캬라멜 호텔, 김효서


글: 정혜윤 • 인터뷰이: 김효서

시간이 스민 것을 발굴하는 일 

유럽에서 시작된 캬라멜 호텔 

런던에서 디자인을 공부하고, 베를린에서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팬데믹과 함께 모든 것이 애매하게 멈춰버린 시기. 효서는 아버지와 베를린 플리마켓을 돌다가 한 장의 실크 프린트 앞에 멈춰 섰다. 그 순간, 자신의 일을 다시 설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유럽을 돌아다니며 직접 고른 오래된 오브제들을, 저마다의 이야기와 함께 건네는 브랜드, 캬라멜 호텔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로부터 5년이 흐른 지금, 캬라멜 호텔은 베를린의 플리마켓, 피렌체의 오래된 집, 파리의 골목을 거치며 조용히 자신만의 세계관을 만들어가고 있다. 스스로를 ‘앤틱 딜러(antique dealer)’라고 소개하며 한국과 유럽 곳곳에 단골이 생기기까지. 캬라멜 호텔을 운영하는 효서가 어떻게 좋아하는 것을 일로 만들었는지, 어떤 방식으로 세계와 연결되고 있는지, 혼자 일하며 만들어온 그만의 일의 리듬을 들여다본다. 

About          Caramel Hotel

Started        2020년 (실험을 거쳐 2021년부터 풀타임 전환)

Base                 베를린 → 피렌체 → 뮌헨 → 파리

Category        빈티지, 온라인 샵, 오프라인 콜라보레이션

Concept       유럽 곳곳의 플리마켓과 앤틱 샵에서 발견한 오래된 오브제들을, 

                        셀러의 이야기와 도시의 공기를 함께 담아 건네는 브랜드


About          Caramel Hotel

Started       2020년 (실험을 거쳐 2021년부터 풀타임 전환)

Base            베를린 → 피렌체 → 뮌헨 →  파리

Category   빈티지, 온라인 샵, 오프라인 콜라보레이션

Concept     유럽 곳곳의 플리마켓과 앤틱 샵에서 발견한 
                      오래된 오브제들을, 셀러의 이야기와 도시의 공기를 

                      함께 담아 건네는 브랜드


Scene 01. The First Spark 

처음 불이 켜진 순간

효서는 원래 디자이너였다. 런던에서 인터랙션 디자인과 믹스 미디어를 공부했고, 전시 기획과 그래픽 디자인, 화장품 패키지와 일러스트 등 프리랜서로 여러 프로젝트를 오갔다. 겉으로 보기엔 “자유롭게 일하는 디자이너”의 전형처럼 보였지만, 정작 본인이 느끼기에는 조금 달랐다. 


프리랜서로 받아서 하는 일은 항상 누군가가 원하는 걸 만드는 것이 우선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재밌기는 했으나 자신의 생각과는 다르더라도 원하는대로 바꿔주다보면 표현을 하고 있어도 자꾸 어딘가 끌려다니는 느낌을 받았다. 일을 끝낼 때마다 다시 일을 찾아야 하는 구조. 일의 시작과 종료를 결정하는 주체가 늘 타인에게 있다는 점에서 효서는 고민을 거듭했다.


그러던 중 베를린 이사와 코로나가 동시에 찾아왔다. 런던에서 쌓은 관계와 리듬을 모두 뒤로하고, 새 도시에서 친구도, 안정적인 일도 없이 시작한 삶. 효서는 그 시기를 “구름에 둥둥 떠 있는 기분”이라고 표현했다.


그때 아버지가 한 달간 베를린에 머물며 함께 지냈다. 어느 날 효서는 자신이 너무 좋아하는 곳이니 같이 둘러보자며 아버지를 데리고 플리마켓으로 향했다. 그 곳에서 발견한 실크 프린트로 만든 포스터 한 장 앞에서 마음이 쿵 하고 내려앉는 순간이 있었다. 





“그때 마음 속으로 

‘이거다!’라고 느꼈어요. 


아빠에게도 ‘나 이거 해볼래’라고 말을 했어요. 

플리마켓을 도는 일이 그냥 취미가 아니라 

제 일이 된 시작점이에요.”

아버지에게 내뱉은 말은 일종의 선언이 되었다. 사실 오래된 것에 대한 감각은 이전부터 쌓여 있었다. 효서에게 플리마켓을 돌아다니는 일은 이미 루틴에 가까웠다. 런던에 있을 때도 주말이면 노팅힐의 오래된 가게들을 찾았고, 여행을 가면 언제나 오래된 것들이 있는 곳으로 발길이 향했다. 아버지는 그런 효서의 취향을 유심히 지켜보았다. 본인 또래의 사람들이나 관심 가질 법한 물건들을 어린 딸이 좋아하고, 사진을 찍고, 이야기를 붙이는 모습을 신기해했다. 


그때는 그저 “좋아서” 하던 루틴이었지만, 베를린에서의 혼란스러운 시간을 거치며 

그 루틴은 자신의 일을 떠받치는 기둥이 된다.


