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만난 태국을 좋아하게 되었을 때 일어나는 일
방콕에 사는 문구 덕후, <태국문방구> 작가 | 문트리
Interviewee 문트리 (@mooontreee)
Interviewer 카일리(@ylieyliekylie)
Editor 카일리(@ylieyliekylie)
이 인터뷰는 7월 23일, SIDE 공식 디스코드에서 실시간 채팅으로 진행된 <SIDER X SIDER : 사이더가 말하는 사이더>, SIDER 카일리와 문트리가 나눈 대화의 요약본입니다.
SIDER X SIDER 코너에서는 사이더가 직접 인터뷰할 사이더에 컨택해 실시간으로 대화하며 그 기록을 아카이브합니다. SIDE 공식 디스코드는 정기 멤버십 회원 대상으로 접근 권한이 주어집니다.
살면서 우리는 수많은 우연을 마주한다.
그 우연을 운명처럼 온몸으로 껴안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우연히 만난 낯선 태국을 좋아하는 마음으로 껴안아버린 <태국문방구> 작가 문트리님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카일리 안녕하세요 문트리님!
moontree 반갑습니다! 오늘 태국 문방구 팝업 방문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카일리 에이 제가 덕분에 너무 즐겁게 시간 보내고 왔어요. 오늘 인터뷰에 대한 설렘 & 기대도 더 안고 왔답니다. 태국은 7시죠? 저녁은 드셨나요!
moontree 어이쿠 감사해요! 저는 어제 한국에 잠시 왔어요. 회사 일정, 미팅, 북토크가 있어서 일주일 동안 머무르다 갈 예정입니다.
카일리 와 지금 한국이시군요! 한국 오셔서 일정 많으실 것 같은데 바쁜 와중에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우선 사이더들을 위해서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태국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며 <태국 문방구> 출간을 비롯, 태국의 문화를 알리는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 (출처: 텀블벅, 투룸매거진)
moontree 네~ 우선 릴레이 인터뷰에 초대 해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
저는 태국에서 낮에는 브랜드/그래픽 디자이너로 바트 벌이를 하는 외국인 노동자입니다. 그리고 퇴근하고 밤에는 한국과 태국 사이에서 한화를 벌며 다양한 일들을 하는 사이더입니다!
카일리 (웃음) 바트 벌이라고 하니 재밌네요.
태국의 다양한 문구와 문구점을 소개하는 독립 출판물 <태국 문방구>. 텀블벅에서 343%의 펀딩률을 달성했다.
moontree 카일리님도 하고 계신 일들이 많으신 사이더이신 것 같아요! 소개 부탁드려도 될까요?
카일리 엇 제 소개가 늦었네요. 일단 저는 한국에서 (웃음) 본업으로는 마케터로 일하고 있고요, 사이드 프로젝트로는 포케 관련된 콘텐츠를 만드는 <포케몬 프렌즈>, 인테리어 소품 브랜드 <모멍에뚜아>를 하고 있습니다.
moontree 와! 멋지세요~ 저는 디자인 일을 9년째 해오고 있는데 늘 마케터의 일을 동경해오고 있어요!
카일리 저는 거꾸로 디자이너분들이 늘 부럽고 멋있다고 생각했는걸요! 직접 창작하시는 게 너무 대단하고 멋있어요. 문트리님은 9년동안 쭉 브랜드/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해오신 건가요?
moontree 그러고 보면 마케팅과 디자인은 또 떼려야 뗄 수 없는 그런 사이인 것 같아요! 네~ 한눈팔지 않고 외길 인생을 걷고 있어요. 본업은 디자이너이지만 늘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요. (웃음)
카일리 마케터랑 디자이너 모두 하고 싶은 게 많은 것도 비슷한 것 같고요. (웃음)
moontree 맞아요.
카일리 문트리님에 대해서 알고 싶어서 찾아보다 보니 생각보다 많은 일을 하시는 것 같아서 놀랐어요. 디자이너 말고도 다양한 콘텐츠도 만드시는 것 같더라고요! 디자인, 출판, 영화 등 다양한 분야의 리포트도 쓰시는 것 같은데 그것도 궁금해요!
