예요?

 

윤진: 순수한 동기였어요. 너무 하고 싶다는. 학창 시절부터 잡지와 종이에 매료되어 있었어요. 도서관에 매달 잡지를 보러 가고, 잡지마다 다른 종이의 질감을 느끼기를 좋아했어요. 해외 잡지는 얇고 바스락 거리는 그 느낌이 좋은 거예요. 종이 재질이 달라지니까 텍스트도 다르게 보이고요. 

 

융: 잡지 얘기를 하면서 종이 질감을 먼저 말하는 게 인상적이에요. 원래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어요?

 

윤진: 시각적인 자극에 반응을 하는 편인 것 같아요. 스무 살 때 패션 연합 동아리를 하면서 ‘르데뷰'라는 이름의 매거진을 만들었어요.


여전히 살아있는 르데뷰 매거진


 

융: 역시 뭔가를 계속하고 있었군요.

 

윤진: 그때 잡지 마케팅을 했는데, 입점처도 뚫고, 스타벅스에 찾아가서 대학생 매거진인데 넣어달라고 하고 그랬어요. 

 

융: 스타벅스예요? 안 떨렸어요?

 

윤진: 떨렸죠. 그래도 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어요. 스타벅스에도 매거진이 놓였었어요. ‘르데뷰'는 제가 3기로 활동했는데 지금은 더 오래됐을 거예요. 아무튼, 대학생 때부터 잡지도 좋아하고, 패션에 관심이 많아서 패션 마케팅을 할 생각으로 겐조 코리아에서 인턴을 했어요.

 

융: 겐조 코리아라니! 잘 어울려요. 

 

윤진: 막상 안에서 일을 해보니까 해외가 궁금해지더라고요. 정부에서 하는 WEST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요, 카플란 뉴욕에서 6개월 동안 어학연수를 하고 나머지 1년 동안 인턴십을 하는 프로그램이었어요. 2012년부터 1년 반 동안 뉴욕에서 공부하고 일을 했어요. 주얼리랑 스카프를 만드는 4~5명의 작은 회사였지만 재밌었어요.

 


융: 계속해서 새로운 얘기가 나와서 놀라워요. 20대 초반부터 주체적이었네요. 갈 때 아는 사람이 있었어요? 두렵지는 않았어요?


윤진: 아는 사람 없었죠. 그래도 뉴욕이 너무 궁금했어요. 친구들도 제가 갑자기 사라져서 놀랐을 거예요. 별로 무섭지도 않았어요. 뉴욕이라는 도시를 너무 사랑해서 꼭 가보고 싶었거든요. 어떤 계기를 통해서 주체적으로 움직이게 됐다기보다는, 그런 체질이었던 것 같아요. 부모님이 저랑 언니를 ‘따뜻한 방목형'으로 키웠어요. 제가 뉴욕에 간다고 할 때도 엄마가 그랬거든요. 네가 원하는 대로 하고, 너의 집은 여기 있으니까 안전하게 잘 돌아오라고. 엄마가 유치원 선생님인데 원하는 대로 놀게 해주었거든요. 어렸을 때부터 그래서 많이 놀기도 했는데, 공부도 좋아했어요. 항상 그 경계에 있는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융: 노는 것도 좋고, 공부하는 것도 좋고. 그 마음 저도 공감해요. 공부하면서도 많이 배우지만, 놀면서 배우는 것도 진짜 많잖아요.

 

윤진: 맞아요. 뉴욕에서 지낸 시간이 저의 가치관에 많은 영향을 미쳤어요. 아침 매거진을 만드는 데도 도움을 받았고요. 혼자 지내면서 저를 잘 보호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항상 했어요. 뉴욕에 올 때는 백 도화지 한 장을 들고 왔는데, 밑그림을 잘 그리고, 색칠까지 해서 예쁜 그림을 완성해서 한국에 돌아가고 싶다고요. 그래서 매일 새벽 네시 반에 일어났어요.