브랜드 이름을 정하는 건 의외로 빨랐다. 런던 시절, 친구들이 효서를 “Caramel(캬라멜)”이라고 불렀던 별명이 떠올랐다. 여기에 공간을 상상하게 하는 단어 하나를 더 붙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친구와 공원 잔디에 누워 입으로 단어들을 굴리다 “호텔”이 튀어 나왔다.


캬라멜 하우스. 캬라멜 스튜디오. 캬라멜 호텔을 말하는 순간 또 ‘이거다’하는 감각이 있었다. 곧장 인스타그램에 들어가 이름이 비어 있는지를 확인하고, 아무도 쓰고 있지 않다는 걸 보고 바로 계정을 만들었다. 처음부터 사업 계획이 있었던 건 아니다. 일단은 자기 방에 있는 소장품을 찍어 올리고, 좋아하는 인테리어와 미술관의 장면을 기록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빈티지와 앤틱 해시태그를 달기 시작하며 효서와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매출이 얼마가 되어야 한다, 몇 년 안에 커져야 한다는 계획이 전혀 없었다.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걸 해보자, 안 되면 말고. 이런 솔직한 마음으로 기록을 계속했다. 몇 달 지난 뒤 댓글과 메시지로 판매는 안 하냐는 문의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판매를 하기 위한 구매를 하지 않았지만, 효서의 컬렉션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캬라멜 호텔은 자연스럽게 ‘샵’이 되었다.


가볍게 시작한 일이었지만 이 일은 ‘포기’로 끝나지 않았다. 스스로를 “끈기가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왔던 효서에게, 캬라멜 호텔은 지난 5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일은 물론이고 앞으로도 계속 하고 싶은 일이다.


“저는 원래 왔다 갔다 잘하는 사람이에요. 오늘 이거 좋다가 내일 저거 좋고. 그런데 캬라멜 호텔은 할머니가 되어서도 하고 싶어요. 그게 저한테도 신기한 지점이에요.”


Scene 02. Building a Universe

세계관을 설계하는 일




캬라멜 호텔의 인스타그램 피드를 보면,
우리가 익숙한 “예쁜 빈티지샵” 이미지와는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 정형화된 미드센추리 모던 스타일만 놓여 있지도 않고, 한 가지 무드를 강하게 밀어 붙이지도 않는다. 유리로 만들어진 포도, 강아지 도자기, 작은 조개 케이스, 모양과 시대를 가늠하기 어려운 오브제들이 함께 놓여 있다. 


효서도 한때는 고민했다. 뒤죽박죽인 피드를 정리할 필요가 있을까 싶어 흰 벽 앞에서 같은 구도로만 찍어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피드는 오래 가지 못했다. 그 방식은 효서의 실제 취향과는 멀었기 때문이다.








“제가 진짜 좋아하는 것들은 하나로 묶기 어렵더라고요. 


앤틱이라는 큰 축은 있지만, 그 안에서 관심사가 너무 많아요. 

그래서 ‘이 뒤섞인 것들이 다 나다’라고 인정하기로 했어요.”




캬라멜 호텔의 세계관은 여기서 출발한다. 유행하는 스타일을 따라가기보다는, 몇 년째 유럽에서 살아가는 로컬의 눈으로 훈련된 감각과 외국에 사는 한국인이라는 위치에서 오는 거리감. 이 미묘한 지점에서 효서만의 시선과 테이스트가 힘을 발휘한다. 효서는 일부러 다른 빈티지 셀러들의 계정은 거의 보지 않는다. 그 대신 효서는 셀러들을 만나고 그들과 대화를 나눈다. 이렇게 오래도록 같은 가게에서 자리를 지키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들은 어떤 오브제에게 매료되는지. 그들이 사랑해온 물건들을 보고, 만지고, 듣는다. 도시에서 받는 영감과 사랑의 순간들로 캬라멜 호텔의 피드가 채워지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른 곳에서는 따라할 수 없는 이야기가 쌓이기 시작했다.


플리마켓과 앤틱 샵에서는 늘 비슷한 장면이 반복된다. 처음에는 효서를 그저 ‘수많은 손님 중 한 명’으로 대하던 셀러가, 몇 번의 방문과 대화를 거치고 나면 “너 이런 거 좋아했지?” 하며 숨겨둔 물건을 꺼내 보인다. 효서가 그들의 마음을 열었기에 보여주는 물건들. 그 물건에 얽힌 이야기를 알게 되면, 처음엔 관심 없던 물건도 자연스럽게 마음에 들어왔다.


그렇게 발견한 오브제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한국에서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거나, “왜 이런 걸 좋아하지?”라는 반응을 불러일으킬 법한 것들. 유럽에서는 이미 인기지만 한국에는 거의 소개되지 않은 것들, 또는 그 반대. 캬라멜 호텔은 이 틈을 파고드는 브랜드다.





무엇보다 캬라멜 호텔이 중요하게 여기는 건, 

물건 그 자체보다 그 물건이 여기까지 오기까지의 ‘여정’이다.


