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된 클럽만 6개,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가진 다정한 사람
컬쳐 브랜드 ‘테니스테니스클럽’ 디렉터, 황지혜
이 인터뷰는 1월 23일 일요일, 아침 10시 SIDE 공식 디스코드에서 실시간 채팅으로 진행된 <SIDER X SIDER : 사이더가 말하는 사이더>, SIDE 크루 융과 사이더 지혜가 나눈 대화의 요약본입니다.
SIDER X SIDER 코너에서는 사이더가 직접 인터뷰할 사이더에 컨택해 실시간으로 대화하며 그 기록을 아카이브합니다. SIDE 공식 디스코드는 정기 멤버십 회원 대상으로 접근 권한이 주어집니다.
융 yoon
첫 번째 사이더인터뷰는 무려 SIDE 뉴스레터 포인트 1위 엄청난 VVVIP 멤버
지혜님 늘 너무 감사하고요(웃음) 아직 지혜님을 모르는 사이더들을 위해 인사와 소개 부탁해요!
지혜
안녕하세요! 취미는 취미만들기인 찐 ENFP 황지혜(@justhappening_)라고 합니다! 좋아하는 마음을 발견하고, 연결하는 걸 좋아해요, 좋아하는걸 널리널리 알리는 걸 좋아하다보니 사이드 뉴스레터도 사이더 포인트 1위가 됐어요.
본업은 패션 커머스 플랫폼에서 서비스 기획자로 일하고 있고, 사이드로는 마케터들의 커뮤니티인 '힙마비(@hip.marvie)'를 만들어가고 있어요. 사이드챌린지를 하면서 잠시 쉬고있던 취미 커뮤니티 '호비클럽(@hobbyclub_seoul)'을 재정비하고 있답니다. 아, 새로운 브랜드 테니스테니스클럽(@tennistennisclub)도 준비하고 있어요.
융 yoon
역시 사이더 포인트 1위 답게 여러 가지 일을 하고 계시네요. 지혜님은 계속 서비스 기획 일을 해오신 거예요?
지혜
커리어는 마케터로 시작했어요. 우연한 기회로 기획을 맡게 되어서, 프로덕트 기획과 마케팅을 함께 하다가 최근 이직을 하면서 서비스 기획에 좀 더 집중하고 있어요.
융 yoon
클럽 디깅왕... 커뮤니티 클럽 메이커...... 힙마비, 호비클럽, 테니스테니스클럽 전부 다 궁금한데요, 어떤 곳인지 파고들기 전에!
지혜님이 가장 처음으로 했던 사이드 프로젝트는 어떤 것이었어요?
지혜
클럽 디깅왕 좋은데요? 제일 처음했던 프로젝트는 2016년 '크리에이터클럽' 메이트 활동이고, 본격적으로 시간을 더 많이 쏟은 건 제 독립출판물 <우는 대신 걸을게요> 이에요. 독립 출판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일을 벌리는 속도가 빨라진 것 같아요.
산티아고로 도망간 두 유부녀, <우는 대신 걸을게요>
융 yoon
이 프로젝트 후원자 181명 중에 1명 나야나! (자랑) 저는 '황지혜'라는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이 책 <우는 대신 걸을게요>였어요. 보면서 울기도 하고 놀라기도 하고... 어떤 책인지, 왜 만들게 됐는지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지혜
2018년에 결혼을 하고 3개월 정도 지났을 때, 건강 검진 결과가 좋지 않더니 암이라는 소식을 알게 된거죠. 초기였고, 경과가 좋은 편이라 다행이지만 정말 놀랐고, 멘붕이였어요. 친한 회사 동기 언니의 꿈이 30살에 산티아고를 걷는 거였고, 저도 평소에 트래킹, 백패킹을 워낙 좋아했거든요. 당시 방영하는 ‘같이 걸을까’ 를 보다가 급 '산티아고 갈까?' '그래!' 하고 빠르게 결정했어요.
기록으로 남겨서 주변에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어요. 가서 매일 @2yooboo_in_santiago 라는 계정에 일기를 썼고 다녀와서 모두 셀프로 텀블벅을 통해 출판했어요! 제일 힘들었던 시기에 만든 책이에요.
융 yoon
진짜 많이 무섭고 놀라셨을 것 같아요.
몸이 안 좋은 상태인데 그럼에도 가야겠다고 결심한 이유가 있어요?