 

융: 새벽 네시 반이요? 와… 

 

윤진: 영감이 너무 많은 도시니까 제가 감당할 수가 없는 거예요. 이렇게라도 시간을 내지 않으면, 기록되지 않으면 다 날아갈까 봐 불안했어요. 저의 돌아갈 날은 정해져 있으니까요.

 

융: 끝이 정해져 있으니까 뉴욕을 누리는 그 현재가 그렇게 소중했던 거군요. 와… 그래서 일상에 아침이 생기면 얼마나 좋은지를 그때 깨달은 거예요?

 


윤진: 네. 그전까지는 그렇게까지 하진 않았어요.

 

융: 전 이 이야기가 너무 재밌어요. 사실 똑같은 시간인데 뉴욕에 있었기 때문에 ‘끝'을 생각해보게 된 것도 그렇고요. 이게 ‘미라클 모닝' 이 트렌드가 되기도 훨씬 전이잖아요. 메시지는 비슷한데, 아침 매거진이 풀어내는 방식은 부드럽고 자연스러워요. 성공을 위해서 애쓰는 느낌이 아니라 좀 힘을 빼고 쉼을 주는 느낌이거든요.

 

윤진: 핵심은 같지만 풀어내는 방식이 달라요. 아침과 같은 메시지를 다르게 전하는 것들을 계속 보게 돼요. 아침만의 방법을 항상 고민해요. 뉴욕에서의 경험 덕분에 ‘아침'에 대한 공고한 뿌리내림이 있었어요. 그때 글과 사진으로 기록을 많이 했어요. 시리얼에 대한 관심도 뉴욕에서 생겼죠. 마트에 가면 예쁜 상자가 너무 많은 거예요.

 

융: 하하. 시리얼 박스들 진짜 예쁘죠. 

 

윤진: 한국 가기 전까지 하나씩 다 먹어본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일주일에 한 박스씩 먹었던 것 같아요. (웃음)

 

융: 아침의 뿌리가 어디서 왔는지를 알게 됐네요. 그래서 어떻게 1호를 만들게 된 거예요? 같이 일하는 팀도 멋진 사람들이 모여 있잖아요. 

 

윤진: 아침의 소재가 많이 모인 상태에서 매거진 이름까지 만들어서 한국에 돌아왔어요. 저는 글을 쓸 수는 있지만, 사진을 찍거나 레이아웃을 잡는 건 원하는 만큼 못하겠더라고요. 주변에 탐색을 시작하면서 계속 말을 하고 다녔어요. 

 

“나 이런 거 할 거야. 이런 아이디어가 있어.” 

 

그러니까 반응하는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저의 친언니가 비주얼을 잡아주게 됐고, 스무 살 때 ‘르데뷰'를 같이 하던 포토그래퍼 오빠가 진짜 포토그래퍼가 된 거예요. 그리고 한국 돌아와서 인턴십 할 때 동기 친구가 디자인을 맡았어요. 그렇게 사람이 모인 거예요. 1호만 할 줄 알고 도와주겠다고 한 거였는데 코가 꿰인 거죠. (웃음)

 

융: 지금 아침 매거진 멤버들이 6년 전부터 아는 사이였다니… 1호만 할 줄 알았다고 했지만 초기의 브랜딩, 레이아웃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인상적이에요. 길게 본 것도 아닌데 일관성이 유지된 건 모인 사람들의 센스였던 걸까요?

 

윤진: 그것도 한몫하는 것 같고 원하는 게 확고히 있으니까. 이게 쉽게 안 변하더라고요. 모마 PS1에서 열리는 뉴욕 아트북페어에서도 영향을 많이 받았죠. 온갖 형태의 진(ZINE)이 다 있으니까요. 제가 1, 2호에 영문판을 만들었던 이유가 뉴욕 아트북페어에 참가하고 싶어서도 있어요. 

 

융: 진짜 멋있다.

 

윤진: 이게 신기한게 뉴욕은 못 갔지만, 도쿄 아트북페어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해외 진 발행하는 분 눈에 띄어서 츠타야에 아침 영문판이 들어갔었거든요.