“가서 몇 시간씩 돌아다니고, 셀러와 이야기하고, 집에 와서 물건을 닦고, 촬영하고, 글을 쓰는 모든 과정이

저에게는 다 붙어 있는 공기 같은 거예요. 그래서 ‘그냥 물건 하나’로만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캬라멜 호텔의 설명에는 늘 이야기가 따라붙는다. 어느 도시의 어느 가게에서 어떤 셀러가 어떤 표정으로 권해줬는지. 

이야기 속에서 고객은 장면을 상상할 수 있다. 효서가 느낀 감동의 순간까지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제가 사랑의 눈으로 본 애들은 다 팔려요. 진짜로. 

반대로 ‘예쁘니까 뭐…’ 정도로 고른 애들은 

사진에서도, 글에서도 그게 티가 나는 것 같아요. 

고객님들 눈이 훨씬 더 노련하거든요.”







캬라멜 호텔은 인스타그램과 웹사이트를 중심으로 하고 있지만 세계관이 가장 강하게 드러나는 순간은 오프라인 전시가 열릴 때다. 피렌체의 집을 캬라멜 호텔의 전시장으로 만들었던 날. 서울의 스튜디오와 빈티지 숍에서 함께 전시를 했던 날.


화면으로만 보던 오브제의 크기와 질감, 빛을 받아 반짝이는 유리와 도자기의 표면, 그것들을 둘러싼 사람들의 대화를 통해 캬라멜 호텔의 세계는 한 번 더 입체적으로 완성된다. 


사진으로 보아도 아름답지만, 오래된 오브제의 매력은 실물을 따라가기 어렵다. 화면 너머로는 다 담기지 않는 손때 묻은 흔적과 시간의 결까지, 이 물건들은 이야기를 품은 채 건네진다.


효서에게 ‘성장’은 수치보다 관계에 가깝다. 5년 동안 계속해서 찾아오는 단골들, 전시 때마다 선물을 들고 오는 고객, 자신의 삶의 변화와 함께 캬라멜 호텔을 찾아주는 사람들. 예전부터 팔로우하던 사람들이 여전히 구매해 주고, 전시 때마다 와주는 것이 보일 때. ‘그래도 잘 하고 있구나’하는 감각과 함께 자신을 토닥인다. 그 방향이 효서가 바라는 성장의 모습이다.

Scene 02. Building a Universe
세계관을 설계하는 일


캬라멜 호텔의 인스타그램 피드를 보면, 우리가 익숙한 “예쁜 빈티지샵” 이미지와는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 정형화된 미드센추리 모던 스타일만 놓여 있지도 않고, 한 가지 무드를 강하게 밀어 붙이지도 않는다. 유리로 만들어진 포도, 강아지 도자기, 작은 조개 케이스, 모양과 시대를 가늠하기 어려운 오브제들이 함께 놓여 있다. 


효서도 한때는 고민했다. 뒤죽박죽인 피드를 정리할 필요가 있을까 싶어 흰 벽 앞에서 같은 구도로만 찍어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피드는 오래 가지 못했다. 그 방식은 효서의 실제 취향과는 멀었기 때문이다.



“제가 진짜 좋아하는 것들은 

하나로 묶기 어렵더라고요. 

앤틱이라는 큰 축은 있지만, 

그 안에서 관심사가 너무 많아요. 

그래서 ‘이 뒤섞인 것들이 다 나다’라고 

인정하기로 했어요.”


캬라멜 호텔의 세계관은 여기서 출발한다. 유행하는 스타일을 따라가기보다는, 몇 년째 유럽에서 살아가는 로컬의 눈으로 훈련된 감각과 외국에 사는 한국인이라는 위치에서 오는 거리감. 이 미묘한 지점에서 효서만의 시선과 테이스트가 힘을 발휘한다. 효서는 일부러 다른 빈티지 셀러들의 계정은 거의 보지 않는다. 그 대신 효서는 셀러들을 만나고 그들과 대화를 나눈다. 이렇게 오래도록 같은 가게에서 자리를 지키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들은 어떤 오브제에게 매료되는지. 그들이 사랑해온 물건들을 보고, 만지고, 듣는다. 도시에서 받는 영감과 사랑의 순간들로 캬라멜 호텔의 피드가 채워지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른 곳에서는 따라할 수 없는 이야기가 쌓이기 시작했다.


플리마켓과 앤틱 샵에서는 늘 비슷한 장면이 반복된다. 처음에는 효서를 그저 ‘수많은 손님 중 한 명’으로 대하던 셀러가, 몇 번의 방문과 대화를 거치고 나면 “너 이런 거 좋아했지?” 하며 숨겨둔 물건을 꺼내 보인다. 효서가 그들의 마음을 열었기에 보여주는 물건들. 그 물건에 얽힌 이야기를 알게 되면, 처음엔 관심 없던 물건도 자연스럽게 마음에 들어왔다.