지혜
음.. 정말 아무 생각없이 걷고 싶었어요.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도 살짝 있었고요. 가족들이 엄청 말렸는데 의사선생님이 쿨하게 '다녀와도 된다, 스트레스없이 편하게 지내라' 하시더라고요. 제가 자연 속에서 가장 행복지수가 높은 사람이거든요. 제가 행복할 수 있는 환경을 찾아간 것 같아요.
융 yoon
텀블벅을 통해서 지혜님의 선택을 보고 '정말 강인한 사람이다'라고 생각했는데요,
책 속에서 지혜님이 울던 장면들이 아직도 생각나요. 저 같아도 맨날 울었을 것 같아요.
근데 내 감정에 솔직하고 그걸 드러낼 줄 안다는 게 더 강하게 보였어요.
지혜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하루에 20-30키로씩 걷는다는 게 몸 자체는 아프고 힘든 순간이 있어서 몇 번 터졌지만 자주 행복했어요! 눈빛이 또렷해지고, 맑아지는게 느껴져서. 그리고 융님 말처럼 생각보다 내가 되게 강한사람이구나 라고 스스로 느꼈어요.
융 yoon
멋진 지혜님 ㅠㅠ 이 책을 만들기 전후로 가장 달라진 게 있다면요?
지혜
생각만 하던 것과 글로 적어 전달하는 건 확실히 다르더라고요.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게 닿았을 때의 반응들이나 제가 이 마음을 전달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는 매개가 있다는 게 정말 좋아요. 다녀온 뒤에 저에 대한 확신이 생겼고 이 때부터 일 벌리는 속도가 빨라졌어요. 책 만들기가 버킷리스트였는데 해보니까 되더라고요.
그 뒤로는 해보고 싶은 게 생기면 그냥 일단 시작해보는 것 같아요.
융 yoon
기획, 디자인, 제작 전부 다 직접 하신 것도 대단해요. 저도 독립출판물 만들겠다고 인디자인 처음 만져본 1인.
정말 검색하면 다 나오잖아요.
제가 감동받았던 부분이 지혜님의 의지였던 것 같아요. 몸이 아픈데 우는 대신 산티아고 걸을 걷겠다는 의지..
지혜
울더라도 가서 울겠다! (웃음)
지인들이 해주는 말이 너는 실패했을 때의 대가나 비용을 생각하지 않고, 일단 해보자는 태도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융 yoon
그렇게 해서 실패하는 건 실패가 아닌 것 같아요. 오히려 또 하나의 점을 찍은 거지.
지혜
완전 맞아요! 실패의 정의는 누가하는건지 모르겠지만, 점들이 찍히다보면 어떻게 연결될지 모르죠.
융 yoon
마케터 / 작가 / 서비스 기획자 + n개의 클럽 운영자인데 다 성격이 다른 것이 너무 대단해요. 힙마비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요, 힙마비가 어떤 곳인지 소개해주세요!
지혜
이제 딱 1년 된 마케터들의 커뮤니티예요! 개발자에겐 깃헙(github)이 있고, 디자이너는 핀터레스트가 있는데 마케터의 깃헙(github)은 어디일까? 하는 질문에서 시작해서 커뮤니티를 만들었어요. 8주동안 매주 '힙한 마케팅 사례'를 '왜 좋을까' 관점으로 발견-분석-공유하는 힙마비챌린지를 중심으로 습관을 형성하는데요. 최근에는 폴인에 글도 연재하기 시작했고, 출판도 준비하고 있어요! 마케터들이 '좋아하는 마음과 그걸 외치는 목소리'가 크잖아요. 그러다보니 성장속도가 어마어마한것 같아요.
융 yoon
크... 제가 힙마비 분들을 줌으로 만나봤잖아요. 리액션과 속도와 센스가 어마어마한 거예요. 에너지가 화면을 뚫고 나오더라고요(웃음). 폴인과 출판으로 이어지는 것도 신기하네요! 이건 제안이 먼저 들어온 거예요? 아니면 제안해본 거예요?
지혜
하하 그쵸. 성장에 미친 마케터 600명이 모여있으니.. 폴인은 링커 1기를 모집한다는 걸 보고 지원해봤는데 저희가 공모작에 선정되었어요! 작년 12월부터 3월까지 여기서 연재해요.
출판은 저희가 힙마비 1-3기동안 모인 힙한 마케팅 사례 DB를 모으다보니 2500개가 넘더라구요. 아까운데, '출판해볼까?'로 생각이 닿아서 예전에 협업했던 출판사들에 제안해서 진행하고 있어요.