 

융: 대박!

 

윤진: 츠타야 서점을 너무 좋아해서 일본 여행 가면 몰래 아침 진열해놓고 도망오고 그랬는데 꿈 같던 순간이죠. 



스타트업에서의 일과 아침
- 역량을 키우고 시너지를 내다

융: 스타일쉐어 들어가기 전에 1호가 나온 거예요?

 

윤진: 아니에요. 스타일쉐어 들어간 바로 다음 해부터 시작했어요. 2014년에 스타일쉐어에 입사했고, 아침은 2015년에 나왔어요.

 

융: 스타일쉐어의 폭발적인 성장을 다 목격했잖아요. 여기서 몇 년 일했죠?

 

윤진: 7년이요.

 

융: 그러니까요. 내가 선택한 스타트업도 매해 성장하고, 내가 만든 내 일도 성장하고. 어땠어요?

 

윤진: 배우는 게 진짜 많았죠. 제가 스타일쉐어의 15번째 멤버였어요. 처음에 에디터로 일을 시작해서 유저들이 올리는 스타일을 큐레이션 해서 보여주는 게 제 메인 역할이었는데요, 서비스가 커질수록 저에게도 기회가 계속 오는 거예요. 이게 너무 좋았어요. 아침 매거진이 있으니까. 뭘 하든 배움으로 다가왔어요. 언젠가 아침에도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더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융: J 커브를 그리는 스타트업에서 밑에서부터 올라가는 걸 겪은 게 흔한 경험은 아니죠. 

 

윤진: 그래서 스타일쉐어에게 항상 고마워요. 소셜 서비스로 시작해서 광고가 붙고, 광고주를 만나고, 브랜디드 콘텐츠도 만들고, 커머스가 붙고, 팔리는 콘텐츠도 만들고. 저의 역량이 확장된 곳이거든요. 재미있게 일하기도 했고요. 



 

융: 스타트업은 소수로 시작할 때가 많아서 일당백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만큼 내가 폭풍 성장할 수 있다는 매력이 있죠. 

 

윤진: 그 문화에 익숙해져서 텍스처에 올 때도 걱정이 안 됐어요. 대표의 가치관에 내가 동의를 한다. 진심과 진정성이 느껴진다. 이런 게 더 중요해요. 그럼 ‘일단 해보자’는 마음이 들어요.

 

융: 저도 일에서 돈만 받으면 만족하는 스타일은 아니라 공감이 가요. 르데뷰 만들고, 스타벅스에 영업하고, 뉴욕에 가고 싶다고 방법을 찾아서 가고, 아침 매거진을 만들고, 또 새로운 스타트업에서 일하기까지. 뭔가를 시작하고 도전하는데 두려움이 없어 보여요. 

 

윤진: 희미하게라도 ‘하고 싶다'라는 느낌이 나한테 왔을 때. 이게 쉽게 잘 안 떠나더라고요.

 

융: 그럼 해야죠. (웃음) 뭔가를 시작할 때, 두려움을 극복하는 나만의 방법이 있어요?

 

윤진: 머릿속에 한 번 자리를 잡으면, 하는 방법을 계속 생각해요. 그리고 계속 두려워해 보는 거예요. 계속 두려움을 마주해요. 거기에 매어 보면 생각이 안 멈추거든요. 그럼 저는 저의 생각들을 주변에 말하는 편이에요. 답을 얻지 못하더라도 괜찮아요. 사실 답을 얻길 원하는 것도 아니고요. 

 

제가 이야기를 꺼내면 사람들이 저에게 이야기를 해주잖아요. 

“진님은 이렇게 할 수 있지.” 

“아침 팬들은 살 거야.” 

 

이런 얘기를 듣고. 그 한마디, 한마디가 두려움을 깨는 것 같아요. 나는 두려움에 고립되어 있지만, 내 얘기를 듣는 사람은 두려움이란 감정이 아니라 과거부터 알아온 ‘나'를 보며 의견을 주잖아요. 