그렇게 발견한 오브제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한국에서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거나, “왜 이런 걸 좋아하지?”라는 반응을 불러일으킬 법한 것들. 유럽에서는 이미 인기지만 한국에는 거의 소개되지 않은 것들, 또는 그 반대. 캬라멜 호텔은 이 틈을 파고드는 브랜드다.

무엇보다 캬라멜 호텔이 중요하게 여기는 건, 물건 그 자체보다 그 물건이 여기까지 오기까지의 ‘여정’이다.


“가서 몇 시간씩 돌아다니고, 셀러와 이야기하고, 집에 와서 물건을 닦고, 촬영하고, 글을 쓰는 모든 과정이

저에게는 다 붙어 있는 공기 같은 거예요. 그래서 ‘그냥 물건 하나’로만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캬라멜 호텔의 설명에는 늘 이야기가 따라붙는다. 어느 도시의 어느 가게에서 어떤 셀러가 어떤 표정으로 권해줬는지. 이야기 속에서 고객은 장면을 상상할 수 있다. 효서가 느낀 감동의 순간까지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제가 사랑의 눈으로 본 애들은 다 팔려요. 

진짜로.  반대로 ‘예쁘니까 뭐…’ 정도로 고른 애들은 사진에서도, 글에서도 그게 티가 나는 것 같아요. 고객님들 눈이 훨씬 더 노련하거든요.”



캬라멜 호텔은 인스타그램과 웹사이트를 중심으로 하고 있지만 세계관이 가장 강하게 드러나는 순간은 오프라인 전시가 열릴 때다. 피렌체의 집을 캬라멜 호텔의 전시장으로 만들었던 날. 서울의 스튜디오와 빈티지 숍에서 함께 전시를 했던 날.


화면으로만 보던 오브제의 크기와 질감, 빛을 받아 반짝이는 유리와 도자기의 표면, 그것들을 둘러싼 사람들의 대화를 통해 캬라멜 호텔의 세계는 한 번 더 입체적으로 완성된다. 


사진으로 보아도 아름답지만, 오래된 오브제의 매력은 실물을 따라가기 어렵다. 화면 너머로는 다 담기지 않는 손때 묻은 흔적과 시간의 결까지, 이 물건들은 이야기를 품은 채 건네진다.


효서에게 ‘성장’은 수치보다 관계에 가깝다. 5년 동안 계속해서 찾아오는 단골들, 전시 때마다 선물을 들고 오는 고객, 자신의 삶의 변화와 함께 캬라멜 호텔을 찾아주는 사람들. 예전부터 팔로우하던 사람들이 여전히 구매해 주고, 전시 때마다 와주는 것이 보일 때. ‘그래도 잘 하고 있구나’하는 감각과 함께 자신을 토닥인다. 그 방향이 효서가 바라는 성장의 모습이다. 

Scene 03. Portfolio Closeup

작업물 클로즈업

카라멜 호텔 주인장 김효서                                                                                                      

                        캬라멜 호텔에는 자연스럽게 대표인 김효서의 취향과 시선이 녹아든다


  

캬라멜 호텔의 독특한 셀렉션




조개 케이스. 유리 포도. 강아지 도자기. 

캬라멜 호텔의 셀렉션을 상징하는 오브제들. 유행의 한가운데에 있지는 않지만, 

어떤 이에게는 잊히지 않는 존재가 된다. 왜 좋아하냐고 묻는다면 

‘그냥 좋아서요’ 라고 밖에 답할 수 없는 것들. 

효서에게는 오래된 것들을 편집하는 시간이 곧 영감의 시간이다

Scene 03. Portfolio Closeup 

작업물 클로즈업

카라멜 호텔 주인장 김효서

캬라멜 호텔에는 자연스럽게 대표인 

김효서의 취향과 시선이 녹아든다


캬라멜 호텔의 독특한 셀렉션

조개 케이스. 유리 포도. 강아지 도자기. 캬라멜 호텔의 셀렉션을 상징하는 오브제들. 유행의 한가운데에 있지는 않지만, 어떤 이에게는 잊히지 않는 존재가 된다. 왜 좋아하냐고 묻는다면 ‘그냥 좋아서요’라고밖에 답할 수 없는 것들. 효서에게는 오래된 것들을 편집하는 시간이 곧 영감의 시간이다. 

피렌체 집 전시 – ‘집이 전시장이 되는 순간’

피렌체의 오래된 아파트 거실을 그대로 전시장으로 바꿔 열린 첫 전시. 친구들, 친구의 친구들, 친구의 엄마까지 자연스럽게 드나들며 오브제를 고르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생활과 전시의 경계가 없던 집. 그곳에서 캐러멜 호텔은 비로소 ‘호텔’ 같았다.

서울 콜라보 전시 – 먼 곳의 브랜드가 가까워지는 시간

서울의 스튜디오, 빈티지 숍들과 함께 진행한 전시. 화면으로만 보던 캬라멜 호텔의 오브제를 고객들이 직접 보고 만질 수 있었다. 멀게 느껴지던 유럽의 공기가 서울의 공간 안에 잠시 머물렀다.

