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웃고 싶고, 웃기고 싶어서 공간을 만들었어요.

재택근무가 쏘아올린 6년간 품어온 꿈의 공간 <컴쟁이 공간> 호스트 김다운


이 인터뷰는 3월 15일, SIDE 공식 디스코드에서 실시간 채팅으로 진행된 <SIDER X SIDER : 사이더가 말하는 사이더>, SIDER 몽자와 컴쟁이가 나눈 대화의 요약본입니다. 


SIDER X SIDER 코너에서는 사이더가 직접 인터뷰할 사이더에 컨택해 실시간으로 대화하며 그 기록을 아카이브합니다. SIDE 공식 디스코드는 정기 멤버십 회원 대상으로 접근 권한이 주어집니다. 


몽자 재미난 공간을 만들어가는 컴쟁이님 너무 궁금해서 인터뷰 요청을 드렸어요, 자기 소개 부탁드려요!


컴쟁이 안녕하세요, 컴쟁이(@wooney74)입니다👩‍💻 벌써 5년차 얼렁뚱땅 직장인, 때아닌 역병으로 3년차 재택근무중이에요. 일과 삶 모두에서 재미를 찾아 균형을 잡고 싶은데 종종 무너져요. 가끔 아니 자주 몽상에 빠지기도 합니다. 시간은 걸리지만 조금씩 실천해 결국에는 상상을 일상으로 바꾸고 있어요. 요즘은 일과 삶을 윤택하게 하는 공간 사업에 관심이 아주 많아요! 


몽자 5년차 직장인에 3년차 재택근무, 저와 똑같아요! 가끔 몽상을 즐기는 것도 찌리릿- 통했어요!🔥


컴쟁이  역시..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게 있나봐요. 몽상을 즐기는 파워 n입니다(웃음)


몽자 공간에 관심이 많다고 하셨는데요. 사이드와도 연관이 있죠?


컴쟁이 맞아요. 제가 가장 메인으로 하고있는 프로젝트 컴쟁이공간(@comzang20gan)입니다. 재택근무를 시작하고 무료해서 20년에 연 블로그를 계기로 최근 오프라인 공간으로까지 확장했어요. 둘 다 컴쟁이공간으로 설명하고 있어요.

몽자 재택근무의 무료함을 사이드 프로젝트로 풀어내다니.. 실행력이 대단해요! 온라인, 오프라인에서의 컴쟁이 공간은 어떤 컨텐츠로 운영하는지 더 알고 싶은데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컴쟁이 온라인에서는 블로그 활동이 주를 이루는데요. 소소한 일상을 올리기도 하고, 체험단(이라고 쓰고 공짜식사를 뜻한다) 컨텐츠도 올리고 있어요. 매주 올리는 일상글에 최측근들이 찐팬을 자처하며 댓글을 달아주고 있어서 재밌어요. 재테크에도 관심이 많아서 #컴쟁이재테크 라는 해시태그를 통해 저의 재테크 여정을 1000만원 단위로 기록하고 있어요. 



몽자 포스팅마다 팬심 가득한 댓글들이 많아서  보는 재미가 있었어요. 한편으로 부럽기도 했고요:) 오프라인 공간의 탄생기도 생생하게 담겨있어서 한 편의 작은 영화를 보는 듯 했어요! 


컴쟁이 저에게도 추억인 글을 읽어주셔서 감동이에요. 공간의 시작은 재택 근무인데, 재택이 계속되면서 일과 삶의 분리가 어렵잖아요. 워케이션이라고 한창 뜨는 트렌드가 있었잖아요? 저도 틈만 나면 제주도, 강릉, 호텔 등을 다니며 디지털 노마드로 일했어요. 그러다 작년 8월에는 재택 근무하는 친구 셋이 합심해서 홍은동에 한 달 동안 옥탑이 있는 공간을 빌려 함께 생활하고 일했답니다. 그 경험이 너무 좋았어요! 2022년부터는 내가 꿈꾸던 옥탑 라이프를 스스로 꾸려보자! 라고 다짐해 3월부터 본격적으로 공간을 만들었어요.  #컴쟁이공간 이라는 이름을 짓고 대부분의 시간은 일하고, 매월 재미나고 소소한 모임을 운영할 계획이랍니다.


몽자 재택 근무의 고단함을 기록과 노마드 생활로 극복해낸 그 실행력과 용기가 대단한데요? 단순히 좋아하는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컴쟁이 공간이라는 브랜드와 BM으로 그렸다는 게 멋져요. 3월부터 운영이라니 저도 꼭 가보고 싶어요. 그 곳에 가면 무엇을 할 수 있나요? 