문트리님이 발행한 태국의 전시와 문화에 대한 콘텐츠들 (출처: 한국 디자인 진흥원)
moontree 아이고 부끄럽습니다. 네 태국의 디자인, 출판, 영화, 교육에 관한 콘텐츠를 지속해서 발행하고 있어요. 태국 여행에 대한 정보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위와 관련된 정보는 찾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어떻게 알릴 수 있을까 고민하고 찾아보다가 태국 리포터, 코디네이터로도 활동하고 있어요. 어떻게 보면 <태국 문방구>도 태국을 다르게 여행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부분도 컸고요. 태국의 문화에 대해 다양한 방법으로 알려 나가고 있습니다. 🙂
카일리 와 진짜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를 만들고 계시네요! 듣고 보니 <태국문방구>도 결국에는 같은 맥락이라는 것도 이해가 가고요. 보면 문트리님은 태국에 찐 진심이신 것 같아요!
태국에 살게 된 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moontree 태국에 이민을 온 지는 4년 차가 되었어요. 태국인 남편을 따라 계획에도 없던 태국행을 선택하게 되었어요. 원래 일본에서 회사에 다녔고, 그곳에서 살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인생은 역시 알 수가 없네요. (웃음) 태국에서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태국에 대해 진심이 된 것 같아요.
카일리 일본에서 태국이라니 정말 인생은 계획할 수가 없나 봐요. 결혼을 계기로 태국에 살게 되셨다면 첨엔 좀 당황스럽고 낯설 수도 있으셨을 것 같은데! 그래도 결국에는 태국을 누구보다 아끼고 계신 것 같아 다행이에요. 다양한 경험과 사람들 덕분에 태국이 좋아졌다고 하셨는데 태국이 좋아진 계기 중에 태국 문방구도 있었을까요?!
태국의 다양한 문구와 문구점을 소개하는 독립 출판물 <태국 문방구>
moontree 타국에서 살아가면서 힘든 점도 있지만 결국 뿌리를 내리고 살아야 하는 곳이기 때문에 애정을 갖고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태국 문방구도 태국에 애정을 갖게 된 부분에 기여를 했습니다! 처음엔 문구 여행으로 시작했는데 결국엔 문방구 안에 담긴 이야기를 만나게 되었고, 태국을 알게 되었고, 위로를 받았던 것 같아요!
카일리 <결국엔 문방구 안에 담긴 이야기를 만나게 되었고, 태국을 알게 되었다>는 말 너무 공감 가요! 저도 당연히 태국 문방구 책을 읽으면서 문구류에 대한 책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태국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도란도란 문트리님이 전해주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
카일리 이 책은 어떻게 기획하게 되신 건가요?
태국 문방구 투어가 어떻게 시작된 건지, 책이 어떻게 탄생하게 된 건지 궁금해요!
moontree 태국 문방구는 제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꾸준히 아카이브를 해오고 있었어요. 그러던 와중에 2021년 5월에 두 군데 출판사에서 연락이 거의 동시에 왔어요. <태국 문방구> 책을 함께 써보지 않겠냐고요! 너무 신기했어요. 그렇게 그동안 꾸준히 모아놓은 태국 문방구에 대한 자료 + 제가 겪은 이야기들을 토대로 <태국 문방구>가 탄생하게 되었어요. 책을 쓰는데 1년이라는 시간이 걸렸고, 태국의 전 지역 문방구 이야기를 아카이브 하는데에는 거의 3년이 걸렸어요. 총 3년의 세월이 이 책에 담겨 있어요.
카일리 와 3년이라니.. 꽤 시간이 걸렸을 것이라고는 짐작했지만 그 정도일 줄은 생각도 못했어요..! 제가 아주 귀한 시간이 쌓인 책을 보고 있네요. 그런 시간을 담아 만들어주셔서 감사해요 문트리님!
3년간 쌓아온 태국의 전 지역 문방구 이야기
그럼 태국 문방구 투어를 하면서 인스타그램에 올리실 때에는 책까지 쓸 생각은 아직 없고 덕질&디깅하는 마음으로 하셨던 걸까요?!
moontree 처음에는 덕질&디깅용으로 업뎃을 했어요. 그러다가 그 기록들이 쌓이면서 이건 책으로 만들어도 좋을 컨텐츠 같다!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생각을 했을 즈음 딱!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어요. 너무 감사했지요 정말!