직접 그린 레이블

초기에는 직접 고르고 판매하는 물건에 애정을 담아 가격 태그에 그림을 그려 함께 판매했다. 여전히 손길을 담아 포장하고 태그를 붙이는 아날로그한 작업을 좋아한다.

Scene 04. Ways of Working 

일의 리듬을 만드는 법


캬라멜 호텔의 일은 책상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거리의 소음, 아침의 빛, 도시의 온도, 일요일마다 열리는 플리마켓, 셀러들의 손. 효서의 하루는 늘 바깥을 향해 열려 있다. 그렇게 모은 장면과 오브제, 대화들이 다시 파리의 방 안으로, 작업 테이블 위로 돌아와 하나의 흐름이 된다.


혼자 일하는 방식은 언제나 자유롭지만, 그만큼 경계도 흐릿하다. 언제 시작하고, 언제 끝내야 하는지 스스로 정해야 하고, 쉬는 시간과 일하는 시간을 계속 다시 정의해야 한다. 캬라멜 호텔은 그 모호한 영역을 감각적인 루틴으로 정리해왔다.


플리마켓을 도는 날과 사진을 찍는 날, 글을 쓰는 날과 전시를 준비하는 날. 효서는 ‘더 많이’가 아니라 ‘지속할 수 있는 속도’를 기준으로 하루를 쌓아간다. 잘 팔리는 날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주에도 같은 리듬으로 이 일을 계속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이다.


어떤 하루를 반복하고, 어떤 도구를 쓰며, 혼자 일하는 불안과 외로움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효서가 좋아하는 것을 오래 하기 위해 선택한 사소하지만 구체적인 방법들을 들여다본다.

파리에서 다시 짜는 하루

피렌체에서 파리로 옮긴 뒤, 효서는 “회사 다니는 사람들처럼 살기”를 다시 시도하고 있다. 프리랜서 5년 차에 찾아온 작은 변화다.


예전에는 새벽까지 일하고 늦게 일어나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생활이 반복될수록 몸과 마음이 흔들린다는 걸 알아차렸다. 일에 끌려다니듯 만들어진 하루는 건강하지 않았다. 그래서 루틴을 다시 정비했다. 요즘은 아침 일찍 일어나 운동을 한다. 핸드폰은 조금 늦게 켜고, 커피도 서두르지 않고 마신다.


프리랜서에게 업무 시간이란 자유롭기에 오히려 끝이 없어지기 쉽다. 효서는 일을 더 많이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일을 마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하루의 리듬을 바꾸고 있다.


남들이 일하는 시간에 함께 일하고, 저녁에는 일을 끝내는 것. 그렇게 프리랜서의 생활도 직장인의 리듬을 닮아간다. 




플리마켓과 상점 돌아다니기


캬라멜 호텔은 디지털 세상에서 가장 많은 고객을 만나고 있지만, 심장은 여전히 현실에 붙어있다. 일요일에는 거의 항상 플리마켓을 돌아다니고, 시간을 내 다른 도시나 취향을 가진 앤틱 샵을 찾아간다. 한 장소에만 머무르지 않고 동선 자체를 섞으면서 스스로가 “지루해지지 않게” 만든다.


그렇게 효서는 유럽 도시 곳곳에 자기만의 단골 샵을 만들어왔다. 바잉 장소를 바꾸면 셀렉션도, 스토리도 같이 바뀐다. 그게 스스로에게도 리프레시가 된다. 효서에게 이 시간은 ‘일’이자 동시에 ‘영감 받는 시간’이다. 아무것도 사지 못한 날에도 셀러와 나눈 대화나 도시의 공기에서 다음 일을 할 단서를 얻는다.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툴

효서가 쓰는 도구는 기본적이고 단순하다.


- 아이폰: 촬영, 기록, DM 소통, 바잉 메모를 할 때 쓴다. 언제 어디서나 기록의 도구로 쓰고 있다. 사진을 찍는 것은 물론이고 오브제의 스토리와 바잉 루트를 기록한다.

- 인스타그램: 커뮤니티와 판매의 핵심 채널이다. 이야기를 아카이브하는 용도이자 자연스러운 마케팅 창구가 된다.

- 웹사이트: 안정적인 구매 경험을 위한 베이스. 캬라멜 호텔은 ‘식스샵’에서 웹사이트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 구글 스프레드 시트: 어디서나 확인할 수 있도록 실시간으로 연동되는 구글 시트로 재고 관리를 한다.


캬라멜 호텔의 수익 구조 - 개인, 협업, 확장

현재 캬라멜 호텔의 수익 구조는 크게 세 갈래로 나뉜다. 한 번에 설계된 계획이라기보다, 일을 계속할 수 있었던 선택이 쌓여 만들어진 구조다.