 

융: 아! 생각해보지 못한 포인트네요. 나는 감정에 빠져있는데, 이 사람은 그게 아닌 나 자체를 보는 것. 

 

윤진: 제가 어떤 점을 찍고 선을 연결해왔는지 아는 사람들이 저를 두려움에서 꺼내 주는 것 같아요. 다시 걸을 수 있게. 

 

융: 스타일쉐어도 무섭게 성장하고, 아침도 처음부터 주목하는 사람이 많았잖아요. 병행하기 어렵지 않았어요?

 

윤진: 어려움이 있었죠. 그런데 초반에는 부담 없이 했어요. 진짜 취미 생활이었거든요. 다른 누군가의 취미가 화실에서 그림을 그리는 것처럼, 저는 그냥 매거진을 만드는 게 취미였던 거예요. 계간지라고 약속했지만 못 지킨 해도 있어요. 1년에 3번 나온 적도 있어요. 근데 이건 제가 중심이 되는 일이다 보니까 크게 여의치 않았어요. 그래도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있으니까 계속한 거예요. 

 

융: 아마 1년에 3번 나왔는지 모르는 독자들도 많을 걸요.(저도 그렇고요.) 때로는 느슨하게라도 계속해서 6년째 이어져 온 거구나.

 

윤진: 이게 더 중요하고 이건 덜 중요해. 이런 마음이 전혀 없었어요. 스타일쉐어도, 아침도 둘 다 제가 키워가는 아이 같은 느낌이었어요. 같이 성장시키려고 했어요. 실제로 시너지도 많이 났고요.

 

융: 사이드 프로젝트를 반대하는 회사도 여전히 있지만, 사실 회사가 얻는 게 보기보다 많을 수 있거든요. 물론, 본업을 내팽개쳐두고 자기 일을 하는 건 문제겠지만. 자기 일을 주체적으로 하는 사람들의 특징이 또 책임감도 많고 욕심이 많아서 다 잘하고 싶어 하잖아요. 하나의 일을 하면서 얻은 노하우나 네트워크를 다른 일에 활용하기도 하고요.

 

윤진: 맞아요. 그리고 어떻게 보면 주식도, 부동산도 회사 다니면서 하잖아요? 내 시간을 더 들여서 자산을 증식시키고. 저는 그 방법이자 취미가 그냥 저의 프로젝트였던 거죠.

 

융: 공감해요. 지금은 취미가 돈이 될 수 있는 플랫폼도 너무 많아지고 있는 시대라 자연스러운 흐름이고요. 스타일쉐어는 아침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어요?

 

윤진: 엄청 응원해줬어요. 언리미티드 에디션 같은 북페어에 참여하면 동료들이 무리 지어 와서 축하해주고. 정말 많은 서포트를 받으면서 아침을 만들었어요. 감사하죠. 제가 일하면서 배운 것들이 아침에도 많은 양분이 되고 있어요. 조금 더 비즈니스적인 마인드도 배웠죠.

 


융: 어떻게요? 

 

윤진: 스타일쉐어 PB브랜드 마케터로 일하게 되면서 팀 내 MD 분들과 함께, 가격도 조정해보고, 마진을 세워보고. 어떻게 해야 회사가 살아남을지 고민한 과정들을 아침에 적용해봤어요. 아침은 처음에 취미로 시작한 거니까 그런 생각을 안 하고 있다가, 이걸 좀 더 본격적으로 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긴 거죠. 

 

융: 저는 아침이 매거진이지만 미디어 겸 플랫폼 같은 느낌도 있거든요. 자기 분야에 프로들을 섭외해서 잘하는 사람들에게 일을 나눠주고 필요할 땐 협업하는 것. 그렇게 해서 더 확장시키는 작업 방식이 영리하다고 생각해요. 제게도 좋은 레퍼런스고요.