융 yoon
크~~ 내 길은 내가 만드는, 내 일은 내가 만드는 훌륭한 예시다! 힙마비를 보면 자율성 + 성장욕구 + 목적! 그 자체라 다니엘 핑크의 <동기부여의 법칙>이 생각나요.
지혜
와! 저희가 강조하는게 자발적인 동기부여예요. 성장욕구! 다 멤버들 덕분이에요 진짜. (마침 저희가 31일까지 힙마비 챌린지 5기 모집중인데 관심 있으신 분들은 많이 와주세요)
융 yoon
테니스테니스클럽은 어떤 프로젝트에요?!
지혜
테니스의 정신을 바탕으로 일상에 메세지를 전달하는 컬쳐 브랜드에요! 일상도 테니스치듯이 살아보면 어떨까? 하는 제안이랄까요. 2018년에 테니스를 시작하면서 'tennis tennis club'이라는 계정을 만들었어요. 약간 융님이 사이드 도메인 사둔것같은 느낌이랄까요. (웃음)
테니스를 치는 과정을 공유하려는 계정이었는데, 이걸 브랜드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융 yoon
계속 생각만 하고 안 하고 있다고 괴로워할 필요가 없는 게, 이렇게 묵혀있다가 하게 되기도 하고 그런 것 같아요. 이름이 너무 귀여워요. 지혜님이 느끼는 테니스의 특별함이 뭐에요??
지혜
코치님한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이거예요. “힘 좀 빼고! 너무 공에 다가오지말고! 가만히 서있으면 안돼! 잔발 계속 굴러야지!”
치다보면 잘치고 싶은 마음에 힘을 잔뜩주게 되지만 그러면 오히려 좋은 볼을 칠 수 없고, 함께 주고 받는 랠리가 되지 않아요. 오히려 힘을 빼고, 편안하게 쳐야하죠. 근데 또 득점 찬스인 나만의 찬스볼을 치는 순간을 위해서는 끊임없이 잔발을 구르며 움직여야 해요.
이런 태도가 ‘여유와 도전의 균형’인 것 같아요. 요즘 가장 깊게 고민하는 지점이기도 하구요. 잘하려는 조급함은 내려놓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도전하는 마음이요. 테니스를 치는 이런 태도가 삶에서도 추구하고 싶은 태도여서 ttc라는 브랜드로써 전달하고 싶었어요..
융 yoon
그러고보니 주고 받는다는 면에서 완전 명확하네요.
어떤 브랜드로 만들 예정이에요?
지혜
일상의 태도를 제안하는 컬쳐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싶어요. 첫 제품은 스웻셔츠와 라이터고, 다음 제품은 라이프스타일 제품과 향제품도 고민하고 있어요. 그렇지만 단순히 제품만 판매하는게 아니라 ttc 제품과 함께 한다는 건 ttc crew가 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서로의 도전을 응원하는 든든한 크루가 되는거죠.
첫 시즌 메세지가 zero is love거든요. 테니스에서 0점을 love라고 부르는데 이 외침이 너무 다정해서, ttc crew의 모든 0점의 상태, 도전할 수 있는 상태를 응원하고 싶어요. 이 인터뷰가 나갈 때 쯤 오픈하지 않을까 싶어요.(https://ttc.imweb.me/about)
융 yoon
WHY가 확실하면 뻗어나갈 수 있는 방향은 제한이 없는 것 같아요!
아니 근데 힘들지 않아요? 시간 관리는 어떻게 하세요? 이 모든 걸 어떻게 본업도 하면서 하시는 거죠?!
지혜
저의 2021년 제일 큰 화두였어요. 하고 싶은 게 많은데 몸은 하나니까 정말 시간 관리가 중요하더라고요. 점심 시간에 카페가서 하거나, 퇴근 후/주말에도 하지만, 되도록 나만의 시간도 사수하는 선에서 조율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융 yoon
그래도 본업 + 사이드 프로젝트가 서로 시너지가 날 것 같아요!
직접 브랜드 만들어보면서 느끼는 것들이 또 본업에도 도움 될 것 같고.
지혜
맞아요, 지금 또 커뮤니티 프로덕트를 만들고 있다보니까 그 경험도 반영되는 것 같아요.
융 yoon
지혜님은 두려운 순간은 없어요? 의류 만드는 것도 처음 해보는 일 아니에요?
지혜
가진게 많이 없어서 두려운 건 별로 없어요. 근데 지칠 때는 있어요.