1) 개인 판매 - 가장 빠르게 시작할 수 있는 방식

캬라멜 호텔은 한국 고객을 대상으로 한 직접 판매를 바탕으로 성장해왔다. 인스타그램에서 홍보가 되고, 웹사이트를 통해 주문이 이뤄진다. 이따금 한국에서 팝업을 열면 오프라인 판매의 비중이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2) 도매와 협업 - 혼자 하는 일을 유지하기 위한 선택

때로는 비슷한 감각을 가진 셀러, 편집숍, 브랜드에 오브제를 도매로 공급한다. 이는 효서에게 조금 더 큰 규모의 수익원이자 안정성을 안겨주었다. 


콜라보레이션 전시나 큐레이션 제안 역시 수익뿐 아니라 브랜드의 방향을 확인하는 수단이 된다. 효서는 무조건 몸집을 키위기 위함이 아니라 혼자 감당할 수 있는 일의 범위를 유지하기 위한 장치로서 도매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3) 유럽 로컬 마켓 - 서두르지 않는 확장 시도

유럽에서 만들어진 한국인의 빈티지 브랜드 캬라멜 호텔은 이제는 파리를 거점으로 유럽 내 고객과의 접점을 조금씩 늘리는 단계다. 파리의 예술가들, 셀러들과도 접점이 생기며 장기적으로 활동 기반을 다지기 위해 열심히 움직이고 있다.


효서는 대단하게 성장했다는 느낌보다는 ‘이걸로 먹고살고 있다’는 감각이 크다고 말한다. 좋아하는 일을 계속할 수 있을 만큼 벌고 있다는 것 자체게 가장 큰 행운이라고. 빠르게 커지기 위한 전략보다 좋아하는 일을 지속하기 위한 한 사람의 고민과 선택의 결과가 직접 판매, 도매와 협업, 확장이라는 자연스러운 흐름을 만들어냈다. 

외로움과 불안을 다루는 방법

혼자 일하는 사람에게 외로움과 불안은 상수에 가깝다. 주문이 줄어들 때, 메시지가 뜸해질 때, 알고리즘이 멈춰버린 것처럼 느껴질 때. 효서는 그 시간들을 건너는 방법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걱정만 하고 있으면 불안은 더 커지는 법. 효서는 걱정을 액션으로 바꾸려는 편이다. 사진을 새로 찍고, 글을 쓰고, 셀러들에게 연락해 다음 바잉을 준비한다. 아주 작게라도 먼저 움직인다. 


비슷한 일을 하는 프리랜서 친구들과의 대화도 큰 힘이 된다. 같은 종류의 불안을 나누는 사람들과의 대화는 위로가 되고, 정반대의 삶을 사는 친구들(회사원, 안정된 직장인)과의 대화는 자신이 이미 가진 자유를 다시 떠올리게 해준다.


서로의 삶을 이야기하다 보면 내가 부러운 것과, 상대가 부러워하는 것이 자연스레 드러난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스스로가 이 일을 선택했던 이유가 다시 떠오른다. ‘아, 내가 가진 것도 꽤 많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어떤 날은, 그냥 일을 내려놓기도 한다. 불안이 커질 때는 붙잡는 대신 밖으로 향한다. 카페에 앉아 멍하니 시간을 보내거나, 아무 생각 없이 산책을 한다. 붙잡고 있을수록 해결되지 않는 순간도 있기 때문이다.


책 읽기, 명상과 운동, 조용한 매니페스팅도 효서의 일상 안 깊숙이 들어와 있다. 


“되게 클리셰처럼 들리지만, ‘잘 될 거야’라는 말을 스스로에게 계속 해주는 게 진짜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피렌체 집 전시 – ‘집이 전시장이 되는 순간’

   피렌체의 오래된 아파트 거실을 그대로 전시장으로 바꿔 열린 첫 전시. 

   친구들, 친구의 친구들, 친구의 엄마까지 자연스럽게 드나들며 오브제를 고르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생활과 전시의 경계가 없던 집. 그곳에서 캐러멜 호텔은 비로소 ‘호텔’ 같았다.


직접 그린 레이블

초기에는 직접 고르고 판매하는 물건에 애정을 담아 가격 태그에 그림을 그려 함께 판매했다. 

여전히 손길을 담아 포장하고 태그를 붙이는 아날로그한 작업을 좋아한다. 



서울 콜라보 전시 – 먼 곳의 브랜드가 가까워지는 시간                    

서울의 스튜디오, 빈티지 숍들과 함께 진행한 전시. 화면으로만 보던 캬라멜 호텔의 오브제를                  

고객들이 직접 보고 만질 수 있었다. 멀게 느껴지던 유럽의 공기가 서울의 공간 안에 잠시 머물렀다.                 



Scene 04. Ways of Working 

일의 리듬을 만드는 법


캬라멜 호텔의 일은 책상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거리의 소음, 아침의 빛, 도시의 온도, 일요일마다 열리는 플리마켓, 셀러들의 손. 효서의 하루는 늘 바깥을 향해 열려 있다. 그렇게 모은 장면과 오브제, 대화들이 다시 파리의 방 안으로, 작업 테이블 위로 돌아와 하나의 흐름이 된다.