 

윤진: 저 혼자서 모든 걸 만들 수 없으니 주변에 아는 사람들 통해서 시작한 경우가 많아요. 처음에 티셔츠도 아는 사람 도움을 받았어요.

 

융: 저도 지금 사이드 티셔츠를 아는 패션 브랜드 대표랑 같이 만들고 있거든요. 잘하고 싶으니까 전문가에게 맡기게 되더라고요.

 

윤진: 아침 독자들에게 매거진이 아닌 다른 걸로 브랜드를 경험시키고 싶었어요. 제가 진짜 좋아하는 건 입고 싶고, 맛보고 싶고, 벽에 붙여두고 싶고. 이런 성향이다 보니 제 브랜드에도 자연스럽게 발동한 것 같아요. 미디어이자 브랜드로서 확장할 때 라이프에 깊게 침투할 수 있는 거죠. 

 

운도 좋았어요. 빅토리아 베이커리도 건너 건너 알게 된 분인데 만나서 얘기하는데 아침을 알고 계시더라고요. 얘기하다가 마음이 맞는 게 있어서 협업 굿즈를 만들게 된 거예요. 

 


융: 아침을 계속 해왔기 때문에 찾아온 운이네요.

 

윤진: 꾸준하게 쌓아온 시간이 있기 때문에 ‘아침'하면 아는 사람들이 늘어난 덕분이죠. 그래서 가능한 일이 많았어요.

 

융: 6년을 꾸준히 한다는 게 절대 쉬운 일이 아닌데, 아까 계간지지만 1년에 3번 나온 적도 있다고 했잖아요. 저는 이게 진짜 큰 힌트 같아요. 저도 독자지만 몰랐거든요. 어쨌든 멈추지 않는 것. 바쁠 때는 가볍게 해도 괜찮다는 것. 

 

윤진: 공감해요. 그런데 하면 할수록 저는 아침에 욕심이 나서 더 열심히 하게 됐어요.



앞으로의 아침
진화한 아침을 꿈꾸다

융: 아침은 온라인에서 유료 뉴스레터도 하고 있잖아요. 점점 진화하고 확장하는 느낌이에요. 앞으로 어떤 형태로 만들고 싶어요?

 

윤진: 안 그래도 이거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고 있어요. 아침이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 

 

융: 아침 매거진을 처음 알았을 때랑 지금을 비교해보면 ‘아침'이라는 단어가 이렇게도 확장될 수 있구나. 이걸 많이 느껴요. 미라클 모닝처럼 ‘시간'에 가치를 둘 수도 있지만 시리얼 구독이라던가 영감을 전달하는 아침의 역할이라던가. 풀어내는 주제와 방식이 다양하더라고요.

 

윤진: 맞아요. 시간적인 의미의 아침을 매거진 아침이 가져온 지 6년 정도가 되었어요. 이건 이제 어느 정도 점유를 했다고 치면, 저는 이제 ‘아침’을 가지고 버티컬을 세워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타임 버티컬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로 정의를 내리는 거예요.

 

융: 크… 버티컬이 이렇게 쓰이니까 너무 멋져요. 

*융의 막간 용어 설명: 버티컬은 수직이라는 뜻이죠! 스타트업 업계에서 ‘버티컬'이라고 하면 특정 분야의 물품/정보만을 판매하고 전하는 형태를 말해요. Horizontal 서비스가 오픈 마켓처럼 제한 없이 모든 걸 수평적으로 다룬다면 Vertical은 서비스를 수직으로 하나의 분야 안에서 뾰족하게 세우는 걸 말한답니다.