<태국문방구> 출간 계기가 된 인스타그램(@mooontreee)의 포스팅들
카일리 와 너무 신기해요 정말! 역시 좋아하면 좋아한다고 계속 말해야 하나 봐요🧡
또다시 한번 기록의 힘과 좋아하는 마음의 힘을 배워갑니다<3
moontree 네 동감하는 부분입니다. 또 책을 계기로 저와 비슷한 결을 가진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만나는 것도 너무 값진 경험이고요.
카일리 맞아요! 뭔가를 하면 계속 연결되고 세계가 더 넓어지는 것 같아요! 저희가 이렇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도 그렇고요.
moontree 맞아요. 그 시작을 하게 되면 계속 새로운 기회들이 생기고 더 넓어져요. 이렇게 사이더를 통해 만난 것도 그렇고요.
카일리 그러니까요! 멋지고 재밌는 사이더들🥰
moontree 진짜 사이더엔 멋지고 재밌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카일리님을 비롯해서요🙂
카일리 그럼 처음에 태국에 왔을 때 문방구 투어를 시작하게 된 건 원래 문구류를 예전부터 좋아하셨던 거죠?! 문트리님이 문구 덕후가 된 계기도 궁금해요
moontree 네 저는 아주 오래 전부터 문구 덕후였습니다! 저는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필기구는 항상 제 분신처럼 따라다녔어요. 글의 기분에 따라 만년필, 펜, 샤프, 붓 등의 도구를 고르기도 했고요. 다양한 문구가 있겠지만 저는 필기류, 지류에 관심이 가장 많아요. 문구는 제 마음을 대변해주는 소중한 도구이고요, 하루종일 옆에 있는 친구 같기도 하고요. 저에겐 굉장히 큰 의미의 카테고리랍니다 🙂
카일리 마음을 대변해주는 도구이자 친구라니💛뭔가 낭만적이에요..! 책에 나온 것처럼 토이스토리 생각도 나고요. 그래서 문트리님이 태국에 왔을 때 의지할 수 있는 친구가 되어줬나 봐요.
태국의 다양한 문구류와 문구점
카일리 사실 요즘 한국에는 문방구가 점점 사라지고 있잖아요. 디지털화 되면서. 태국에는 아직 문구점이 많이 남아있나요? 책에 오래된 문방구 얘기가 많이 나와서 아직 사라지는 단계는 아닌지 궁금하더라고요.
moontree 태국도 점점 사라지고 있어요… 코로나 상황 때 없어진 곳도 있었고요. 소중한 건 사라지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카일리 아하 문방구마다 담긴 이야기와 주인분들 이야기를 읽어서 그런가 제가 더 아쉽네요. 어쩔 수 없는 것도 있지만 소중한 추억들이 사라지는 건 늘 안타까워요.
moontree 맞아요. 그래서 더 책에 잡아두고 싶었던 것 일 수도 있어요.
카일리 맞아요. 이렇게 책으로라도 남아있어 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 나중에 태국 여행 가면 꼭 문방구 가보려고요!
moontree 다음에 태국에 오시면 꼭 태국의 문방구에 가보셨으면 좋겠어요!
커넥티드 북스토어에서 진행 중인 팝업 프로그램 (7/30까지)
카일리 오늘 팝업 스토어도 다녀왔는데 너무 좋더라고요. 직원분들이 태국어로 인사도 해주시고, 태국 문방구 간접 체험 하고 왔어요! 여기에 있는 문구들은 직접 고르신 건가요?
moontree 네 팝업스토어에 들어간 모든 문구류는 제가 큐레이션 했습니다. 직접 사서 보냈어요.
문트리님이 직접 큐레이션 한 태국 문구들이 전시된 팝업 스토어
카일리 와! 혹시 고르신 기준이나 팝업스토어 기획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하신 부분이 있으실까요?
moontree 제가 잘 쓴 문구류, 애정하는 브랜드, 책에 소개된 제품들을 위주로 구성했습니다.