혼자 일하는 방식은 언제나 자유롭지만, 그만큼 경계도 흐릿하다. 언제 시작하고, 언제 끝내야 하는지 스스로 정해야 하고, 쉬는 시간과 일하는 시간을 계속 다시 정의해야 한다. 캬라멜 호텔은 그 모호한 영역을 감각적인 루틴으로 정리해왔다.


플리마켓을 도는 날과 사진을 찍는 날, 글을 쓰는 날과 전시를 준비하는 날. 효서는 ‘더 많이’가 아니라 ‘지속할 수 있는 속도’를 기준으로 하루를 쌓아간다. 잘 팔리는 날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주에도 같은 리듬으로 이 일을 계속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이다.


어떤 하루를 반복하고, 어떤 도구를 쓰며, 혼자 일하는 불안과 외로움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효서가 좋아하는 것을 오래 하기 위해 선택한 사소하지만 구체적인 방법들을 들여다본다.

파리에서 다시 짜는 하루

피렌체에서 파리로 옮긴 뒤, 효서는 “회사 다니는 사람들처럼 살기”를 다시 시도하고 있다. 

프리랜서 5년 차에 찾아온 작은 변화다.


예전에는 새벽까지 일하고 늦게 일어나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생활이 반복될수록 몸과 마음이 흔들린다는 걸 알아차렸다. 일에 끌려다니듯 만들어진 하루는 건강하지 않았다. 그래서 루틴을 다시 정비했다. 요즘은 아침 일찍 일어나 운동을 한다. 핸드폰은 조금 늦게 켜고, 커피도 서두르지 않고 마신다.


프리랜서에게 업무 시간이란 자유롭기에 오히려 끝이 없어지기 쉽다. 효서는 일을 더 많이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일을 마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하루의 리듬을 바꾸고 있다.


남들이 일하는 시간에 함께 일하고, 저녁에는 일을 끝내는 것. 그렇게 프리랜서의 생활도 직장인의 리듬을 닮아간다. 


플리마켓과 상점 돌아다니기


캬라멜 호텔은 디지털 세상에서 가장 많은 고객을 만나고 있지만, 심장은 여전히 현실에 붙어있다. 일요일에는 거의 항상 플리마켓을 돌아다니고, 시간을 내 다른 도시나 취향을 가진 앤틱 샵을 찾아간다. 한 장소에만 머무르지 않고 동선 자체를 섞으면서 스스로가 “지루해지지 않게” 만든다.


그렇게 효서는 유럽 도시 곳곳에 자기만의 단골 샵을 만들어왔다. 바잉 장소를 바꾸면 셀렉션도, 스토리도 같이 바뀐다. 그게 스스로에게도 리프레시가 된다. 효서에게 이 시간은 ‘일’이자 동시에 ‘영감 받는 시간’이다. 아무것도 사지 못한 날에도 셀러와 나눈 대화나 도시의 공기에서 다음 일을 할 단서를 얻는다.


외로움과 불안을 다루는 방법

혼자 일하는 사람에게 외로움과 불안은 상수에 가깝다. 주문이 줄어들 때, 메시지가 뜸해질 때, 

알고리즘이 멈춰버린 것처럼 느껴질 때. 효서는 그 시간들을 건너는 방법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걱정만 하고 있으면 불안은 더 커지는 법. 효서는 걱정을 액션으로 바꾸려는 편이다. 

사진을 새로 찍고, 글을 쓰고, 셀러들에게 연락해 다음 바잉을 준비한다. 아주 작게라도 먼저 움직인다. 


비슷한 일을 하는 프리랜서 친구들과의 대화도 큰 힘이 된다. 같은 종류의 불안을 나누는 사람들과의 대화는 위로가 되고, 정반대의 삶을 사는 친구들(회사원, 안정된 직장인)과의 대화는 자신이 이미 가진 자유를 다시 떠올리게 해준다.


서로의 삶을 이야기하다 보면 내가 부러운 것과, 상대가 부러워하는 것이 자연스레 드러난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스스로가 이 일을 선택했던 이유가 다시 떠오른다. 

‘아, 내가 가진 것도 꽤 많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어떤 날은, 그냥 일을 내려놓기도 한다. 불안이 커질 때는 붙잡는 대신 밖으로 향한다. 카페에 앉아 멍하니 시간을 보내거나, 아무 생각 없이 산책을 한다. 붙잡고 있을수록 해결되지 않는 순간도 있기 때문이다.


책 읽기, 명상과 운동, 조용한 매니페스팅도 효서의 일상 안 깊숙이 들어와 있다. 


“되게 클리셰처럼 들리지만, ‘잘 될 거야’라는 말을 

스스로에게 계속 해주는 게 진짜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툴

효서가 쓰는 도구는 기본적이고 단순하다.


- 아이폰: 촬영, 기록, DM 소통, 바잉 메모를 할 때 쓴다. 언제 어디서나 기록의 도구로 쓰고 있다.
사진을 찍는 것은 물론이고 오브제의 스토리와 바잉 루트를 기록한다.