 

윤진: 패션 버티컬 라이프 스타일. 이런 식으로는 접근을 많이 하는데 ‘시간'으로 버티컬을 세워보자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융: 아침만 보면 느껴지는 말랑말랑한 감성도 좋아하지만. 저는 뭔가 IT 스럽고, 스타트업에서 계속 일해서 스마트 워킹하는 진의 모습을 알고 있잖아요. ‘매거진 아침’ 하면 시리얼, 슬로우 라이프, 힐링, 쉼. 이런 단어가 떠오르는데 사실 저도 두 가지 면이 다 있는 사람이거든요. 슬로우 라이프도 좋아하는데, 일할 때는 스마트하게 하고 싶고, 그래서 생산성 도구에도 엄청 관심 많고. 버티컬을 세운다는 말도 스타트업에서 오랫동안 일해서 우리한테는 익숙한 단어잖아요? 저는 이렇게 두 가지 관점으로 보게 되는 게 흥미롭고 좋아요.

 

윤진: 진짜 공감해요. 저도 생산성 도구에 엄청 관심 많아요. 노션도 잘 쓰고 있고요. 제 인생에 중요한 가치이자 가장 좋아하는 단어가 균형이에요. 그래서 ‘밸런스’라는 타투도 새겼어요. 양면을 보면서 가야 치우치지 않고 지속성이 생긴다는 생각을 해요.

 

융: 균형. 내가 붙잡고 가고 싶은 단어 몇 개만 명확하게 아는 것만으로도 인생의 방향 설정을 하는데 엄청난 도움이 되죠.

 

윤진: 전략만 생각하면 요즘 떠오르는 키워드에 맞춰서 보여줬을 수도 있어요. 그런데 저는 생산자 입장에서 고유의 것을 지키려고 하는 마음도 커서 ‘균형'을 신경 쓰는 것이 좋더라고요. 사실 아침 팀원들이 뛰어나서 콘텐츠 강점이 있어요.

 


융: 저도 아침의 사진과 디자인 스타일을 좋아합니다. 이 팀이랑도 원격으로 일을 많이 하겠네요?

 

윤진: 처음부터 그랬죠. 이들은 오리지널 인디펜던트 워커예요. (웃음) 그냥 프리랜서였어요. 자기 영역이 너무 공고하고, 이미 그걸로 자기 길을 만든 사람들이죠.

 

이들의 시간을 아침이 조금씩 쓰고 있는 건데, 좀 더 정당하게 더 많은 돈을 주고 할 수 있도록 ‘아침'을 주제로 하는 판을 만들고 싶어요. 아침이 있으니까 새롭게 일하는 방식도 더 관심이 많은 게 사실이고요. 큰 방향성은 ‘타임 버티컬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지만 세부적인 면에서 어떻게 더 차별화를 주고 가치를 전달할지는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융: 앞으로가 기대돼요. 저는 사실 아침 만드는 멤버들 개개인도 관심 많았거든요. 디자이너분은 저도 예전에 함께 작업한 분이고요. 이렇게 전문가로 알려지기 전부터 서로 아는 사이였다는 게 또 뭔가를 말해주는 것 같아요. 다 같이 개별적으로 성장해서 이런 팀이 된 거잖아요. 

 

사이더들도 하고 싶은 게 많은 사람들인데, 특히 20대 초반 친구들이 여기서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생각해서 하고 싶은 게 있으면 마음 맞는 친구들이랑 팀 이뤄서 해보라고 하고 싶어요. 이게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요? 아침처럼 될 수도 있는 거고. 

 

처음에는 이름이 BREAKFEAST ZINE이었다


윤진: 어떻게 될지 모르죠. 아침이 성장하는 동안 개개인이 성장한 게 사실이에요. 그런데 처음부터 공통점이 있었어요. 자기가 하고 싶은 영역이 그때도 또렷한 사람들이었어요. 

 

“저 사람은 저 일을 쉽게 포기하지 않겠다" 이걸 그때도 알았어요. 저희 언니가 매거진 에디터로서 가진 자부심과 표현력. 포토그래퍼 오빠의 사진을 향한 마음. 그때도 태도부터가 달랐어요.

 

융: 저 사람은 앞으로 더 잘되겠다. 이런 게 보이는 사람들이 있죠. 



텍스처 - 새로운 스타트업, 새로운 도전, 
새로운 일의 방식

융: 아침 팀이랑도 원격으로 일하지만, 지금 다니고 있는 소셜 독서 플랫폼 텍스처랑도 독특한 방식으로 일하고 있잖아요.