카일리 아하 문트리님이 문방구를 만든다면 들어갈만한 물건들이군요. 재미있었어요! 깨알같이 바트로 가격 표시한 것도 그렇고 디테일도 귀엽고요.
moontree 감사합니다 카일리님! 👍문방구는 꼭 해볼거예요. 그게 무엇이 되었든요~
카일리 와 진짜요? 사실 문방구를 차리실 생각은 없으신지 물어보려고도 했었는데 진짜라니! 너무 기대돼요! 정말로요. 문방구를 만든다면 어떤 문방구를 만들고 싶으세요?
moontree 이 부분은 아직 생각이 많아요.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모아 방문하시는 분들과 함께 하는 그런 문방구가 될 것 같아요. 경험을 파는 문방구가 될 것 같아요.
카일리 💘경험을 파는 문방구라니! 언젠가 문트리님의 문방구가 생기는 날 놀러가겠습니다! 꼭 만들어주세요.
카일리 요즘 준비 중인 유튜브 채널 소개도 조금 해주세요! 태국에서의 일상 브이로그를 준비 중이신 거죠?
moontree 태국 일상과 문화를 담은 유튜브 채널을 준비하고 있어요. (편집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하하...)
카일리 (웃음) 느려도 하고 있다는 게 중요한 거니까...!
이미 하고 계시는 일이 정말 많은데 유트브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어떻게 하게되신 거예요?
moontree 콘텐츠를 영상을 통해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요즘 모두 유투브를 한다고 해서 단순히 해야지~라는 생각보다는 영상이라는 매체가 매력적이더라고요. 그래서 영상으로 만들어볼 생각을 했습니다.
카일리 그쵸. 훨씬 생생하게 태국의 모습을 담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나중에 정해지면 꼭 공유해 주세요. 너무 기대하고 있습니다.
moontree 그럼요! 사이더에 먼저 알릴게요!
카일리 기대할게요! 이미 많은 걸 하고 계시지만 또 나중에 하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으신가요?
moontree 이건 9월부터 진행할 예정인데 동남아시아 문화권에 거주하는 친구들과 문화교류 커뮤니티를 오픈할 거예요.
카일리 오오..! 좀 더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문화교류 커뮤니티가 정확히 어떤 활동을 하는 건가요?
moontree 동남아시아에 거주하는 문화, 디자인, 출판에 관심이 많은 친구들과 함께 온라인 기반의 스터디를 만들고 연구하는 거예요. 그리고 연 1회 정도 직접 만날 예정입니다.
카일리 우와 멋져요! 영감 가득 모임일 것 같아요! 문트리님이 태국을 기반으로 그렇게 많은 프로젝트를 하는 동력은 무엇일까요? 어떤 마음으로 태국 문화에 대해서 계속 다양한 일을 하시는지 궁금해요.
moontree 좋아하는 마음일 것 같아요! 다른 건 없는 것 같습니다. :)
카일리 🥹(감동) 단순하고 명확한 이유네요.<3
moontree 네 좋아하는 마음. 이것에서 출발하면 모든 걸 할 수 있는 큰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사이더분들도 같은 마음이실 것 같습니다.
카일리 맞아요 정말! 그 마음을 잘 간직하고 소중하게 여겨주면 재밌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는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그럼 좋아하는 게 많은 사이더들에게 하고 싶은 말 있으신가요!
moontree 결국 좋아하는 그 마음을 오랫동안 지키고 가꾸고 성장시키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하고 싶은 일들 마음껏! 재밌게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카일리 문트리님도 오래오래 좋아하는 일들 많이 벌려주세요.<3 문방구 만드시는 그날까지 응원할게요!
moontree 카일리님도요! 좋아하는 일들 많이 많이 뻗어나가시기를 바랍니다~ 응원할게요!
우연과 운명. 조금 거창하지만 인터뷰 내내 떠오른 단어였다.
좋아하는 마음 하나면 우연도 운명이 된다.
그러니 좋아하는 마음을 더 아끼고 가꿔보자. 우연을 운명으로 만드는 건 결국 그 마음이니까.
Interviewee 문트리 (@mooontreee)
Interviewer 카일리(@ylieyliekylie)
Editor 카일리(@ylieyliekyl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