지칠 땐 엄마가 매주 가는 백패킹에 따라가서 완전한 에어플레인 모드로 지내요. 연락이 항상 끊임없이 오는데 그걸 끊는 시간이 중요하더라고요. 그렇게 쉬고 오면 또 하고 싶은게 생기고, 그런 마음이 들면 또 다시 마구마구해요.
융 yoon
단절의 시간을 통해서 다시 충전을 하고 돌아오나봐요.
지혜님은 스스로를 잘 알고 있어서 어떤 상황에 어떻게 하면 되는지를 잘 알고 계신 것 같아요
융 yoon
호비 클럽을 간단히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호비 클럽
지혜
사계절동안 함께 취미를 찾아가는 모임이에요!
취미가 많은 할머니가 되면 붕 뜬 시간들을 너무 재밌게 채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고등학교 때 친구들 셋이서 우리 해보고 싶은거 다 같이 도전해보자! 하는 가벼운 생각에서 시작되었어요. 매 계절마다 제철 취미를 도전 해보는데 올해의 여정은 hobby trip 이라는 이름으로 준비하고 있어요.
융 yoon
모임 전문가... 진짜 너무 훌륭한 커뮤니티 빌더 같아요! 가벼운 생각에서 출발해서 일단 움직이는 거 이거 진짜 엄청난 강점이자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지혜님을 움직이는 원동력은 뭐에요??
지혜
어제 we buy work(@webuywork) 크루랑 ‘우리를 움직이는 원동력은 뭘까’에 대해 5시간 동안 얘기했거든요ㅋㅋㅋ 재미나 성취감일까? 생각했는데 본질적으로 ‘제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인 것 같아요. 전달하는 메시지나 행동들이 누군가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굉장하다고 느껴져요.
융 yoon
누군가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고 싶다는 마음!
지혜
맞아요, 사이더들은 모두 그런 사람들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선한 영향력을 주고 싶다는 마음, 파도를 만들어서 넘실대게 만들고 싶다는 마음
융 yoon
이 마음이 진짜 돈 주고는 살 수 없는 능력 같아요, 영혼이 있다는 거잖아요.
돈이나 유명세도 어느 정도 원동력이 될 수 있지만 지혜님같은 마음을 가지고 시작하는 사람/브랜드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 진가를 발휘하는 것 같아요. 알면 알수록 팬이 되고 더 길게 관계를 맺게 되는… 앞으로 지혜님이 만들어가게 될 일들 너무 기대되네요.
지혜
오 소름 돋았어요ㅠㅠ 너무 좋다...
융 yoon
앞으로 더 해보고 싶은 건 뭐에요?
지금 계속 그 얘기하긴 했지만, 좀 더 궁극적인 꿈도 있는지 궁금해요.
지혜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가진 다정한 사람으로 살아가는게 제 꿈이에요! 정말 건강한 삶을 살고 싶어요. 건강하게, 저 스스로에게 진정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 그런 과정과 그 사이에서의 다양한 시도와 도전들을 계속 나누고 싶어요.
융 yoon
앞으로 테테클 통해서 그런 이야기들을 더 볼 수 있겠죠? 너무 기대되고 정말 응원해요 지혜님!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거 너무 많은 우리 사이더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혜
“문을 열면 작은 뒤뜰이 있었는데 거기에 꽃을 심었어. 나는 어디서든 꽃밭을 만들었어.”
이 문장을 너무 좋아하는데 사이더들은 어디서든 꽃밭을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인 것 같아요.
소소한 것에서도 의미를 전달하고, 가치를 나누고, 꽃밭에 초대하는 사람들.
융 yoon
너무 좋다 ㅠㅠ 밑줄 쭉쭉
어디 나온 문장이에요?
지혜
인디스웨이에서 누군가가 책 속의 문장을 소개해줬었는데 책 이름이 기억이 안 나네요. 사이더들이 하고싶은거 다하면서, 지치지 않고 같이 균형을 잡아가면서 함께 가면 좋겠어요! 사이더들이랑 같이 재밌는 것도 많이 하고싶어요.
융 yoon
저는 지혜님의 커뮤니티 매니지 능력도 많이 배우고 싶어요! 앞으로도 오래 오래 함께 해주세요!
사이드도 지혜님 처럼 하고 싶은 거 많은 사이더들에게 도움 될 수 있게 열심히 만들어볼게요.
오늘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주자는 지혜님이 인터뷰해주실 텐데요, 바통터치 잘 부탁 드려요 ♥︎
지혜
융님 사이드 만들어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