- 인스타그램: 커뮤니티와 판매의 핵심 채널이다. 이야기를 아카이브하는 용도이자 자연스러운 마케팅 창구가 된다.

- 웹사이트: 안정적인 구매 경험을 위한 베이스. 캬라멜 호텔은 ‘식스샵’에서 웹사이트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 구글 스프레드 시트: 어디서나 확인할 수 있도록 실시간으로 연동되는 구글 시트로 재고 관리를 한다.


캬라멜 호텔의 수익 구조 - 개인, 협업, 확장

현재 캬라멜 호텔의 수익 구조는 크게 세 갈래로 나뉜다. 한 번에 설계된 계획이라기보다, 일을 계속할 수 있었던 선택이 쌓여 만들어진 구조다.


1) 개인 판매 - 가장 빠르게 시작할 수 있는 방식

캬라멜 호텔은 한국 고객을 대상으로 한 직접 판매를 바탕으로 성장해왔다. 인스타그램에서 홍보가 되고, 웹사이트를 통해 주문이 이뤄진다. 이따금 한국에서 팝업을 열면 오프라인 판매의 비중이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2) 도매와 협업 - 혼자 하는 일을 유지하기 위한 선택

때로는 비슷한 감각을 가진 셀러, 편집숍, 브랜드에 오브제를 도매로 공급한다. 이는 효서에게 조금 더 큰 규모의 수익원이자 안정성을 안겨주었다. 


콜라보레이션 전시나 큐레이션 제안 역시 수익뿐 아니라 브랜드의 방향을 확인하는 수단이 된다. 효서는 무조건 몸집을 키위기 위함이 아니라 혼자 감당할 수 있는 일의 범위를 유지하기 위한 장치로서 도매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3) 유럽 로컬 마켓 - 서두르지 않는 확장 시도

유럽에서 만들어진 한국인의 빈티지 브랜드 캬라멜 호텔은 이제는 파리를 거점으로 유럽 내 고객과의 접점을 조금씩 늘리는 단계다. 파리의 예술가들, 셀러들과도 접점이 생기며 장기적으로 활동 기반을 다지기 위해 열심히 움직이고 있다.


효서는 대단하게 성장했다는 느낌보다는 ‘이걸로 먹고살고 있다’는 감각이 크다고 말한다. 좋아하는 일을 계속할 수 있을 만큼 벌고 있다는 것 자체게 가장 큰 행운이라고. 빠르게 커지기 위한 전략보다 좋아하는 일을 지속하기 위한 한 사람의 고민과 선택의 결과가 직접 판매, 도매와 협업, 확장이라는 자연스러운 흐름을 만들어냈다. 




캬라멜 호텔은 아직 진행형이다. 도시를 옮길 때마다 플리마켓의 풍경이 달라지고, 

셀러들이 건네는 오브제도 달라진다. 그 과정에서 효서가 좋아하는 것의 결 역시 조금씩 변해왔다.


파리에서의 다음을 묻자, 효서는 이렇게 말한다.


“브랜드랑 콜라보도 더 많이 해보고 싶고, 전시도 계속 열고 싶어요. 그냥 물건을 파는 것 말고, 

서비스나 디자인, 새로운 제품도 만들어 보고 싶고요. 

다양한 사람들과 프로젝트를 할 수 있는 베이스가 캬라멜 호텔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취향이 하나의 브랜드가 되고, 그 안에서 또 다른 가능성이 펼쳐지는 ‘베이스’가 되기까지. 

효서는 이 일을 오래 할 수 있었던 이유로, 의외로 계획을 많이 세우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고백한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이렇게 이어진다. 너무 멀리까지 고민하지 말 것. 매출 목표나 성장 그래프보다, 

지금 눈앞에서 할 수 있는 것 하나를 먼저 해볼 것. 하나의 문을 열면 그다음 문은 자연스럽게 보이기 마련이다. 

처음부터 열 개의 문을 동시에 열려고 하면, 아무것도 열리지 않는 순간이 오기도 한다. 조급하지 않아도 괜찮다.


하나씩, 차근차근. 자기 몸에 맞는 속도를 익히다 보면,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가속이 붙기도 한다.




 

베를린의 플리마켓에서 실크 프린트 포스터 한 장 앞에 서서, 아버지에게 “나 이거 할래!”라고 말하던 날. 

효서는 그 선택이 파리까지 이어질 줄은 몰랐을 것이다.


어쩌면 이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도, 오늘 손에 쥔 작은 물건 하나, 머릿속에서 쉽게 떠나지 않는 한 장면 하나가 

언젠가 “이건 내 일이다”라고 부르게 될 첫 단서일지도 모른다. 

조금 엉뚱해 보여도, 나에게 ‘진짜’인 것에서 출발했을 때 분명한 변화는 시작된다.


캬라멜 호텔의 오래된 것들이 그러했듯이. 







카라멜호텔 인스타그램

카라멜호텔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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