컴쟁이 우와 bm이라고 하니까 어깨가 으쓱하네요! 우하하~ 공간에 오면 제가 공간의 호스트이자 가이드고 손님들은 주인공입니다. 모두가 컴쟁이가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몽자 꺄..


컴쟁이 티셔츠도 나눠주고 음식도 시켜주고, 제 친구들과 그들의 친구들이 또 각자의 친구가 되는 마법의 공간. 어쩌면 사회적 관계를 구축하는 데 최적의 장소인 것 같아요. 저를 매개로 유대관계가 생겨나는데 친구는 단순 또래가 아니라 교수님, 차장님이 될 수도 있고, 10대인 사촌 동생이 될 수도 있다는 거에요. 


몽자 공간 속에서 컴쟁이 세계관이 펼쳐지는군요..! 


컴쟁이 맞아요, 3월 2일에 오픈해서 지금까지 6팀이 방문했었는데 만족도가 5점만점에 5점! 오, 이게 되네? 수요가 있네? 공간이야말로 여태 내가 시도했던 사이드 잡보다 훨씬 더 가치있고 재미있는 도전이라고 느끼고 있어요.


몽자 오 벌써 6번이나 진행되었군요. 꿈꾸던 공간에서의 프로젝트, 막상 해보니까 어땠는지 궁금해요! 어떤 부분에서 가치있다고 느끼셨어요? 

컴쟁이 생각보다 제가 에너지가 없더라고요. 일한 후에 늦은 시간까지 노는 게 영 기력이 딸렸는데요! 거기서 힌트를 얻어 2차에서는 호스트 없는 게스트 모임을 만들었어요. 1차에서는 제가 판을 깔아주고 소개하는 시간이에요. 음식을 먹으며 얘기를 나누고, 질문 카드에 서로 답하면서 한껏 가까워져요. 하지만 오후 10시 이후의 2차 모임에서는 제가 사라집니다. 자러가요..


몽자 신박한데요?


컴쟁이 그러면 남은 사람들은 이게 뭐지? 싶다가도 아주 즐겁게, 호스트가 없으니 자유롭게 놀다가 가요. 기본 새벽 3시? 옆방에서 저는 자고 게스트들은 떠들고, 제가 잠귀가 어두워서 문제 없더라고요!


몽자 재밌게 놀도록 판만 멋지게 깔아주는 호스트네요.


컴쟁이 앞으로 지속적으로 공간을 운영하려면 꼭 투룸 이상으로 구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호스트 없는 게스트하우스를 만들고 싶어요. 


몽자 오, 호스트 없는 게스트하우스! 지금 공간의 다음 버전이군요.


컴쟁이 맞습니다! 호스트 없는 게스트하우스가 어쩌면 최종 목표일 거예요. 오프라인 패시브인컴 #가보자고


몽자  멋져요. 저는 본업도, 부업도 모두 온라인에서만 활동 중이라 컴쟁이님에게 더 호기심이 갔어요.


컴쟁이 조만간 오프라인에서 꼭 뵐 수 있기를. 언제나 환영입니다!


몽자 수강신청은 실패했지만 컴쟁이 공간은 꼭 성공하겠습니다. 블로그를 보다보니 2016년부터 '공간'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하셨잖아요. 그때부터 조금씩 실행에 옮기셨고요. 재택 근무 외에 꿈을 꾸게된 또 다른 계기가 있었을 것 같아요.  


컴쟁이 제 닉네임처럼 온라인을 좋아하긴 하는데요, 온라인에서는 웃긴 걸 봐도 소리내서 웃는 경험은 드물더라고요. 오프라인 에서는 시시콜콜한 대화도, 표정과 눈짓도 재밌어서 웃음이 도저히 멈출 수 없을 때가 있어요. 광대가 아플 때까지 소리 내어서 웃고나면 그 때 행복하더고요!


몽자 바로 이 감정🤣

컴쟁이 맞아요🤣 저 아주 어렸을 때 꿈이 개그우먼이었거든요. 근데 점점 생활 반경이 커지고 사회 생활을 하면서 세상에 웃긴 사람이 너무 많구나 깨달았고, 사람들 앞에 나가면 얼굴이 빨개져서 어렵다고 판단했어요. 그 꿈이 오프라인에서 사람들을 만나 웃고 싶다. 어쩌면 웃기고싶다라는 마음 때문에 갈망했던 것 같아요. 


몽자 웃고 싶다, 웃기고 싶다. 웃을 일이 많지 않은 요즘 너무 중요한 포인트 같아요! '웃으면 웃을 일이 많아진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요. 