 

윤진: 주 4일 출근하고 있죠. 

 

융: 저도 TPZ와 주 1일 출근하며 일하고 있지만, 이걸 수락한 대표들은 남다른 면이 있는 것 같거든요. 텍스처는 아침 활동을 어떻게 봐요?

 

윤진: 제가 일하는 태도를 보시는 것 같아요. 아침을 만들고 있으니 어떤 일을 해도 오너십을 생각하며 일하게 돼요. 단순히 맡은 역할만 하고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걸 생각해보게 돼요. 창업자는 어려운 결정도 해야 할 때가 많을 텐데, 그런 관점들이 더 이해가 가는 거예요.

 

융: 한 편으론 텍스처 직원이지만 한 편으론 아침의 오너니까.



 

윤진: 스킬적인 면에서는 스타일쉐어에서의 경험. IT 회사에서의 경험을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융: 협업 방식이 직원 딱 한 명이 들어오면서도 엄청 많이 바뀌죠. 새로운 툴을 도입해보기도 하고. 시스템 적으로도 좋은 부분들을 취해오기도 하고. 직원 한 명이 들어와서 내부의 시스템이 개선된다면, 그건 사실 엄청난, 그 이상의 뭔가를 얻은 거라고 생각해요. 시스템적인 운영이 바뀌면 모두의 효율이 오르잖아요. 

 

윤진: IT 업계에서 기록하고 협업했던 방식들이 확실히 도움이 많이 돼요. 트렐로, 에버노트, 지라, 노션, 슬랙… 개발자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보면서 스프린트라는 개념을 다른 일에도 도입해보고 그랬어요. 문화적으로도 의견을 좀 더 적극적으로 내게 된 것 같아요.

 

융: 텍스처에 진 말고도 주 5일이 아니라 다른 형태로 출근하는 분들이 있죠?

 

윤진: 네, 몇 분 계세요. 단 기간에 퍼포먼스를 낼 때 결국 사람이 움직여야 하는데 서로 방법을 찾아본 거죠.

 

융: 앞으로 이런 방식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 예상해요. 지금까지 내가 쌓아온 네트워크와 능력이 있으면 요일과는 큰 관계 없이도 줄 수 있는 게 있잖아요. 무조건 시간을 많이 쓴다고 성과가 더 높은 것도 아니고요. 그리고… 아무리 주 1일 출근, 주 4일 출근이어도 회사 안 나가는 날에도 내가 맡은 일은 계속 생각한다는 거.

 

윤진: 진짜 계속 생각해요. 다른 데서 영감을 얻는 게 일에 연결되기도 하고요. 


취향 쌓기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융: 아침에는 뚜렷한 색깔이 있는 것 같아요. 이게 1호부터 유지되어 온 게 놀라워요. 취향이 뚜렷해진 계기가 있었어요?

 

윤진: 취향은 어떤 면에서는 유년기 때 본 것들로 인해서 지배가 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제가 온스타일이랑 MTV를 너무 좋아했어요. TV를 많이 봤거든요.  뭐야, 이런 세계가 있다고? 놀라면서 봤어요. 그렇게 뉴욕이란 도시가 저에겐 언젠가 꼭 가봐야 하는 나의 도시로 마음속에 자리 잡힌 거예요. 


융: ‘패션'이 진짜 재밌는 세계 같아요. 여기서 다 연결되잖아요. 음악도 나오고. 문화, 트렌드도 나오고. 브랜드도 나오고. 계속 바뀌고 살아있는 세계 같거든요. 시대의 흐름도 제일 먼저 포착한다는 생각도 들고요. 

 

윤진: 저는 언니에게 영향을 많이 받은 것도 있어요. 엄마가 일을 하니까 어렸을 때부터 언니 손잡고 다녔어요. 저는 항상 옥스포드 셔츠에 네이비색 면바지만 입었거든요. 그걸 좋아했어요. 여전히 저에게는 시그니처 아이템이에요. 