컴쟁이 코로나 후 더 사람을 못 만나니까 웃음이 그리워요. 다른 사람들도 그렇겠죠?


몽자 온라인에서는 클릭 몇 번이면 금방 나만의 공간을 만들 수 있는 반면 실제로 공간 만드는 일은 또 다른 차원일텐데요. 공간을 만들면서 힘들거나 어려웠던 순간은 없었나요?


컴쟁이 시간과 예산은 충분한데 어떻게든 핑계를 대면서 실천하지 않는 게으른 제 자신. 끊임없이 합리화를해서 어떻게 하면 발등에 불이 떨어질 때까지 효과적으로 미룰 수 있을까 잔머리 굴리는 저를 다루는 일이 제일 어려웠어요. 어떻게 보면 2016년부터 꿈 꿔온 햇수로 따지면 6년 걸린 프로젝트에요. 


몽자 사이드 프로젝트의 가장 큰 허들은 게으른 내 자신! 너무 공감..


컴쟁이 그런 면에서 SIDE에서 만난 #사이드챌린지가 정말 좋은 것 같아요.


몽자 6년이나 걸렸지만, 웃음과 공간, 마음 맞는 사람이 필요한 요즘 시기에 잘 맞게 찾아온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컴쟁이 말을 어쩜 이렇게 예쁘게 하시나요? 오늘의 감동..


몽자 공간 예약 페이지 보고 깜짝 놀랐어요! 오픈 한 달만에 풀 부킹이라니!



컴쟁이 저도 무척 놀랐는데요. 오픈 하루만에 22명의 신청자가 있었어요! 


몽자 본업과 조율하는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시간관리 노하우가 있으신지도 알고 싶어요! 


컴쟁이 본업 근무 시간이 사이드를 겸하기 좋은 상황이에요. 작년에 팀을 옮기면서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업무를 하게 되었어요! 보통 사람들이 퇴근한 시간은 실제 제가 퇴근한 최소 2시간 이후라 모임을 준비할 시간과, 운영할 에너지가 있어요. 대신 단점은 10시부터 졸려요.


몽자  하하. 그래서 10시는 호스트가 사라지는 시간이라죠.


컴쟁이 그거 아시죠. 재밌는 일은 다 제가 자는 시간대에 일어나더라고요..


몽자  맞죠 맞죠.. 그래서 제가 야행성이구요.. 헤헤. 이야기를 듣다 보니, 컴쟁이 공간이란 웃음과 행복을 전하는 매개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컴쟁이님에게 컴쟁이 공간이란 어떤 의미일까요? 


컴쟁이 거창하게 말하면 슈필라움이이에요. 독일어로 놀이공간이란 뜻이고요. 솔직하게는 독립된 나만의 작업실인데 방문해주시는 분들이 월세 지불을 도와주는 느낌이죠. 오전엔 독립적으로 사용하니까 좋고, 오후엔 사람들과 즐겁게 교류해서 좋고!


몽자 여러분 컴쟁이님 독일 취업러 출신이에요! 짱멋짐


컴쟁이 오 어떻게 아셨어요. 저는 회사 생활을 독일에서 인턴으로 시작했고 한국에 들어와서 입사한 두 번째 회사에서 지금까지 다니고 있어요!


몽자 좋아하는 공간에서 생활하며 마음 맞는 사람들을 초대해 기쁨을 누리고, 이를 영리하게 현금 흐름까지 만드신 것이 멋지네요! 공간을 운영하는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컴쟁이 고민할 필요도 없이 제 모든 원동력은 재미인 것 같아요! 사실 오프라인 공간은 굳이 따지면 적자인데요. 그럼에도 운영하는 이유는 재밌고 기대되고, 몰입할 수 있고, 또 재택근무로 지쳐가는 일상 속 사람들과 온기를 나누며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기 때문이에요. 별다른 이유가 없다면, 저의 값비싼 취미생활로 평생 운영하고 싶어요! 


몽자 다운님의 재미, 사람, 공간에 대한 진심이 느껴져요. 다가오는 4월에는 공간에 변화가 생긴다는 포스팅을 봤어요. 스포일러 살짝 한다면? 


컴쟁이 컴쟁이 다이닝을 준비 중이에요. 요리를 잘하는 친구가 있어서 길음역 인근에서 저녁을 대접하는 프로젝트를 하기로 했어요! 이름도 정했어요 #밥만복 이라고 밥 + 복많이 의 뜻입니다. 영어로는 onlyriceluck !