 

융: 어렸을 때부터 입고 싶었던 옷이 있었던 거네요?

 

윤진: 엄마가 항상 저보고 고르라고 했어요. 언니는 화려한 걸 좋아하는데 저는 단정한데 색감이 있는 걸 좋아했어요. 이야기를 나누는 대상이 내 취향을 더 공고하게 해주는 것 같아요. 저는 친언니의 영향이 컸어요. 

 

융: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다양한데, 보통 자기소개해달라고 할 때 어떻게 소개해요?

 

윤진: 그게 항상 고민이었어요. 어떨 때는 아침 매거진 만든다고 하고, 어떨 때는 제가 다니는 회사 이름을 말하고. 그런데 최근에 융이 아임웹 강연에서 줬던 팁이 너무 좋았어요. 문장을 만들어보라고 한 거요. 그래서 요즘에는 이렇게 소개해요.

 

“아침을 좋아하는 브랜드 마케터 윤진"이라고요. 

 

융: 너무 좋아요! 우리가 계속 콘텐츠를 만드니까 의도한 게 아닌데 나에게 따라붙는 키워드가 생긴 거잖아요. 전 ‘아침'이란 단어만 봐도 진이가 생각나거든요.

 

윤진: 저는 그게 너무 고마워요. 그래서 좋아하면 계속 말하는 것 같아요. 사람들이 ‘시리얼'만 봐도 저를 떠올려요. 제가 시리얼이 좋다고 노래를 부르니까 제 선물 사는 게 제일 쉽대요. 어느 도시를 가든 시리얼을 사다 주면 저는 새롭다고 안 먹어본 거라고 신기하다고 좋아하는 거예요. 

 

융: 역시 좋아하는 걸 좋다고 말하는 힘이란! 사이더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윤진: 좋아하는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게 많은 사람들이잖아요. 그 마음 그대로 간직하고 갔으면 좋겠어요. 호기심을 잃지 않고 파고드는 거. ‘이게 맞나? 내가 맞나?’ 이런 생각이 자주 들텐데 다 자기 생각이 맞아요. 그 마음을 잃지 않고 계속 들여다보고 행동하면 뭐라도 될 거예요. 

 

융: 계속 행동하는 사람과 생각만 한 사람은 결국에는 갈리는 것 같아요.

 

윤진: 어쩔 수 없죠. 하는 사람은 결국엔 뭔가 되어 있어요.


웃으면서 수다 떨듯이 진행된 우리의 대화는 1시간이 10분처럼 느껴질 정도로 훌쩍 흘러갔다. 좋아하는 것에 발 들여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고민과 하고 싶은 일을 주변에 알리면서 방법을 찾는 진의 이야기에 나 역시 계속 움직이고 고민과 결심을 공유하자는 생각을 공고히 했다. 뉴욕에서의 시간이 ‘끝’이 있기 때문에 자신이 가진 도화지에 그림을 더 다채롭게 그려나간 이야기에서는 ‘뉴욕’을 ‘인생’으로 대입해서 봐도 배울 점이 많다. 시간이 한정되어 있다는 것을 알기에 현재가 그만큼 더 소중해진다. 힘들면 잠시 쉬어가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멈추지 않고 계속 하는 것이다. 아침마다 매일 해가 뜨고 지는 것에 감사하며, 때로는 힘을 빼고 자신에게 맞는 ‘균형'을 찾아갈 줄 아는 지혜가 자신이 만든 일을 재미있게 꾸준히 할 수 있는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앞으로 진이가 텍스처에서 만들어갈 여정과 ‘아침’으로 만들어갈 두 갈래의 여정이 모두 기대가 된다. 진의 캔버스에는 또 어떤 다채로운 그림이 그려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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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보고 싶은 거 다 하고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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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인 이유로 반대하기 전에
함께 이룰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합니다.

다양한 색깔을 지닌 여러분의 스펙트럼이 펼쳐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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