쿵짝이 잘 맞는 친구라 편하고 재미나게 할 생각에 기분이 설레고 두근거려요!  좀 더 부연설명을 하면 제 본명이 다운이라 다짱이고, 고등학교 친구 도짱, 아짱과 #짱들의식사방식 모임을 하고 있어요. 이 친구들과는 20살 때 명동에서 폴라로이드 소자본창업도 했었어요. 크리스마스에 연인 및 친구들에게 폴라로이드 찍어드리고 1장에 3천원씩 받았죠. 막차 시간에 지하철 화장실에서 돈 세던 기억은 잊을래야 잊을 수가 없어요. 4월 팝업 정말 기대하셔도 좋아요. 제가 먹어본 음식들 중 최고! 아짱은 덕선엄마 재질이어서 진짜.. 와보셔야 압니다..


몽자 짱들의 식사방식🤣 오픈런 예정인데 인터뷰가 공개 후 더 치열해지겠어요.


컴쟁이 오랜 친구들과 함께라 의미있는 추억이 될 것 같아요! 몽자님과의 식사는 꼭 대접하겠습니다~ 밖에서 꼭 뵙고싶어요!


몽자 에이, 인터뷰 응해주셨는데 밖에서는 제가! 컴쟁이공간에서는 컴쟁이님이 해주시는걸로💚 


컴쟁이 우하하 좋아요~ 저는 요리를 못하니 쉐프를 또 섭외해볼게요!


몽자 이러다 새벽 3시까지 노는거겠죠.. 기대됩니다!


컴쟁이 맞아요 방문했던 사이더분 세 분 그날 다 주무시고 가셨어요. 지금 생각해도 웃겨요 ㅜㅜ 침대에서는 제가 세 분은 바닥에서.. 게스트 푸대접하는 아찔한 상황ㅋㅋ


몽자 혹시 컴쟁이 공간 관련해서 더 이야기 해주시고 싶은 것이 있을까요?


컴쟁이 이름과는 모순적이지만 모두가 컴퓨터를 하지 않는 공간이고 싶어요! 컴퓨터를 하지 않는다(= 업무에서 해방되는 곳), 비대면, 익명성을 떠나 모두가 얼굴을 보고, 웃고 떠드는 공간이면 좋겠습니다. 명확하지 않았는데 오늘 몽자님이랑 얘기하면서 더 구체화되네요. 웃을 수 있는 공간이 되면 좋겠어요. 아주 오래된 꿈인 개그우먼이 될 수 있는 나만의 개콘 세트장이 될 수도 있겠고요! 


몽자 오, 컴쟁이공간은 컴퓨터에서 벗어난 공간. No WiFii Zone!


컴쟁이 당장 메모.. 사이드 고수 몽자님과 대화가 저에게 큰 가르침을 줬어요.


몽자  별 말씀을요,  컴쟁이 덕질 외 아무것도 한 게 없습니다. 이 모든 건 컴쟁이님이 만드신 것! 내일도 아침 7시에 출근하셔야 하는데 벌써 시간이..ㅠㅠ 마지막으로 사이더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요? 


컴쟁이 기업 3M의 철학이기도 한 ‘모든 시도는 성공 아니면 기록’이요. 


저도 참 실패한 게 많아요. 창업, 블로그마켓, 시트콤 집필 등 지금보면 젊은 날을 생생하게 추억할 수 있는 소중한 기록으로 남아있어요. 모든 도전이 그런 것 같아요. 성공 아니면 실패가 아니예요! 오늘부터 정정하는 걸로 해요 우리, 성공 아니면 기록!


몽자 성공 아니면 기록! 이것도 기록!


컴쟁이 좋아하는 유튜버 시월필름님도 ‘성공 아니면 기록’을 슬로건을 쓰시더라고요! 최근 영상 #나나고(나는 나를 고용했다)도 사이더분들과 함께 보고 싶어요. 모두 스스로를 고용하는 멋진 자신이 됩시다. 직원이 일 못한다고 바로 자르지 않잖아요, 아껴주고 보듬어주고.. 일잘러가 되기까지 좀 기다려주자고요!!


몽자 오프라인에서 공간을 만드는 여정이 쉽지 않았을텐데 '성공 아니면 기록'이라는 문장을 보니 현재의 컴쟁이공간이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 더 이해가 되어요! 앞으로도 컴쟁이공간의 무궁무진한 시도 기대할게요! 스스로를 고용하는 멋진 자신도 정말 좋은 말이네요! 셀프 직원이라고 생각하면 게으름도 퇴치될 것 같고요 ㅎㅎ


컴쟁이 어쩌면 직원이라.. 대충할지도 모르겠지만요..


몽자 월급루팡? 🤣


컴쟁이 아웃겨.. 인생루팡?(어 이게 아닌데)


몽자 개그우먼 인정